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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우버, '차량 공유'에서 '도시 모빌리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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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08일 11:57 프린트하기

우버가 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나오고 있다. 우버 스스로도 트래비스 칼라닉 창업자가 경영에서 손을 뗀 이후 과거의 잘못을 스스로 밝히고 고쳐가면서 변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많이 쏟아내고 있다. 진통이 아직 완전히 끝난 것 같지는 않지만 결국 다시 ’기술로 교통 수단을 바꾼다’는 우버의 본질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3월5일, 샌프란시스코 우버 본사에서 열린 ‘모빌리티의 미래 미디어 서밋’은 새로운 소식보다 가치관이 변하고 있는 우버 2.0에 대한 속 이야기가 담겼다.

 

우버는 많이 변하고 있다. 이를 우버는 2.0이라고 설명한다. 창업자인 트래비스 칼라닉이 윤리적인 문제로 회사를 떠나고, 다라 코스로샤히 CEO가 그 뒤를 이었고, 소프트뱅크의 대규모 투자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버는 ‘차량공유’의 단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바니 하포드 우버 COO, 투명한 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강조했다. - 최호섭 제공
바니 하포드 우버 COO, 투명한 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강조했다. - 최호섭 제공

기업 문화의 변화도 연결지어볼 수 있다. 바니 하포드(Barney Harford) 우버 최고 운영 책임자(COO)는 수평적인 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직원간의 대화가 늘어났고, 팀 사이의 협업도 많아졌다고 한다. 정보는 모든 직원에게 공평하고 투명하게 제공되고, 궁금한 점과 부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와도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가 뿌리내린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실리콘밸리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었나 할 수도 있지만 일부 리더 중심의 의사 결정이 더 수평과 개방, 투명 같은 문화로 변화하면서 문화적으로 철학적으로 모든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공교롭게도 우버의 변화는 지난해 CEO의 교체와 그 시기가 맞물리고 있다. 우버의 변화가 꼭 경영자 1인만의 영향으로 연결지을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바니 하포드 COO는 “논쟁의 중심에서 새로운 방향을 바라보고 새 문화를 만들어가는 변화의 과정”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 중심에는 윤리적인 비즈니스와 파트너 중심의 전략이 뒤따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새롭지는 않지만 우버의 철학이 바뀌는 일이기 때문에 흥미로운 일이다.

 

우버는 각 도시의 정부와 긴밀하게 협업을 고민하고 있다. 대중교통 시스템을 끌어안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 최호섭 제공
우버는 각 도시의 정부와 긴밀하게 협업을 고민하고 있다. 대중교통 시스템을 끌어안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 최호섭 제공

이날 서밋에는 파트너십과 협력 등의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우버의 가장 큰 변화는 세상과 조금 더 이야기한다는 점에 있다. 운송의 공백을 기술로 채우는 과정에서 그 공백 자체가 ‘법’이나 ‘기존 시장’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았다.

 

초기 우버는 택시와 정면으로 마주치는 사업이었다. 차량과 운전자, 승객을 연결하는 것으로 기존의 택시 산업을 비틀어보는 것이 우버의 가치를 만들어낸 출발점이다. 하지만 그 방법은 합법과 불법의 애매한 경계를 넘나들었다. ‘혁신’을 위해 ‘리거시’를 포기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이끌어가면서 우버는 곳곳에서 갈등의 아이콘이 됐다. 이는 사업 확장에 고통을 주는 요인이 됐고, 기업 이미지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국내를 비롯해 일본, 홍콩, 대만 등에서 우버의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 것도 바로 이 이유다. 혁신이라는 단어도 제도를 부정하면서 성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 동안 우버는 수많은 도시에서 부딪쳐 가면서 사업을 이어왔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존 산업을 끌어안는 방법을 깨우쳤다. 날을 세우던 택시를 파트너로 끌어안고, 불법을 논하던 정부와 당면한 도시 문제를 기술로 풀어내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뉴저지는 지역 거점까지 차량으로 이동하고 우버로 갈아타면 2달러로 주차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시내에 유입되는 차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미국 메사추세츠와 캐나다 온타리오 등도 교통공사, 그리고 대중교통과 파트너십을 맺고 교통의 공백을 메우는 기술들이 도입됐다. 우버의 관심사는 확실히 자동차를 뛰어넘어 도시로 확장됐고, 그 시선의 변화는 우버가 강조하는 기술과도 맞물린다.

