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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과 함께 5G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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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26일 15:35 프린트하기

평창 동계올림픽과 함께 5세대 이동통신 시대가 열렸습니다. LTE로 대변되는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긴 진화 기간을 거치며 자리를 잡아가는 사이 통신 업계는 다음 세대의 네트워크를 고민해 왔습니다.


우리나라 통신 업계는 일찌기 평창 동계올림픽을 5세대 이동통신의 최초 시범 서비스 무대로 별러왔습니다. 올림픽 무대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보통 새로운 기술을 자랑하기에 유리합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을 장식하는 기술들은 이전의 기술과 흐름이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다. 스포츠 중계가 전통적인 방송 카메라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 현실이나 드론 등 새로운 기술과 접목되는 시기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화려한 중계 기술 뒤에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컴퓨팅 파워와 이를 시차 없이 전송하는 통신 기술이 함께 필요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유선 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환경에서는 유선으로 처리해도 되지만 이를 무선으로 대신할 수 있다면 그 기술이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됩니다. 기업들도 회사의 로고나 상품을 광고로 넣는 단순한 스폰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올림픽을 무대와 콘텐츠로 활용해 직접적으로 기술을 상품화하는, 말 그대로의 ‘시범 서비스’를 준비해 왔습니다.

 

31일 강원 강릉올림픽파크 KT 5G홍보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5G 준비 완료 기자 설명회에서 황창규(왼쪽 네번째) KT 회장, 고동진(왼쪽 다섯번째)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명숙 인텔 사장, 정만호 강원부지사,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황 회장, 고 사장, 장병규 4차산업 위원장. (사진=뉴시스)
31일 강원 강릉올림픽파크 KT 5G홍보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5G 준비 완료 기자 설명회에서 황창규(왼쪽 네번째) KT 회장, 고동진(왼쪽 다섯번째)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명숙 인텔 사장, 정만호 강원부지사,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황 회장, 고 사장, 장병규 4차산업 위원장.(사진=뉴시스)

 


NSA?, SIG? 알쏭달쏭 5G 규격 이름

우리나라 정부와 통신사들이 5세대 이동통신의 첫 시범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밝히자 네트워크 관련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관련 기술들이 우리나라로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KT는 평창 동계올림픽 스폰서 기업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5세대 이동통신과 관련된 기술들을 모으는 컨소시엄같은 역할을 맡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KT는 새 통신과 관련된 표준 기술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됐습니다. 통신 기술은 생각보다 보수적으로 움직인다. 관련된 기업들이 많고 각자 서비스하는 환경에 따라 필요한 기술 규격이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표준’을 정하는 일은 신중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다 못해 모든 국가의 주파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통신 주파수를 결정하는 것부터, 안테나의 설치 방법까지 까다롭게 정해집니다.

 

KT는 삼성전자-퀄컴과 함께 3GPP의 5G 국제 표준인 5G NR 규격 기반으로 데이터 통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2018.2.20)
KT는 삼성전자-퀄컴과 함께 3GPP의 5G 국제 표준인 5G NR 규격 기반으로 데이터 통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2018.2.20)


5세대 이동 통신의 초안 규격이 잡힌 것도 2017년 12월의 일입니다. 여러가지 기술 표준안이 이동통신사와 네트워크 기업, 단말기 제조사 등을 통해 언급됐습니다. KT는 삼성전자와 노키아, 인텔, 퀄컴 등의 기업들과 손잡고 자체적으로 ‘5G SIG(Special Interest Group)’라는 이름의 규격 공동체를 만들고 표준 기술을 개발해 왔습니다. 2018년 2월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이 규격안에 모이는 기술들은 구체적이었고,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그 조건에 맞는 기술들이 모여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통신의 규격을 정하는 3GPP가 5G-NSA(Non Stand Alone)라는 이름으로 첫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이 기술의 상당 부분은 KT를 중심으로 한 5G-SIG 기술에 기반합니다. 그리고 이 5G-NSA 기반의 기술이 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의 근간 통신 기술이 되고 있습니다.

