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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내가 먹은 돼지, 정말 토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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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19일 11:00 프린트하기

 
 
 
 
 
 
 
 
 
 
 
 
 
 
 
 

오랜만의 외식. ‘삼겹살이나 먹어야 겠다’고 고깃집에 들어 선 찰나,  이 녀석, 몸 값이 만만치 않음을 느낍니다. 식당 아주머니는 X돈이 우리 돼지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데… 이 돼지, 진짜 우리 것일까요? 

 

한국인은 돼지고기를 제일 좋아합니다. 만나기 힘든 한우보다 토종을 접할 기회도 많고요. 그런데 토종이라고 하는 흙돼지는 우리 조상과 함께 살아온 진짜 ‘토종’이 맞을까요? 분홍돼지는 누가 봐도 외국에서 온 것 같습니다. 

 

반면, 작고 검은 ‘흑돼지’는 어떨까요? 한반도에서 꽤나 오래 살아온 것 같지만 이들도 불과 100여 년 전 영국 요크셔의 후손들입니다. 우선 우리나라 ‘가축 돼지’의 역사를 살펴보면, 2000년 전 만주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재래돼지’는 한반도 기후와 환경에 맞춰 조선시대까지 고유한 형태로 이어져 왔습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을사늑약 무렵. 재래돼지는 일제강점기동안 마구 들여온 외래종과 무분별한 교배가 이뤄졌고 그나마 1988년 충북 청양과 제주도에서 고유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던 재래돼지 9마리를 어렵게 모아 복원작업을 했죠. 특징은 오늘날 흑돼지와 확연이 다릅니다.

 

재래돼지는 크기가 작고 가장 크게 자라도 50kg. 듀록은 최대 350kg, 흑돼지도 250kg까지 클 수 있죠. 성장속도는 외래종의 60% 정도로 느리고요. 잡종은 주둥이와 꼬리가 하얀 반면, 재래돼지는 온 몸이 검은 털로 뒤덮여 있습니다. 얼굴에 주름이 많고 턱이 곧으며 귀가 앞을 향해 곧추 세워져 있다는 점도 고유 특징입니다.

 

사실 가축에서 토종의 정의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외래종이 너무 많이 또 성공적으로 뿌리내려서죠. 그래서 ‘재래종’과 ‘토착종’으로 한 번 더 구분합니다. 대체로 조선시대부터 이어지면 ‘재래종’ 이후 몇 세대에 걸쳐 순종을 유지하며 우리 토양과 기후에 맞게 적응하면 ‘토착종’이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토종’ 돼지는 ‘재래종’이 더 맞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실제로는 외래 토착종이 많습니다.

 

흥미로운 사실 하나. 재래돼지와 한국 토종 멧돼지는 유전적으로 완전히 다릅니다. 연구에 따르면, 오히려 재래돼지와 듀록, 랜드레이스 같은 외래종 돼지가 유전적으로 더 가까웠습니다. 이는 재래돼지가 멧돼지를 가축화시킨 것이 아니라는 근거가 됩니다. 재래돼지 고기의 맛은 외래종에 비해 껍질이 두껍고 마블링(근육 내 지방)이 많으며 근섬유가 가늘고 풍부합니다. 추위가 긴 한반도에서 살아남은 흔적이죠. 살코기가 적다는 단점이 있지만, 씹는 맛이 좋고 육즙이 풍부한 장점도 있습니다.

 

아쉽게도 우리가 먹는 돼지의 부모는 대부분 외국에서 사오고 있습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같은 나라가 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요. 재래돼지 복원과 보존에 힘쓰는 이유가 이 때문이죠.

 

굳이 ‘토종’만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도 진짜 우리 돼지 고기를 먹는 날이 기다려지는 건 왜일까요?

 

참고 / 과학동아 2014년 11월호 ‘내가 먹은 흙돼지, 정말 토종일까?’

이미지 / GIB, Pixabay


정가희 에디터

g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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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19일 11:00 프린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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