 

기존 사업과 머리를 맞대고 답을 찾을 수 있는 경우도 많다. 단적인 예가 싱가폴에서 서비스하는 ‘우버 플래시’다. 이는 택시 회사들과 협업하는 것으로 이용자가 우버 플래시를 호출하면 택시와 우버 X가 같은 조건에서 호출된다. 우버의 핵심 기술인 시간대별로 변화하는 요금제도 적용된다. 이를 통해 싱가폴의 택시들은 약 19%정도 매출이 높아졌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차량 대기 시간이 줄어들고 때로는 기존보다 더 저렴하게 택시를 탈 수도 있다. 정부 주도의 택시사업이 우버의 시스템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고, 정부도 이를 위해 요금 유연제 등 제도를 손 봤다. 변화하는 우버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우버 플래시가 아닐까.

 

우버의 변화에는 기업 문화와 철학도 있지만 이 가치들이 결국 기술과 접목되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우버는 모든 사람이 더 저렴하고 편리하게 운송 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한 ‘우버 익스프레스 풀’의 경우 차량이 현재 위치까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근처의 큰 길에서 서로 만나기로 약속하는 대신 요금을 파격적으로 낮추었다. 집 앞, 사무실 주차장까지 오는 대신 버스 정류장처럼 타고 내리기 위해 조금 걸어가야 하긴 하지만 이용자와 드라이버들의 만족도는 높다. 요금은 더 싸졌고, 드라이버들은 골목길까지 들어가는 대신 빠르게 더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다. 경로를 결정하고 그에 따라 승객을 모으고 양쪽을 만족시키는 적절한 요금까지 만들어내는 이상적인 모델인 셈이다.

 

우버의 미래 비전 중 하나인 우버 엘리베이트.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떠올리면 된다. - 최호섭 제공
우버의 미래 비전 중 하나인 '우버 엘리베이트'.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떠올리면 된다. - 최호섭 제공

피츠버그에서 운행중인 자율주행 기반의 우버나 ‘날으는 택시’로 불리는 우버 엘리베이트 등도 마찬가지다. 미래의 이동 수단에 대한 수요와 환경을 고민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버는 지금도 도로의 데이터를 모으고 있고, 머신러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우버 무브먼트같은 서비스도 눈에 띈다.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우버 무브먼트. 우버의 핵심은 기술이고, 그 안에는 데이터가 있다. - 최호섭 제공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우버 무브먼트. 우버의 핵심은 기술이고, 그 안에는 데이터가 있다. - 최호섭 제공

통신과 자율주행 기술이 우리 가까이 오면서 자동차는 점점 하나의 개체가 아니라 도시의 일부로 변화하고 있다. 우버가 그 동안 이야기하던 ‘공유경제’ 대신 ‘도시의 모빌리티’라는 단어를 강조하는 것도 차량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다.

 

우버가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 특히 택시 시스템이 잘 갖춰진 동북아시아 시장의 마찰은 당장 풀릴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그 충돌과 마찰들이 우버를 더 둥글게 만들었고, 사업적으로 가야 하는 본질에 대해 더 명확하게 한 것은 사실이다. ‘차량과 사람을 연결해준다’는 접근이 ‘혁신’이라는 포장으로 모두가 받아들여야 할 가치로 비춰졌던 게 과거의 우버라면 지금의 분위기는 말 그대로 ‘기술로 운송수단을 변화시키겠다’는 초기의 철학이 정책적, 철학적, 기술적, 문화적 조건을 제대로 갖춰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조건들은 오히려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할 이들에게 더 강력한 카드가 될 수밖에 없다. 기업의, 경영자의 철학이 중요한 이유다. 우버는 다시 흥미로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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