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그것이 궁금하드아③] 퍼블릭 vs 프라이빗 블록체인, 진짜 블록체인은 무엇?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8년 02월 09일 18:46 프린트하기

촛불 시위가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전인 2016년 여름과 가을 쯤,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단어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느린 민주주의’입니다. 대표 없이 구성원 모두의 의견을 모아 합의해내는 직접 민주주의 과정은 대의 민주주의에 익숙해있던 대중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대의 민주주의에 익숙해있는 사람으로선 이해하지 못하는 답답한 면도 분명 있었습니다.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오래 걸리고, 궁금한 것을 질문하려 치면 기다려 달라는 답변이 나오고….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습니다. 대표 없이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은 상호간의 이해를 돕고, 구성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GIB 제공
GIB 제공

 

● 퍼블릭 vs 프라이빗 = 신뢰 vs 속도

 

최근 블록체인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문득 블록체인 기술은 민주주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퍼블릭 블록체인(Public Block chain)은 직접 민주주의 형태입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노드). 불특정 다수의 노드가 참여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입니다. 전체 노드의 51%를 차지하지 않으면 정보를 바꾸기 힘듭니다. 다만 직접 민주주의와 마찬가지로 결론을 도출하는 속도가 느립니다. 아주 기본적인 계약이더라도 비트코인은 1초에 7건(TPS), 이더리움은 15건 정도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속도로 현재 흔히 이야기하는 은행권 거래, 개인간 거래의 신뢰를 검증하고 계약을 성사시킨다는 것은 택도 없는 일입니다. 주식 거래 시장만 생각해도 금세 답이 나옵니다. 8일 셀트리온 주식의 하루 거래량이 102만 9692주입니다. 대략 초당 40주가 거래됐습니다. 한국의, 코스닥 시장에서만 일어난 거래량입니다.

 

게다가 한 ‘주’가 움직이는데도 여러 기관을 거치며 계약이 성사되야 합니다. 주식 거래를 해본 독자 분은 이미 아시겠지만 주식 거래는 즉각적이지 않습니다. 사거나 판 주식 대금은 2~3일 후 완전히 결제가 됩니다. 여러 기관을 거치기 때문이지요. 즉 현실에 적용하기에 현재 퍼블릭 블록체인망은 너무 느립니다. 코인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 이상의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입니다.
(P2P 계약으로 중간 과정이 생략된다고 해도 일단 현재 수준에선 너무 느립니다)

 

반면 프라이빗 블록체인(Private Block chain)은 특정 노드만 참여할 수 있는 블록체인입니다. 한 집단에서 독자적으로 블록체인 망을 만드는지(프라이빗) 몇몇 집단이 참가해 해당 집단만 참가하는 블록체인 망을 만드는지(컨소시엄)에 따라 다르게 구분되기도 합니다만, 궁극적으로 ‘허가받은 노드 만이 블록체인 망에 참가할 수 있다’는 기본 명제는 분명합니다.

 

장점은 명확합니다. 허가 받은 노드만 참여하기 때문에 속도가 빠릅니다. 퍼블릭 블록체인과 달리 수없이 많은 51% 노드의 동의를 일일이 받을 필요가 없으니까요. 대가(코인) 없이도 유지된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대가가 필요 없어도 망에 참여하겠다는 노드만 참여시키면 되니까요.

 

● 무엇이 옳은가? 블록체인에 대한 접근 방식 차이 문제

 

보안의 영역으로 넘어오게 되면 두 블록체인이 접근하는 논리가 다릅니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암호화된 정보에 대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지만 해당 정보가 누구 것인지 알 수 없는 익명성 때문에 정보 보호가 쉽다고 말합니다. 블라인드 테스트의 이상적인 모습인 거지요.

 

당사자 만이 암호화된 자신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운영되는 SNS 서비스 ‘스팀잇’의 경우 자신의 계정에 접근하는 수십자리 단위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면 방법이 없습니다. 비밀번호 변경 기능도 없습니다. 스팀잇도 반복해서 공지합니다. ‘퍼블릭 블록체인 망의 특성상, 비밀번호를 잃어버리면 다시는 계정을 찾을 수 없다’고요.

 

반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이런 방식에 도리어 의심을 갖고 있습니다. 신뢰할만한 기관만이 타인의 정보를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행이나 정부 등 중앙집권화된 기관에서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기존 기술과 구조가 비슷해 이해하기 쉽다는 것도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을 더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할 겁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분산서버 방식과 상당히 닮았습니다. 분산서버 방식은 정보를 지정된 컴퓨터 여러 대에 나눠서 저장하고, 동기화 과정을 통해 각각 저장된 정보를 일치시킵니다. 여기서 컴퓨터를 노드로 바꾸기만 하면 그대로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설명과 같아집니다.

 

이 때문에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 지지자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진정한 블록체인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 방식은 결국 참가 권한을 허가해 주는 ‘중앙’의 권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이 ‘중앙’이 얼마나 정직하고 신뢰도가 높은지에 따라 블록체인 망의 성격이 바뀔 수 있습니다. 사기업의 핵심은 기업의 이득인 만큼 자사에 유리하도록 블록체인 망을 운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장기적으로 두 블록체인이 합쳐질 것

 

블록체인 기술의 진보는 빠르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각 블록체인의 단점을 개선한 새로운 블록체인 기술이 계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증명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거래를 증명할 때 모든 노드를 상대로 51%의 동의를 얻는 것이 아니라 선거로 대표를 선출하듯 노드들이 투표를 통해 신뢰도가 높은 노드를 선출하고, 이들의 동의를 얻어 거래를 증명할 수도 있습니다(DPOS 방식). 퍼블릭 블록체인이 일부 프라이빗의 성격을 갖게 되는 겁니다.

 

반대로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다수 집단이 참여하는 블록체인의 형태로 발달할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퍼블릭,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함께 이야기되는 컨소시엄 블록체인입니다. 동등한 권력을 가진 여러 집단이 참여할수록 공정성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퍼블릭 블록체인의 불특정 다수 성격을 갖고 오는 것이지요.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집단에서 유용하게 쓰일 겁니다. 지방자치단체 간의 블록체인이나, 은행 간의 모임 등이 컨소시엄 블록체인을 운영하기 쉬울 겁니다.

 

서로가 서로를 닮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먼 훗날에는 둘을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할 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하루가 다르게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며 새로운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 기술이 많이 나오는 만큼 사라지는 기술도 많이 있습니다. 블록체인이라는 단어에서는 언제나 ‘비트코인’이 자연스럽게 딸려 나오며, 연달아 널뛰는 시세, 투기처럼 부정적인 단어가 함께 연상됩니다. 그러나 이제는 블록체인=비트코인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때도 됐습니다. (그렇다고 블록체인=특정 코인이라는 말도 아닙니다)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8년 02월 09일 18:46 프린트하기

혼자보기 아까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해 보세요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13 + 7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