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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엇갈리는 갤럭시S9, 스마트폰 시장의 숙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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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엇갈리는 갤럭시S9, 스마트폰 시장의 숙제는?

2018.02.26 15:47

 

2월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갤럭시S9이 발표됐다. 매년 이맘 즈음 신제품이 공개됐으니 올해로 9세대 갤럭시S가 등장한 셈이다. 올해 삼성이 집중하는 부분은 예상했던 대로 ‘카메라’와 ‘인공지능’이다.

 

갤럭시S9의 디자인은 갤럭시S8과 비슷하다. 홈 버튼을 떼어내고 화면 앞을 거의 모두 디스플레이로 덮은 것부터 화면 양 옆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것까지 닮아 있다. 새로 나온 보라색이 디자인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볼 수 있다. 화면 크기에 따라 5.8인치의 갤럭시S9와 6.1인치의 갤럭시S9 플러스로 나뉘는 것도 비슷하다.

 

갤럭시S9, S9플러스 공개 현장
갤럭시S9, S9플러스 공개 현장

 

 

카메라와 반도체의 발전에서 시작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카메라다. 조리개 값이 f1.5로 가장 빛을 많이 받아들이는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로 꼽을 수 있다. 이전까지는 대부분 f1.8의 렌즈를 쓰는 경우가 많았다. 센서도 더 진화해서 촛불 한 개를 켠 밝기(1Cd)에서도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고 한다. ‘사진 잘 나오는 스마트폰’ 타이틀은 삼성전자가 오랫동안 집중해 왔던 것이다. 센서와 이미지 처리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한동안 희석되는 분위기였는데 갤럭시S9은 다시 사진을 중심에 놓는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프로세서도 더 좋아졌다. 갤럭시S9에는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9810, 혹은 스냅드래곤 845 프로세서가 들어간다. 스냅드래곤 845는 현재 가장 빠른 모바일 프로세서 중 하나로 꼽히는데 첫 데뷔를 갤럭시S9로 시작했다. 엑시노스 9810도 스냅드래곤 845 수준의 성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는 4GB지만 여전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을 통해 스마트폰의 성능 주도권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1Gbps의 속도로 통신할 수 있는 이른바 ‘기가LTE’에 대한 채비도 되어 있다.

 

갤럭시S9의 변화 핵심은 이 카메라와 프로세서에서 시작된다. 이미지 처리 속도가 빨라지면서 초고속촬영은 1초에 960프레임을 찍을 수 있게 됐다. 전면 카메라는 얼굴을 읽을 수 있게 되면서 이용자의 얼굴을 아바타로 만들고 표정을 더해 이모티콘으로 쓸 수 있는 ‘AR 이모지’ 기능을 더했다. AR 이모지는 가장 많이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표정을 영상으로 담을 수도 있고, 이를 카카오톡, 라인, 페이스북 메신저 등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API를 개방하기도 했다.

 

인공지능도 강조됐다. 빅스비는 계속 진화하고 있고 CES를 기점으로 더 많은 기기들을 연결하고 제어할 수 있게 된 바 있다. 카메라로 비추면 외국어를 실시간으로 증강현실 이미지로 번역해서 보여주고, 관련 정보를 보여주는 ‘빅스비 비전’이 킬러앱으로 공개됐다. 지난해 구글이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공개했던 ‘구글 렌즈’의 기능과 비슷한 기술이다. 카메라와 프로세서 기술이 발전하면 가장 즉각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기능이 현실에 가상 이미지를 입히는 증강현실이기 때문에 AR 이모지와 빅스비 비전 등이 중심에 놓이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 결국 반도체, 카메라, 인공지능 기술이 두루 합쳐지는 시나리오들이 공개된 셈이다.

