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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에 강한 나무가 있다? 잘 안 타는 나무,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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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06일 18:37 프린트하기

봄철이 되면 건조한 기후 때문에 대형 산불이 많이 일어난다. 나무 한 그루에 불이 한번 붙으면 바람을 타고 주변 나무들까지 불길에 휩싸이는 건 순식간이다.

 

나무가 불에 잘 탄다는 얘기는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나무도 종에 따라 성질이 다 다르듯, 비교적 불에 잘 타지 않는 나무도 있다. 이런 나무들은 ‘방화수(防火樹)’로 쓰인다.

 

방화수란 화재에 강한 나무를 말하는데, 주변에서 난 화재로부터 집을 보호하기 위해 주로 울타리에 심는다. 대표적인 나무가 ‘아왜나무’다.

 

내화성이 뛰어나 방화수로 쓰이는 아왜나무. -KENPEI(Wikimedia) 제공
내화성이 뛰어나 방화수로 쓰이는 아왜나무. -KENPEI(Wikimedia) 제공

 


불에 강한 아왜나무, 비결은 풍부한 ‘수분’ 

 

아왜나무는 바닷가 산기슭에 주로 자라며 높이 6~10m의 상록수다. 중국과 대만, 일본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제주도와 부산에서 볼 수 있다. 아왜나무 이름은 일본어 ‘아와부키(アワブキ)’에서 유래됐다. 아와부키는 ‘거품을 내뿜는 나무’라는 뜻이다.

 

아왜나무는 불에 닿으면 가지 단면, 잎 등에서 하얀 거품이 뽀글뽀글 생긴다. 이는 나무 속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거품은 불과 나무 사이의 차단막 역할을 해 나무가 잘 타지 않도록 한다.

 

아왜나무는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는 나무 중 하나다. 장작이 물에 젖으면 잘 타지 않듯이 수분이 많은 나무는 불이 붙는 온도가 높아져 불에 강하다.

 

아왜나무 가지를 불에 태우자 단면에서 거품이 나고 있다. - 窪田 제공
아왜나무 가지를 불에 태우자 단면에서 거품이 나고 있다. - 窪田 제공

 

실제로 2012년 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아왜나무 잎의 자연발화온도가 난대림 나무 14종 중 가장 높은 745℃로 나타났다. 자연발화온도란 불꽃이나 화염이 닿지 않더라도 불이 붙는 최저 온도를 말한다. 또한 아왜나무는 불이 났을 때 생기는 발열량이 가장 작았다. 발열량은 물질이 완전 연소했을 때 방출하는 열량으로, 보통 발열량이 클수록 좋은 연료로 평가한다.

 

김현석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아왜나무가 불이 잘 안 붙는데다가, 겨우 불이 붙더라도 잘 타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삼림과학원의 연구는 잎을 대상으로 했지만, 가지와 줄기는 자연발화온도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아왜나무와 마찬가지로 수분이 풍부해 방화수로 쓰이는 나무로는 동백나무, 가막살나무, 가시나무 등이 있다.

 


나무껍질 두꺼운 ‘은행나무’도 불에 강해

 

은행나무 역시 불에 강한 수종으로 알려져 있다. 불에 강한 이유는 ‘나무껍질’과 ‘코르크(Cork)층’이 두껍기 때문이다. 나무 겉껍질 아래에 있는 코르크층은 탄성이 있고, 기체와 액체를 투과시키지 않는 불침투성이 있어 나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불이 나더라도 두꺼운 나무껍질과 코르크층이 있는 나무는 그렇지 않은 나무에 비해 피해가 적다.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나무 속 중요한 기관이 불에 탈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지구에서 가장 큰 나무인 자이언트 세콰이어는 겉껍질과 코르크층 두께가 30cm 이상”이라며 “나이이 3000년 정도로 산불을 여러 번 경험하지만, 잎과 가지가 높아 불에 탈 일이 거의 없는데다 껍질과 코르크층이 두꺼워 웬만한 불에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에서 가장 큰 나무인 자이언트 세콰이어는 두꺼운 껍질 덕에 산불에 견디는 능력이 뛰어나다. -GIB 제공
지구에서 가장 큰 나무인 자이언트 세콰이어는 두꺼운 껍질 덕에 산불에 견디는 능력이 뛰어나다. -GIB 제공

 

실제 자이언트 세콰이어는 ‘산불을 기다리는 나무’로도 알려져 있다. 산불이 나면 주변에 사는 키가 작은 나무들이 모두 불에 타 죽는데, 자이언트 세콰이어에게는 ‘경쟁자’가 사라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산불을 번식과 생존에 이용하기도 한다. 큰 산불이 난 직후에 씨앗이 담긴 솔방울을 땅으로 떨어뜨리는데, 떨어진 솔방울이 산불 직후 땅의 열기로 틈을 벌리면 씨앗이 땅에 떨어져 번식한다.

 

김 교수는 “가연성이 높은 송진이 들어있는 소나무 같은 침엽수는 대체로 화재에 취약한 편”이라며 “이에 비해 수분이 많은 활엽수는 내화성이 뛰어나, 침엽수림 사이에 내화수림을 조성하는 데 활엽수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pungni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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