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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포항 강진 이어지는데 … 단층조사는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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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12일 20:50 프린트하기

 

11일 오전 5시 3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북서쪽 5km 지역에서 규모 4.6 지진이 발생해 북구 장량동 상가 외벽이 떨어지고 유리창이 파손돼 있다. - 뉴시스 제공
11일 오전 5시 3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북서쪽 5km 지역에서 규모 4.6 지진이 발생해 북구 장량동 상가 외벽이 떨어지고 유리창이 파손돼 있다. - 뉴시스 제공

2016년 9월 규모 5.8의 경주 지진, 지난해 11월에는 규모 5.4의 포항 지진이 한반도 동남권 지역을 덮쳤다. 두 번의 지진 이후 불과 3개월 만인 지난 11일 새벽 다시 또 포항에서 규모 4.6의 강진이 발생했다.

 

경주 지진을 계기로 지진에 대비하기 위한 단층 조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당시 활성단층 조사와 연구 추진을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되고 관련 예산이 책정됐지만, 진행은 지지부진하다. 이를 주도적으로 이끌 범부처 공동사업단 구성이 예정보다 1년 늦은 올해 2월에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사업 진행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진을 최대한 예측하기 위해 내부 지질의 구조적 상황을 보는 단층조사는 반드시 선행돼야 할 작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진계측을 시작한 1970년대 이후 규모 5 이상의 강진이 발생하지 않았던 한국에선 제대로된 지질조사가 이뤄진 바가 없었다. 이와 관련한 법안과 연구 예산이 책정된 건 경주 지진이 활성단층인 양산단층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결론이 난 2016년 12월이다.

 

당시 지진 화산 재해 대책법 23조에 ‘활성단층 조사 연구 및 활성단층 지도 작성’이란 내용이 새롭게 포함됐고, 이에 따라 150억원의 연구비가 책정됐다. 행정안전부는 2017년부터 2041년까지 국내 전 지역의 활성단층에 대한 기초조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5년씩 다섯 단계로 나눠 진행되며, 1 단계로 계속해서 강진이 발생한 한반도 동남권 지역에 대한 기초 단층조사를 2021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특히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 기상청, 해수부 등 지진 관련 주요 부처에서 단층조사 연구가 중복될 것을 고려해 범정부 공동사업단을 2017년 2월까지 구성해 합동 사전 연구를 3개월간 진행한 뒤, 그해 7월부터 본격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런 연구계획 일정이 모두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공동공동사업단 구성이 기존 계획보다 1년 늦은 이달에서야 완료될 것으로 예상돤다. 박광순 행안부 지진방재정책과장은 “현재 행안부와 원안위, 과기부는 함께 하기로 합의를 봤고, 기상청과 해수부까지 포함한 사업단 구성을 2월 내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합의가 마무리되면) 공동사업단 단장을 뽑아 오는 3월부터 단층조사를 위한 공동사업단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이 지체된 이유에 대해 박 과장은 “초반 혼선이 있었던데다 작년말 포항 지진이 터져 각 부처별 맡은 업무를 대응하기 바빠 논의를 제대로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동사업단이 꾸려지는 대로 최대한 기존 계획인 2021년에 맞춰 1단계 동남권 지역의 활성단층 조사를 마무리한 다음, 향후 차선적으로 조사할 지역을 논의할 계획이다.

 

신동훈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단층 조사는 광대한 지역에서 실시해야 하지만 연구인력과 예산에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당장 문제가 되는 동남권 지역에 대한 기초 조사부터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활성 단층에 대한 조사는 지진계를 이용한 직접 조사와 지진 진앙 주변 중력과 자력 분석 및 GPS 위성자표를 통한 지각의 이동량(변위) 분석 등의 간접조사 등 다양한 방법이 종합적으로 진행된다. 먼저 지진 예측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료로서 지진계로 지진 활동을 정밀분석해 지진 분포도를 작성해 단층 구조를 조사한다. 이 방식은 2007년 일본 니가타현 지진 이후부터  널리 적용되고 있다.

 

지진파는 수직으로 진동하는데다 속도가 빠른 P파와 수평진동을 통해 퍼지는 S파로 구분된다. 물질의 밀도나 광물의 종류 등 지질의 상태에 따라 이런 지진파의 종류별 속도가 달라지는 데, 이를 측정하면 단층면의 대략적인 경계를 확인할 수 있다.

 

GIB 제공
GIB 제공

정현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탐사연구개발센터 연구원은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기본으로 하고 필요하면 CT나 MRI를 찍는 것처럼 지진파로 단층의 상태를 보는게 가장 기초적인 조사"라며 "그 다음에 위험요소가 포착된 곳을 중심으로 중력과 자력 등 간접적 요인도 파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암석이나 광물 사이에 자성을 띤 물질을 보는 자력탐사, 지질이 받는 힘을 보는 중력 탐사 등의 방법을 통해 지진을 발생시키는 에너지인 응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이같은 방법을 동원해) 향후 진행될 활성 단층 조사가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해도 지진을 100%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며 “들어간 노력보다 효과가 적을 수 있지만 하루라도 빨리 관련 데이터를 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 역시 “수 십년을 연구해 데이터를 쌓는다 해도 지구 지질학적 시간으로 보면 극히 미미한 부분일 뿐"이라며 "지진 등을 예측하기엔 역부족이지만 (이를 통해) 최소한의 대비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번도 국내 지질환경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한국에선 이번 조사 사업을 완수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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