 

14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5G 테스트 네트워크에 기반한 '자율주행 5G 버스'에서 '자율주행 방식의 드론' 운영을 통해 배달된 택배를 받는 시연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14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5G 테스트 네트워크에 기반한 '자율주행 5G 버스'에서 '자율주행 방식의 드론' 운영을 통해 배달된 택배를 받는 시연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시범 서비스와 기술 표준의 의미
 

표준 규격을 정하는 과정은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사실 우리가 익숙하게 쓰는 LTE나 IEEE802.11ac 무선랜의 표준 규격이 완성된 것도 최근의 일입니다. 통신 규격을 정하는 것은 통신사들의 연합체인 3GPP의 일입니다. 이름에 담긴 ‘3G’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애초 3세대 이동통신을 목표로 만든 기구인데, 3G 이동통신의 도입 이후에도 공통의 숙제를 풀어내기 위해 꾸준히 손 잡고 기술을 다듬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손쉽게 3세대, 4세대, 그리고 5세대로 통신을 구분하지만 사실 통신 기술의 구분은 조금 더 작게 나뉩니다. 3GPP가 현실화할 수 있는 기술들의 규격 안을 세우기 때문입니다. ‘3GPP 릴리즈xx’라고 부르는데 5세대 이동통신은 ‘3GPP 릴리즈(r) 15’부터 시작됩니다. 마찬가지로 LTE는 3GPP r12부터 14까지로 구분됩니다.

애초 LTE가 롱텀에볼루션(Long Term Evolution)이라는 ‘통신과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4세대 이동 통신의 기술 목표를 한 번에 완성하고, 서비스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시간을 두고 진화한다는 의미로 LTE의 이름이 지어진 것이지요. LTE를 돌아보면 초기에는 통신 속도도 75Mbps에 머물렀고, 음성 통화나 문자메시지 전송도 3G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안테나 기술이나 여러 개의 주파수를 다루는 방법도 3GPP r13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래서 이를 진보된 LTE라고 해서 ‘LTE-A(advanced)’ 등으로 구분하기도 했습니다.

5세대 이동통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초기 3GPP r15 기술로 5세대 이동통신이 정해진다고 해도 통신 시장이 칼로 자르듯 4세대 LTE와 5세대를 단번에 갈라내지는 않습니다. 안테나나 통신 기술은 서서히 진화하면서 LTE와 5G에 함께 쓰일 수 있도록 개발됐고, 기존 망의 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조건도 필요합니다. 특히 전화통화를 비롯해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는 기술은 당분간 검증된 LTE를 활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점차 5세대 망이 자리를 잡으면 어느 순간 LTE의 망에 의존하지 않게 될 겁니다. 그래서 5G를 LTE와 완전히 구분되는 세대로 보는 것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모르는 새에 LTE에 5G의 기술 상당 부분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SK텔레콤은 2월 12일 이동형 5G 인프라에 자사 가상화 플랫폼을 연동해 재해 복구 · 대형 이벤트 현장에서 ‘맞춤형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SK텔레콤은 2월 12일 이동형 5G 인프라에 자사 가상화 플랫폼을 연동해 재해 복구 · 대형 이벤트 현장에서 ‘맞춤형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가장 골칫거리였던 표준 규격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국내 통신 환경은 5G에 대한 경험을 갖게 됐고, 표준 규격에 대한 준비도 탄탄하게 갖춰졌습니다. 애초 일본이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5G의 상용화를 이야기한 바 있지만 우리나라 통신 기업들과 관련 업계는 자신이 붙어 2019년 상용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처럼 도쿄 하계올림픽이 본격적으로 새로운 세대의 통신 서비스 출범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는 틀은 크게 변하지 않겠지만 그 때에 맞추어 준비된 새 통신 서비스를 마련할 수 있는 채비는 벌써 시작됐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축제를 넘어 우리의 기술 환경에 끼친 가장 큰 영향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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