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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 중 '중국산' 초미세먼지 어떻게 알아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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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20일 15:10 프린트하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가스분석표준센터 정진상 책임연구원이 실시간 액화포집 시스템을 이용해 초미세먼지를 포집 후 분석하고 있다. -표준연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가스분석표준센터 정진상 책임연구원이 실시간 액화포집 시스템을 이용해 초미세먼지를 포집 후 분석하고 있다. -표준연 제공


국내 대기 질이 나빠질 때마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원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런 사실을 부인했고, 우리나라에서도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넘어온다는 사실에 대한 뚜렷한 증거를 내세우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돼 왔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중국발 오염물질이 국내에 유입돼 초미세먼지 농도를 ‘나쁨’ 수준으로 올렸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이하 표준연) 가스분석표준센터 정진상 책임연구원팀은 중국 최대 명절인 지난 2월 춘절 연휴 동안 한반도 전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51~100ug/㎥) 수준이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당시 국내에 유입된 초미세먼지의 화학적 조성을 분석해 춘절 불꽃놀이에 사용한 폭죽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

 

초미세먼지는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를 말하는데, 주로 화석연료나 바이오매스를 태울 때 발생한다. 미세먼지의 4분의 1 크기로 코와 기관지 등에서 걸러지지 않아 인체에 축적돼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우리나라 하늘을 뒤덮는 초미세먼지 생성 원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지만 단순히 화학적 조성만을 분석해서는 원인을 찾을 수 없다. 우리나라와 중국 모두 산업이나 농업의 성격이 비슷해 현장에서 유사한 물질을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성 영상 역시 대기의 흐름을 거시적으로 제공할 뿐, 대기 질 모델링은 아직까지 실제 관측치와 비교했을 때 오차가 커 정확도가 떨어진다.

 

2017년 중국 춘절기간 동안 미세먼지 및 주요 화학물질의 대기중 농도분포. 폭죽과 바이오매스 연소에서 발생하는 칼륨이 평상시보다 7~8배 증가했다. 반면 레보글루코산 농도는 증가하지 않았다. -표준연 제공
2017년 중국 춘절 기간 동안 미세먼지 및 주요 화학물질의 대기중 농도분포. 폭죽과 바이오매스 연소에서 발생하는 칼륨이 평상시보다 7~8배 증가했다. 반면 레보글루코산 농도는 증가하지 않았다. -표준연 제공

 

표준연 연구진은 초미세먼지를 구성하는 물질인 칼륨과 레보글루코산을 실시간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측정 시스템은 대기 중 존재하는 칼륨과 레보글루코산을 흡입한 다음, 액화포집기를 통해 물에 녹여 분석기에 전달한다. 

 

이후 이온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해 물에 녹아있는 칼륨과 레보글루코산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이온크로마토그래피는 용매에 녹아있는 이온의 이동 속도 차이를 이용해 분리 후 정량하는 방법이다.

 

그 결과 실제 2017년 1월 말, 중국 춘절 연휴가 시작되면서 한반도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였다. 표준연 연구진의 분석 결과 당시 국내 대기 중 칼륨 농도가 평소에 비해 7배 이상 높았고, 레보글루코산의 농도는 변화가 없었다. 중국 춘절은 음력 12월 23일부터 약 3주의 기간 동안 연휴가 이어지며, 엄청난 양의 폭죽을 터트리며 새해를 맞이하는 풍습이 있다.

 

칼륨은 폭죽과 바이오매스가 연소하는 과정에서 모두 배출되지만, 레보글루코산은 바이오매스 연료에서만 배출된다. 따라서 초미세먼지 중 칼륨 온도만 급격히 올라가고 레보글루코산의 농도가 변하지 않았다면 폭죽을 대규모로 터트린 결과 발생한 초미세먼지라고 예측할 수 있다.

 

정진상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중국에서 배출된 초미세먼지가 장거리를 이동해 한반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며 “동북아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중국과의 협력연구 및 정책수립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대기환경(Atmospheric Environment)’ 4월호에 게재된다.

 

2017년 중국 춘절기간 동안 한반도 측정소별 미세먼지(PM10) 농도변화.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표준연 제공
2017년 중국 춘절 기간 동안 한반도 측정소별 미세먼지(PM10) 농도변화.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표준연 제공

이혜림 기자

pungni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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