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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만큼 보인다] 겨울올림픽 가장 비싼 몸 ‘봅슬레이’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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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18일 12:00 프린트하기

봅슬레이 - pixabay 제공
봅슬레이 - pixabay 제공

겨울올림픽 경기종목은 크게 몇 종류일까. 정답은 15종류다. 흔히 알파인스키, 노르딕복합, 스피드스케이팅 등으로 부르는 종목들로, 규칙에 따라 다시 여러 개의 세부종목으로 나뉜다. 크로스컨트리의 세부종목은 12개로 가장 많고, 스켈레톤과 아이스하키가 2개로 가장 적다.

 

이 15개의 종목은 다시 ‘빙상종목’과 ‘설상종목’으로 나뉜다. 알파인스키나 크로스컨트리 등은 눈 위에서 시합을 치르니 설상종목, 컬링이나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 등 얼음 위에서 치르는 종목은 빙상종목으로 구분하는 식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기준을 따르기 애매한 종목이 꼭 3개 있다. 그래서 별도로 구분하는 일이 많다. 바로 ‘썰매종목’이다. ‘슬라이딩 종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썰매 종목은 인공적으로 만든 슬라이딩 센터에서 치러진다. 썰매에 앉거나(봅슬레이), 엎드리거나(스켈레톤), 누워서(루지) 인공적으로 만든 얼음 트랙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미끄러지는지를 겨룬다.

 

이 ‘썰매 3총사’중 어느 것이 더 우월한가를 따지는 건 의미 없는 일. 그러나 가장 복잡하고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은 역시 봅슬레이다. 스켈레톤은 1인승 밖에 없지만 루지는 복식 참가가 가능하다. 1인승 경기와 2인승 경기가 각각 치러진다. 반대로 봅슬레이는 항상 복식으로 출전해야 한다. 2인, 혹은 4인경기만 치뤄지며, 1인승 봅슬레이는 없다.

 

썰매 자체도 크고 무겁다. 4인승 썰매의 무게는 630㎏. 국내에서 시판되는 경승용차 무게가 900㎏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적잖은 무게다. 참고로 남자 2인승 썰매는 390㎏, 여자 2인승 썰매는 325㎏이다.

 

썰매 3종목 중 가장 ‘비싼 경기’이기도 하다. 봅슬레이용 썰매의 가격은 1억 원을 호가하는 일이 많다. 참고로 스켈레톤의 가격은 약 2000만 원, 루지는 약 1000만 원 정도다. 값이 비싼 카본복합소재를 많이 사용하는데다 브레이크와 날개, 충격흡수용 범퍼와 조종간까지 설치된다. 봅슬레이는 앞과 뒤가 열차처럼 두 개로 분리돼 있다. 2개의 동체를 하나로 연결하는 중심축 등을 가공하려면 적잖은 비용이 든다. 자동차처럼 대량생산을 하지 않는 것도 가격이 높아지는 한 원인이다.

 

봅슬레이 - 평창동계올림픽 공식사이트 제공
봅슬레이 - 평창동계올림픽 공식사이트 제공

 썰매 맨 앞에 타는 파일럿은 줄로 만들어진 두 개의 조종간을 잡아당기며 커브 구간을 돌 때 미세하게 썰매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조종에 실패하면 썰매가 뒤집어지는 일도 있기 때문에 극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평창 겨울올림픽 썰매종목 시합이 열리는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는 세계 최초로 지그(선로구조물)를 사전제작 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현장에서 파이프를 조립하고 콘크리트를 얹어 만들지 않고, 외부 공장에서 모두 만들어 와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컴퓨터 레이저를 이용한 절단 방법을 써 코스 전체의 얼음질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슬라이딩 센터에 설치된 트랙의 트랙 길이는 1200~1500m 사이. 보통 1500m 정도로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통 출발점에서 250m 위치를 통과할 때 시속 80~100㎞의 속도가 나올 수 있게 트랙을 만들고, 결승선에 다다르기 전 100m 정도는 썰매의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약간 위로 경사지게 만든다. 커브를 돌 때 봅슬레이에 미치는 압력은 중력의 4배. 커브의 벽은 원심력으로 썰매가 튕겨나가는 걸 막기 위해 벽 높이를 50㎝ 이상 세운다.

