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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짜면 과학 교실] 동물들 ‘생로병사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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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24일 17:00 프린트하기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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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추흰나비 애벌레의 일기

    _윤병무

 

    저는 엄마 아빠가 누군지 몰라요
    아빠는 엄마와 짝짓기 하고는 떠났고요
    엄마는 저를 알로 낳은 후 떠났거든요

   그렇다고 아빠와 엄마를 원망하진 않아요
    저를 눈에 안 띄게 배추 잎에 낳아 주어서
    다행히 제가 세상에 태어날 수 있었어요

   저는 간신히 혼자 힘으로 알에서 나와
   영양가 많은 제 알 껍질로 배를 채우고는
   배추 잎을 갉아먹으며 애벌레로 살고 있어요

    어제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어요
    마지막 네 번째 허물을 벗었거든요
    배고프지만 번데기가 되려면 어쩔 수 없어요

   이제 곧 저는 제 몸에서 실을 뽑아서
   어디에든 저를 묶어 놓고 더 성장할 거예요
   전 탈바꿈을 기다리는 거예요

   번데기가 되면 제 껍질은 투명해질 테고
   저의 등껍질은 갈라질 거예요
   제 껍질보다 크게 제가 자랄 테니까요

   제게 처음 생길 더듬이와 머리와 다리가
   껍질을 박차고 나오는 건 다음 순서예요
   그렇게 저는 곧 성충이 되어 갈 거예요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날개예요
   껍질에서 나온 날개는 잠시 젖어 있겠지만
   산들바람이 서둘러 말려 줄 거예요

   이후 저는 부채처럼 펼친 흰 날개를 저어
   향기로운 꽃을 찾아 날아갈 거예요
   상상만 해도 저는 마음이 설레요

   그 후엔 이 꽃 저 꽃에서 잔칫상을 받다가
   우리 아빠같이 멋진 나비를 만날 거예요
   겹꽃잎같이 우리는 꽃밭에서 짝짓기를 하겠죠

   우리는 우리를 꼭 닮은 자식을 낳을 거예요
   우리 엄마에게 배운 대로
   우리의 오랜 고향인 배추나 무의 잎에요

   그러고는 애초에 혼자 태어나 혼자 살았듯
   저는 혼자 꽃밭을 훨훨 날아다니다가
   어느 날 석양과 함께 눈감을 거예요

   그래도 저는 하나도 슬프지 않아요
   오늘의 석양이 내일의 태양으로 떠오르듯
   내일은 저를 빼닮은 자식이 태어날 테니까요

 

 

 

초등생을 위한 덧말

지구에서 가장 많은 동물의 종류는 무엇일까요? 물고기일까요? 새일까요? 그것은 ‘곤충’입니다. 오늘날까지 알려진 어류는 약 3만 종이고, 조류는 약 9000 종이고, 포유류는 약 5000 종이고, 양서류와 파충류는 각각 약 6000 종이고, 무척추동물은 10만 종인 데 비해 곤충류는 무려 80만 종이 넘는다니, 곤충은 다른 동물 모두를 합친 것보다 월등히 많습니다. 동물 전체의 80퍼센트가 곤충이랍니다. 그런 곤충의 머리에는 한 쌍의 더듬이와 겹눈이 있고, 가슴에는 두 쌍의 날개가 있으며, 세 쌍의 다리가 있습니다. 이런 특징을 갖고 있는 모든 동물을 곤충이라고 일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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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B 제공
GIB 제공

그리고 곤충은 다른 동물과 다르게 성장하면서 몇 번의 ‘탈바꿈’을 합니다. 예전에는 이 성장 단계를 ‘모습을 바꾼다’는 뜻에서 변태(변할 變, 모습 態)라고 했습니다. 위의 동시의 배추흰나비처럼 곤충은 알로 태어나, 애벌레와 번데기 과정을 겪으며 성충으로 자랍니다. 이 네 과정을 모두 겪는 곤충을 ‘완전 탈바꿈’이라고 합니다. 반면에 사마귀나 잠자리처럼 번데기 과정 없이 애벌레 단계에서 바로 성충이 되는 것을 ‘불완전 탈바꿈’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많은 곤충은 성충이 되면 마치 철갑옷을 입은 듯 몸의 겉면이 딱딱해집니다. 늘 위험이 도사리는 자연 환경에서 갑옷 같은 피부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그 때문에 딱딱한 피부에 갇힌 몸은 더 이상 자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성충이 되기까지 자란 곤충은 번식을 위해 짝짓기를 하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일생을 마칩니다. 곤충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동물은 태어나 자라서 번식을 하고는 제 수명대로 살다가 죽습니다. 이 공통된 과정을 일컬어 ‘동물의 한살이’라고 합니다. 동물들은 생존을 위해 자신을 보호하고 먹잇감을 찾는 일에 온 힘을 쏟으면서도 자손을 번식하는 일에도 애씁니다. 그래서 대개는 암컷에게 선택 받기 위해 수컷들은 온갖 노력을 다합니다. 번식을 위해서라면 수컷 사마귀처럼 짝짓기를 한 암컷에게 제 목숨을 내놓기도 합니다.

 

동물들은 알을 낳거나 새끼를 낳아 자손을 번식합니다. 알로 낳는 경우를 난생(알 卵, 날 生)이라고 하고, 새끼로 낳는 경우를 태생(아이 밸 胎, 날 生)이라고 합니다. 난생의 경우는 대개는 태생의 경우보다 많은 수를 낳습니다. 태생은 모든 포유동물들처럼 새끼를 어미 배 속에서 어느 정도 자라게 한 뒤에 낳기 때문에 그 수가 많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알은 비교적 크기가 작아서 곤충이나 물고기들은 한 번에 수많은 알을 낳습니다.

 

그리고 태생이든 난생이든 포유동물이나 새들처럼 적은 수의 자손을 낳는 동물들은 몇 안 되는 자손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갓 낳은 새끼가 스스로 살아갈 수 있기까지 정성을 다해 보살핍니다. 반면에 곤충, 물고기, 거북, 개구리같이 많은 수의 알을 낳는 동물들은 그저 낳기만 할 뿐 새끼들을 전혀 돌보지 않습니다. 새끼의 수가 워낙에 많아서 일일이 돌볼 수도 없거니와 언제든 그중 일부는 살아남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지구를 지배할 만큼 이미 진화했지만, 끊임없이 과학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오래전부터 많은 동물에게 배우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방어 능력이 좋은 거북의 모습을 흉내 내어 거북선을 만들었고, 독수리와 잠자리를 본떠 비행기와 헬리콥터를 만들어 제비보다 빠르게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자유롭게 움직이는 뱀이나 유연한 박쥐 같은 동물들의 장점을 적용해 다양한 로봇이나 드론을 발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상상력보다, 자연 환경에서 잘 살아남기 위해 대를 이어 끊임없이 한살이를 거듭해 온 동물들의 신체 능력이 더 정교하기 때문일 겁니다.

 

 

 

※ 필자 소개
윤병무. 시인. 시집으로 <5분의 추억>과  <고단>이 있으며, 동아사이언스에서 [생활의 시선]과 [때와 곳]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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