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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쇼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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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27일 13:40 프린트하기

어둠 속을 비추던 반딧불이가 비둘기가 돼 평창 하늘로 날아올랐다. 스키장 슬로프로 향한 비둘기는 스노보더로 변해 설원 위를 질주했다. 이후 순식간에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로 바뀌더니 다시 한번 영롱한 광채를 뽐냈다. 2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을 시청하던 전 세계 25억 명의 시선을 사로잡은 한 겨울밤의 쇼는 드론 1218대가 하늘을 누비며 만들어낸 장관이었다.

 

드론 ‘슈팅스타’ 1218대 동시 비행


이날 드론 쇼의 조종사는 단 한 명이다. 정확히는 슈퍼컴퓨터급 사양을 가진 컴퓨터 한 대다. 미국의 반도체기업 인텔이 드론 여러 대를 동시에 조종하는 ‘군집 비행’ 기술로 이 쇼를 완성했다. 인텔은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의 파트너 기업으로 올림픽에 적용되는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 플랫폼 등을 전담하고 있다.

 

Intel 제공
Intel 제공

인텔은 개회식 드론 쇼로 ‘최다 무인항공기 공중 동시 비행’ 부문 기네스 기록을 자체 갱신했다. 종전 기록은 2016년 독일에서 기록한 드론 500대 군집 비행으로, 이번에 그 수를 2배 이상 늘렸다.

 

드론 쇼를 총괄한 나탈리 청 인텔 드론 라이트쇼 책임자는 “드론이 차례로 이륙한 뒤, 서로 부딪치지 않게 적절한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날 1218대의 드론은 150cm의 간격을 유지하며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드론의 이름은 ‘슈팅스타(Shooting Star)’다. 슈팅스타에는 컴퓨터와 통신하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통신 칩이 내장돼 있다. 발광다이오드(LED), 배터리 등을 모두 합한 슈팅 스타의 무게는 700g 수준으로 가볍다. 홍색, 녹색, 청색, 백생 등 4가지 색을 내는 LED는 조합에 따라 40억 가지 이상의 색을 연출할 수 있다.

 

드론 군집 비행 전문가인 공현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항공우주기술팀장은 “드론의 군집 비행을 위해서는 측위 기술, 통신 기술, 자세 제어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 1218대의 드론이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기를 형상화 했다. 이 장면은 사실 지난해 12월 평창에서 미리 녹화됐다. 날씨가 드론 비행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Intel 제공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 1218대의 드론이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기를 형상화 했다. 이 장면은 사실 지난해 12월 평창에서 미리 녹화됐다. 날씨가 드론 비행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Intel 제공

우선 공중에 연출하고 싶은 쇼의 이미지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컴퓨터가 드론 수, 배열, 최단 이동 경로 및 소요 시간 등을 계산한다. 이것이 측위 기술이다. 정교하고 촘촘하게 배열하기 위해서는 측위 기술의 오차를 최소로 줄여야 한다. 때문에 드론15의 군집 비행에는 ‘실시간 운동 GPS’라는 특별한 GPS가 사용된다. 내비게이션에 사용되는 일반 GPS의 오차가 수 m 수준인데 반해, 실시간 운동 GPS의 오차는 수 cm에 불과하다.

 

공 팀장은 “사람의 눈에는 드론이 정지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 드론은 바람을 이겨내며 계속 비행하고 있는 상태”라며 “실시간 운동 GPS는 드론 사이의 상대 거리와 각도를 수시로 계산해 GPS로 파악한 위치 정보를 보정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국내 연구진도 10cm 이내의 정밀도를 유지하는 실시간 운동 GPS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확보한 상태다.

 

드론과 드론, 드론과 컴퓨터가 서로 정보를 주고받기 위한 통신 기술도 필수다. 드론은 컴퓨터에 자신의 위치나 배터리 잔량 등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린다. 동시 비행 중인 드론이 증가할수록 통신량이 급증하는 만큼 통신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미리 운행 시나리오를 입력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드론이 임무를 수행할 경우 5세대 통신(5G)이 아닌 상용 LTE 통신망을 이용해도 충분히 조종할 수 있다.

 

자세 제어 기술은 드론의 움직임을 실제로 조종하는 데 관여한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도 기체가 균형을 잃지 않고 비행 능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슈팅스타의 경우 당초 초속 8m의 바람까지 버티도록 설계됐지만, 인텔 연구진은 평창의 강한 바람을 고려해 초속 10m까지 견디도록 슈팅스타의 회전날개를 키웠다. 이 때문에 슈팅스타의 가로 세로는 각각 0.2cm씩 늘어났고, 높이는 1cm 높아졌다.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매서운 추위에 배터리 성능이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배터리 용량도 소폭 늘렸다. 이를 위해 평창과 유사한 환경의 알프스에서 성능 검증 시험도 거쳤다. 슈팅스타는 현재 최대 20분 간 연속적으로 군집 비행을 할 수 있다.

 

슈팅스타는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총 15차례 등장했다. 야간 시상식에서는 300대의 드론이 군무를 펼쳤다. 아닐 난두리 인텔 드론그룹 부사장은 “인텔이 자체 개발한 3D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통해 드론이 입체적으로 질서정연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며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경쟁을 펼치듯, 드론 기술도 계속해서 경쟁하며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 팀장은 “국내 군집 비행 기술은 인텔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슈팅스타와 같은 드론 쇼를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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