 

이런 최적의 환경을 달리는 썰매 3총사는 겨울올림픽에서 항상 ‘스피드 킹’ 자리를 거뜬히 차지한다. 세 가지 종목 중에서 속도 1위 자리를 차지하는 건 보통 루지나 봅슬레이, 둘 중 하나다.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진 루지의 기네스북 기록은 최고속도가 시속 154㎞. 그 뒤를 봅슬레이가 153㎞로 바짝 뒤쫓고 있다. 매년 겨울마다 여러 곳에서 시합이 열리니 언제 1위자리가 바뀔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평균적으로 루지가 조금 더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켈레톤은 루지나 봅슬레이보다 보통 10㎞ 정도 느리다. 참고로 알파인스키 중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활강’ 종목도 최고속도 시속 140㎞ 정도를 기록하고 있어 스켈레톤과 거의 비슷한 속도를 자랑한다.

 

봅슬레이가 이처럼 겨울올림픽 1~2위를 다투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건 무게 때문이다. 봅슬레이보다 더 빠른 유일한 시합인 루지는 낮은 자세로 누워 탄다. 스켈레톤보다 공기저항을 적게 받는 것이 높은 속도를 내는 관건이다.

 

루지 - 평창동계올림픽 공식사이트 제공
루지 - 평창동계올림픽 공식사이트 제공
스켈레톤 - 어린이과학동아 제공
스켈레톤 - 어린이과학동아 제공

이와 달리 봅슬레이의 속도 비결은 ‘무게’다. 물체가 자유낙하 할 때는 무게와 관계없이 항상 동일한 속도로 떨어진다. 그러나 빙판이나 다져진 눈 위를 미끄러질 때는 무게가 큰 변수다. 빙판의 마찰계수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더 무거운 쪽이 가속이 붙기 쉽다. 무게가 늘어난 만큼 원심력도 크게 높아진다. 썰매경기가 치러지는 슬라이딩센터는 썰매가 코스를 이탈하지 않도록 파이프 모양의 안내벽이 있다. 원심력과 직진하려는 힘이 합쳐져 고스란히 속도로 바뀐다. 썰매의 날 모양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봅슬레이는 손가락 두께 정도의 두꺼운 날을 이용하는데 비해 루지는 칼처럼 날카롭게 다듬어진 날을 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의 기량이다. 수백 분의 1초로 승패가 결정되는 만큼 빠른 스타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봅슬레이는 무거울수록 속도가 빠르지만, 출발자체가 늦어지면 이야기가 되질 않는다. 출발할 때 약 15m 거리를 썰매를 밀며 달려야한다. 이 때 마찰이 큰 스파이크가 달린 신발을 신고 얼음을 박차고 달려나간다. 이 때 속도는 시속 40㎞ 정도. 선수들의 운동 상태와 장비에 따라 저항과 마찰력, 운동에너지가 달라진다. 항력을 줄이기 위해 썰매는 항공역학적으로 디자인하고, 날의 표면도 다듬어 마찰력을 줄인다.

 

시합 중 커브를 돌 때는 전략을 잘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높은 벽을 타고 커브를 돌면 속도는 빠르지만 이동 거리가 길어지면서 최종 주행시간이 늘어난다. 반대로 낮은 벽을 타고 커브를 돌면 이동거리는 짧지만 원심력이 줄기 때문에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최적의 코스를 찾아내 공략하는 것이 선수들의 과제인 셈이다.

 

겨울올림픽에서 한국은 쇼트트랙을 중심으로 한 빙상종목에서 유독 강세를 보여왔다. 최근엔 설상종목 모굴스키, 알파인 회전 등 종목에서도 역량 있는 선수들이 등장하고 있다. 동시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적게 받던 썰매종목에서도 출전 선수들의 기량도 급격하게 높아지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한국에 슬라이딩 종목 첫 금메달을 안긴 스켈레톤의 윤성빈(24·강원도청)을 비롯, 봅슬레이의 원윤종(33·강원도청)-서영우(27·경기연맹) 같은 선수들은 세계 정상급 반열에 올랐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도 썰매종목 강국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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