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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는 왜 자율주행차를 연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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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09일 13:50 프린트하기

3월7일 피츠버그 우버 ATG를 방문했습니다. 우버 ATG는 어드밴스트 테크놀로지 그룹(Advanced Technology Group)의 약자로, 이름 그대로 신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입니다. 이 연구소에서 주로 다루는 주제는 자율 주행입니다. '운전자 없는 우버’를 꿈꾸는 기술이지요.

 

이미 피츠버그에서는 2016년부터 자율 주행 기술로 도로를 달리는 우버 서비스가 이어져 왔습니다. 이제는 제법 도시를 잘 다닌다고 합니다. 덕분에 낯선 이 도시까지 날아오긴 했지만 두 가지 궁금증이 자연스레 따라왔습니다. ‘왜 피츠버그인가’, 그리고 ‘우버는 왜 자율 주행을 연구하는 걸까’입니다. 그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피츠버그와 자율 주행 환경

우버는 왜 이 낯선 피츠버그에서 자율 주행을 시작했을까요? 저스틴 킨츠(Justin Kints) 우버 미국 대외정책 및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인력’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습니다. 피츠버그에는 미국의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카네기멜론 대학교가 있습니다. 이 학교에는 로보틱스와 인공지능 연구가 활발하고, 이와 관련된 인재들이 많기 때문에 자율 주행 연구에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 쉽습니다. 마치 실리콘밸리가 스탠퍼드와 버클리의 인재들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도시의 협력도 한 몫 했습니다. 피츠버그는 미국 최고의 철강도시입니다. 철강산업 자체는 여전히 탄탄하지만 세상이 소프트웨어와 IT 중심으로 성장하는 것과는 정 반대의 환경이기도 합니다. 자율 주행 차량을 중공업 기반의 산업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보는 시각이 생겼고, 자율 주행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규제가 풀리고, 지원이 늘어나면서 지역 기업들의 투자도 늘어났습니다. 자연스럽게 하나의 산업이 싹트게 된 셈입니다. 피츠버그에는 우버 외에도 자율 주행 차량 산업이 꾸준히 몰려들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기술적 도전입니다. 나중에 차를 직접 타 본 이야기를 전할 때도 할 이야기지만 피츠버그의 도로 환경은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도로가 넓지 않고 상태도 썩 좋지 않습니다. 강을 사이에 두고 다리도 많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다리가 많은 도시로, 다리가 400여개나 된다고 합니다. 언덕이 많은 것도 도시의 특징입니다. 언덕이 많으면 라이다와 레이저 센서를 다루기가 쉽지 않습니다. 날씨도 변덕이 심합니다. 이날도 아침에는 비가 오다가 해가 비치더니 차량을 탔을 때는 눈이 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가혹한 조건에서 안전이 보장된다면 상대적으로 도로 환경이 좋은 도시에서 자율 주행 차량을 운행하는 것은 더 쉬울 겁니다. 기술 개발을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는 환경적인 조건이 갖춰진 셈입니다.

 

피츠버그에서 운행하는 우버의 자율주행 차량은 볼보의 XC90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 최호섭 제공
피츠버그에서 운행하는 우버의 자율주행 차량은 볼보의 XC90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 최호섭 제공

 

우버는 어떻게 자율주행 차량을 만들었나

현재 우버는 4개 지역에서 자율 주행 차량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피츠버그와 피닉스에서는 실제로 자율 주행 차량으로 일반인들에게 우버X를 서비스하고 있고 샌프란시스코와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시험주행중입니다.

“3년 전에는 45명이 시작했지만 지금은 1750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버의 자율 주행 거리는 200만 마일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8월까지 우버는 1백만 마일을 자율 주행으로 달렸습니다. 그런데 12월에 불과 4달 정도만에 이 수치를 2백만 마일로 늘렸습니다. 차량 대수가 늘어났고, 자율 주행으로 운행할 수 있는 시간적, 환경적 제약이 사라지면서 그 수치가 빠르게 늘어나는 셈입니다.

