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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걸음’ 주인공은 홍어의 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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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09일 06:05 프린트하기

홍어의 걸음걸이를 관찰해 촬영했다. 좌우 지느러미를 마치 사람 다리처럼 번갈아 써서 움직인다. - 셀 제공
홍어의 걸음걸이를 관찰해 촬영했다. 좌우 지느러미를 마치 사람 다리처럼 번갈아 써서 움직인다. - 셀 제공

 

  한 마리의 물고기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생물에게는 위대한 도약이 된 ‘최초의 발자국’은 누구의 것이었을까.

  정희경 백명인 뉴욕대 의대 연구원팀은 사람과 쥐, 개구리 등 네발 동물의 걸음걸이를 탄생시킨 독특한 운동신경의 기원을 밝혀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8일자(현지 시간)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구에 최초의 발자국을 남긴 주인공은 4억2000만 년 전 고생대 바닷속을 거닐던 홍어의 조상이다.

  연구팀은 오늘날 볼 수 있는 현생 홍어의 바닷속 움직임에 주목했다. 몸통이 위아래로 납작한 홍어는 물속 바닥에 붙은 채 골반 부위에 위치한 좌우 한 쌍의 작은 지느러미를 번갈아 움직이며 이동한다. 마치 사람이 걸어갈 때와 비슷하다. 이 과정에서 지느러미 앞뒤의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번갈아 하는데 이 역시 사람의 팔다리가 움직이는 원리와 비슷하다.

  연구팀은 홍어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운동신경이 다른 물고기와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어류는 뇌와 척수로 이뤄진 중추신경계가 한 줄기 선 형태를 이루는데 홍어는 뒷지느러미 부위에서 마치 가지처럼 운동신경이 확장돼 있다. 사람 등의 운동신경과 비슷한 구조다. 연구팀은 홍어의 운동신경세포에서 RNA를 해독해 이 운동신경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도 확인했다. 그 결과 오늘날 네발 동물의 다리 움직임을 조절하는 유전자와 똑같은 유전자가 움직임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홍어와 사지동물이 같은 조상으로부터 걷는 동작을 물려받았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걷는 동작’이 홍어와 네발 동물의 공통 조상인 약 4억2000만 년 전의 연골어류 때부터 등장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화석을 통해 연구한 기존 기록보다 수백 년 앞선 시기다. 연구 총책임자인 제러미 데이슨 뉴욕대 의대 교수는 “포유류와 홍어는 신경학 유전학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걷는다”며 “걸음 연구에 홍어가 모델 동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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