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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위한 과기 정책은..."기초과학, 의학, 제약 아울러 장기 연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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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25일 09:00 프린트하기

23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토론회 모습. 사진 제공 윤신영
23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토론회 모습. 사진 제공 윤신영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23일 오후 2시,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장애인이 행복한 사회를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과 책임’ 현장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장애인, 특히 자폐스펙트럼장애와 같은 발달장애의 연구 현황이 논의됐다.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국민행복 관점에서 기존 과학기술이 돌보지 못한 사회적 약자가 존재한다”며 “(발달)장애인이 대표적인데,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제안하기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호희 한국자폐인사랑협회 대전지부장은 “29세 자폐증 아이의 부모”라는 말로 발표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아이가 의미 있는 말을 한 것은 9세 때였고 가족이 처음 외식이라는 것을 해본 것은 아이가 중학교 때”라며 “그나마 좋은 선생님과 주변의 도움으로 많이 좋아져 지금은 혼자 버스 타고 외출도 하고 하루 4시간이지만 일도 한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그러나 저는 상위 5%의 사례로, 자폐 증상이 훨씬 심한 나머지 95%의 삶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힘들다”며 “과학기술계가 나서기로 한 만큼 원인 규명과 조기진단, 근본적 치료약 개발에 국가가 집중 지원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 중인 치매국가책임제와 비슷한 발달장애국가책임제를 도입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바라본 현황을 소개했다. 유 교수는 “국내 통계에 따르면 자폐스펙트럼장애로 등록된 인구는 전체의 2.64%”라며 “하지만 이는 등록장애인의 수일 뿐, 실제로는 등록을 하지 않은 수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에 대한 공식 통계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분당서울대병원을 찾는 환자만 봐도 자폐스펙트럼진단을 받아도 (장애인 등록을 위해) 진단서를 떼어가는 비율은 8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낮다”며 “사회적 시선 등을 이유로 등록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 있지만 발달장애인들은 긴 시간 고통 받고 있다. 유 교수는 ”발달장애인이 다른 사람에 비해 수명이 더 짧다는 증거는 없다”며 “태어나면서부터 80세가 넘는 긴 기간 동안 본인과 가족이 고통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 비율은 일반인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영국은 2016년 기준 32%, 한국은 2017년 기준21.6%의 자폐 장애인만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유 교수는 진단과 생애 추적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는 진단을 할 때 놀이를 하는 환자를 관찰하고 설문지로 가족의 설명을 취합한다”며 “그런데 영미권에서 만든 자료를 번안해 써서 한국 실정에 맞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진단도 생후 6세 무렵에 많이 이뤄져 생후 2~3세에 많이 이뤄지는 외국에 비해 늦은 편이다. 유 교수는 “빠뜨리는 아이 없이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진단기술 개발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자폐 아이가 청소년기 이후 성년이 되고 노년을 겪는 과정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데,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수빈 국립정신건강센터 연구기획과장(소아정신과 전문의)은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약 25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재난 청소년 코호트 구축 등 정신건강 R&D 사업을 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발달장애 평가도구 개발 연구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발달장애 관련 연구의 예산은 전체 예산 중 약 5%에 불과한데다, 올해면 과제가 끝나 후속 과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발표자와 토론자들은 공통적으로 임상과 기초과학, 의약 분야를 연결 지을 통합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자로 나선 김은준 기초과학연구원(IBS) 시냅스뇌질환연구단장은 “병원간 진단을 표준화하고 예산을 모아 컨소시엄 형태로 (발달장애 연구를 총괄하는) 국가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철희 충남대 생물과학과 교수도 “전체를 아우르는 콘트롤타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교수 역시 ”병은 생애 전반에 걸쳐 오래 가는데 긴 호흡으로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현재 없다”며 “임상과 과학기술이 같이 가야 한다, 뇌 발달과 노화 경로를 장기 추적하는 센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 부의장은 “무겁고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 이전에 의견 수렴해 장애인은 물론 가장 시급한 발달장애인에 대한 R&D 정책에 관해 시의적절한 자문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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