 

차량 위에는 7대의 고해상도 카메라와 라이다가 달려 있다. - 최호섭 제공
차량 위에는 7대의 고해상도 카메라와 라이다가 달려 있다. - 최호섭 제공

우버의 자율 주행 차량은 우리가 그 동안 봐 왔던 차량들과 모양이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차량 지붕에 고해상도 카메라와 라이다를 달아 두었고, 차량 주변에도 일반 카메라와 레이저, 초음파 센서를 갖추고 있습니다. 라이다(Lidar)는 레이저 레이더를 줄인 말로 극초단파 레이저가 사물에 반사되어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사물을 인식하는 센서입니다. 물리적으로 주변을 만지면서 달리는 이 센서는 자율 주행 차량을 구분하는 가장 큰 구조물이기도 합니다. 라이다 아래로는 900만 화소의 고해상도 카메라 7대, 그리고 차량에 달린 카메라 4대를 더해 모두 11대의 카메라가 컴퓨터 비전 기술로 주변을 빈틈없이 읽습니다. 그리고 범퍼 안쪽에 레이저 센서와 초음파 센서가 들어갑니다.

중요한 것은 이 하드웨어 센서들이 만들어내는 정보를 바탕으로 도로를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입니다. 에릭 메이호퍼 우버 ATG 대표는 차량을 운영하는 소프트웨어는 모두 직접 개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도로 정보를 상세하게 담은 고해상도 지도를 비롯해 주변 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고, 경로를 관리하면서 차를 끌고 가는 모든 과정을 모두 우버의 기술입니다.

 


우버는 자율 주행에 투자할까?

자율 주행 기술은 이제 그 자체로는 그리 신기하거나 새로운 기술은 아닙니다. 뉴스를 통해 늘 접하는 이야기이고, CES를 비롯한 기술 행사의 가장 흥미로운 체험 이벤트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우버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기업들 중에서 자동차를 비롯한 교통수단에 가장 밀접한 기업입니다.

 

에릭 메이호퍼 우버 ATG 대표. - 최호섭 제공
에릭 메이호퍼 우버 ATG 대표. - 최호섭 제공

우버는 왜 자율 주행 차량을 개발할까요. 에릭 메이호퍼 대표는 안전과 교통에 들어가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안전은 구글을 비롯해 자율 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모든 기업이 이야기하는 부분이지요. 비용 절감 문제는 조금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우버의 방향성과 연결지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버의 비즈니스 방향성은 단순한 공유가 아니라 누구나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이동 방법을 기술로 풀어보자는 데에 있습니다. 우버X나 우버풀 같은 서비스를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그래서 우버가 이야기하는 자율 주행 기술은 ‘라이드 셰어링 기반의 자율 주행’입니다. 우버는 이미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서로 믿고 안전하게 함께 차를 탈 수 있는 기술과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운전자의 역할을 줄여나가는 것이지요. 혼자 운전하는 문화를 없앨 수 있다면 도로 위 차량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에릭 메이호퍼 대표의 설명입니다. 결국 라이드 셰어링을 꽃피울 수 있는 방법으로서의 자율 주행 기술을 개발한다고 보는 것도 과장된 건 아닐 겁니다.

그런데 자율 주행 기술은 묘한 부분이 있습니다. 경쟁자와 파트너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입입니다. 우버의 자율 주행도 마찬가지입니다. 곧 모든 자동차 기업이 스스로 개발하거나 협업을 통해서, 혹은 아예 솔루션을 구입해서라도 차량에 자율 주행 기술을 넣게 될 겁니다. 모든 차량이 각자의 기술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것을 상상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버는 차량이 없기 때문에 불리한 입장일 수 있습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에릭 메이호퍼 대표는 “승차 공유 없이는 자율 주행의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우버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차를 움직이는 것 그 자체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경로 관리 기술 등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다른 기업들이 개발한 자율 주행 기술을 등지지도 않습니다. 최근 우버의 파트너가 된 다임러가 좋은 예입니다.

‘다임러는 자체적으로 자율 주행 차량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주행 자체를 제외한 부분을 우버의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서비스는 방식입니다. 우버가 제시하는 기술 조건과 안전 조건을 통과하면 그 어떤 차량과도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습니다.”

결국 자율 주행 기술은 상향 평준화될 겁니다. 도로 위의 모든 차량이 비슷한 조건으로 움직이고, 서로 규격화된 방법으로 통신하게 되는 것이지요. 우버는 그 안에서 근본 목적인 차량 공유를 완성하겠다는 것이고, 실제로 운영되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직접 자율 주행의 안전성과 효율성, 그리고 우버의 네트워크를 묶는 시험을 하는 셈이지요. 언젠가는 우버가 직접 차를 개조할 이유도 없어질 겁니다. 우버의 역할은 더욱 명확해지겠지요. 이는 우버의 자산이 차량이 아니라 앱에 있다는 기존 가치관과도 연결지어볼 수 있습니다. 자율 주행은 결국 우버가 가야하는 방향을 위한 중요한 수단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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