 

갤럭시 S9 -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 S9 - 삼성전자 제공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갤럭시S9에 대한 평은 엇갈린다. 눈에 띄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그 변화에 대한 볼멘소리는 사실 디자인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데에서 시작한다. 시장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요소는 바로 달라 보이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그 외의 요소들은 모두 기능적인 부분으로 포장되는데, 갤럭시S9의 성능과 사진 결과물 등은 뛰어나지만 한 두 세대 정도 전의 기기들도 불편하지 않기 때문에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더 강한 무엇인가가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선보인 기술들도 이미 나온 다른 제품들을 먼저 떠올리게 하는 것이 많다. AR 이모지는 애플의 애니모티콘(애니모지)와 비슷하고, 미잉(Meing)을 비롯한 앱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초당 960프레임을 찍는 초고속 카메라는 소니의 엑스페리아ZX프리미엄에서 선보였고, 빅스비 비전은 뒤에 구글 번역을 이용하고, 과정도 구글 렌즈와 닮아 있다.

 

어떻게 보면 갤럭시S9는 갤럭시S7이 나오던 순간과 비슷하다. 디자인을 매년 극적으로 바꾸는 것은 무리가 있다. 차라리 더 고급화하고 2세대 정도는 비슷한 디자인을 가다듬으면서 활용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대신 디자인의 마감과 완성도는 더 높아졌고, 지난해 작은 불만으로 꼽히던 지문 인식 센서도 손에 더 잘 닿는 카메라 아래로 옮기면서 자연스러워졌다. 외형보다 하드웨어를 더 가다듬고, 소프트웨어 요소를 붙이는 전략은 특히 삼성전자로서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새롭지는 않지만 안드로이드를 가장 잘 쓸 수 있는 기기라는 평가를 받기에 갤럭시S시리즈는 여전히 부족하지 않다.

 

갤럭시S9 -삼성저자 제공
갤럭시S9 -삼성전자 제공

 

 

풀리지 않는 스마트폰 하드웨어 시장의 숙제

 

갤럭시S9는 가장 잘 만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자리를 차지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어느 회사든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겪는 단어 ‘혁신’ 논란을 피해가기는 어려운 것 같다. 스마트폰 시장에 혁신이라는 단어는 이제 큰 의미가 없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것만큼의 충격을 다시 느낄 수는 없다.

 

사실상 스마트폰 업계에 당분간 더 놀라운 기능이 더해지기는 어렵다. 지난해 더 길어지는 디스플레이의 유행이 디자인을 바꾸어 놓았고, 치열해지는 인공지능 기술이 스마트폰의 차별점으로 이야기된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아직 갈 길이 멀고,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디자인의 변화는 지금으로서는 한계치에 가까워졌다. 더 발전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이 기술들이 발전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지금 쓰는 스마트폰이 불편하거나, 새로운 스마트폰이 엄청나게 매력적이어야 하는데 그 과제를 풀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갤럭시 S9 -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 S9 - 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삼성전자는 그 문제를 결국 하드웨어로 풀어냈다. 디자인과 성능, 카메라 등을 앞세웠고, 이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안드로이드와 그 앱, 그러니까 소프트웨어들을 가장 잘 돌릴 수 있는 기기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전자가 가장 잘 하는 방법인 셈이다. 시장이 갤럭시에 원하는 것도 여러가지 기능보다 빠르고 편하면서 고급스러운 안드로이드폰에 가깝다. 안드로이드폰을 이렇게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사실상 삼성전자밖에 없다.

 

갤럭시S9는 그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지난 세대 제품의 완성도를 더 높였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 갤럭시S9는 그리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와 함께 가장 잘 만든 안드로이드폰이라는 타이틀을 함께 쥐는 상황이 됐다. 판매량을 의심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스마트폰 업계에 변화를 기대하기에 1년은 너무 짧은 듯하다.
 

 

 

※ 필자소개

최호섭. PC사랑을 시작으로 최근 블로터까지 IT 분야만 팠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서 들여다보기 시작한 노트북과 팜 파일럿 PDA는 순간이 아니라 인생을 바꿔 놓았다. 기술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역사와 흐름을 읽고자 한다. 세상은 늘 배울 게 많고, 기술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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