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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 전성시대.. 여기엔 과학적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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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09일 06:25 프린트하기

G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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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만 되면 활개 치는 가짜 뉴스. 여기에는 과학적 이유가 있다. 진짜 뉴스에 비해 낯설고 새로워서 귀에 쏙 들어온다. 역겨움이나 충격 등 격한 감정을 불러일으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공유하게 만든다. ‘내 편’을 옹호하고 싶은 심리는 가짜 뉴스 유통을 더욱 부채질한다.

 

데브 로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연구팀이 폴리티팩트, 팩트체크닷컴 등 팩트체크 6개 기관이 진짜 또는 가짜 뉴스로 분류한 2006~2017년 뉴스 12만6000개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9일자에 소개했다. 연구진은 이들 뉴스를 직접 인용하거나 공유(리트윗)한 이용자 300만 명의 트윗 450만 개를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수집한 뒤 진짜 뉴스와 가짜 뉴스의 네트워크 내 전파 속도와 범위, 공유 수 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존 상식과 달리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훨씬 더 많이, 더 빨리, 더 널리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적으로는 가짜 뉴스를 공유한 횟수가 진짜 뉴스보다 70% 이상 많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이 사실임이 입증됐다. 가짜 뉴스는 하나의 뉴스가 많은(10만 명 이상) 사람에게 널리 공유되는 ‘장타’가 거의 없었다. 그 대신 적은 수(1000명 이하)의 사람에게 공유되는 ‘단타’가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 단타를 치는 사람 수가 워낙 많아 진짜 뉴스보다 오히려 널리 퍼진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특히 정치 분야의 가짜 뉴스가 양도 많고 전파되는 속도도 빨랐다. 2만 명에게 도달하는 시간을 비교한 결과 테러나 재해, 과학, 금융정보 등 다른 분야 가짜 뉴스보다 세 배 빨리 퍼졌다.

 

연구팀은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가짜 뉴스가 지닌 고유한 특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뉴스 텍스트에 달린 댓글 속 감정을 통계물리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가짜 뉴스는 공포나 역겨움, 놀라움 같은 반응을 주로 불러일으켰다. 이는 기대나 즐거움, 슬픔 등의 반응을 주로 일으키는 진짜 뉴스에 비해 자극적이었다. 또 공유한 뉴스가 사용자에게 얼마나 새로웠는지 분석한 결과 진짜보다는 가짜 뉴스가 사용자에게 더 새로운 정보로 인식됐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로이 교수는 “사람들은 새롭고 자극적인 정보를 더 많이 공유한다”며 “이런 특성으로 가짜 뉴스가 더 잘 확산된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가짜 뉴스를 만들고 퍼뜨리는 과정에 일명 ‘봇’이라고 불리는 자동화된 알고리즘이 거의 힘을 쓰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가짜 뉴스 확산 주범으로 지목받아 왔다. 하지만 연구 결과 자동화 알고리즘이 관여한 트윗을 넣든 빼든 분석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로이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공적 영역(public sphere)의 건강성을 체계적으로 측정하는 데 관심이 많다”며 “사람들로 하여금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지 않도록 막을 유인책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정치 분야에서 가짜 뉴스가 가장 기승을 부린 때는 2012년 및 2016년 미국 대선 때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양극화된 미국 정치 풍토가 상대방을 혐오하는 환경을 키웠다”며 “자신과 익숙한 ‘내 편의 정보를 지지하길 선호하는 심리도 가짜 뉴스 확산을 부추겼다”고 진단했다.

 

정은령 서울대 팩트체크센터장은 “지지하는 뉴스를 의식적으로 선택해 노출하는 ‘선택적 공유’ 경향이 강한 시대라 놀랍지 않은 결과”라며 “팩트체크센터가 이런 경향을 교정할 수 있을지에 대해 세계적으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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