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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생들 좋겠네...새 아이패드 속 교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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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28일 10:33 프린트하기

교육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이 발표되었다. 특히 개구리 해부를 증강현실과 결합한 시연이 인상적이다. - 최호섭 제공
애플이 미국 시카고 래인테크 대학 입시고교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9.7인치 아이패드 신모델을 발표했다. 교육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이 함께 발표되었다. 특히 개구리 해부를 증강현실과 결합한 시연이 인상적이다. - 최호섭 제공

애플이 3월27일, 시카고 레인테크대학 부속 고등학교에서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주제는 교육이었습니다. 애플은 거의 매년 봄마다 이벤트를 열고 신제품을 발표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이벤트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습니다. 루머 속 신제품들을 잔뜩 기대했다면 서운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키노트를 교육 환경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 어느때보다 가장 크고, 적극적으로 애플의 교실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신제품은 아이패드였습니다. 애플은 여느 때처럼 그저 ‘아이패드’라고 불렀는데, 굳이 세대를 가르자면 6세대 제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 9.7(2018)’ 같은 이름으로 구분될 수도 있습니다. 하드웨어의 디자인은 아이패드 에어 1세대를 기반으로 한 2017년형 아이패드와 똑같습니다. 9.7인치에 2048x1536 해상도를 내고 크기나 무게도 똑같습니다.

 

새 아이패드는 디자인만 놓고 보면 이전 세대와, 그리고 아이패드 에어와 거의 똑같다. - 최호섭 제공
새 아이패드는 디자인만 놓고 보면 이전 세대와, 그리고 아이패드 에어와 거의 똑같다. - 최호섭 제공

 

새 아이패드의 지향점 '교육'

 

눈에 띄는 큰 변화는 디스플레이에 애플 펜슬을 쓸 수 있게 됐다는 점과 A10 퓨전 프로세서가 들어갔다는 점입니다. 5세대 아이패드는 A9 프로세서, 아이패드 프로 10.5에는 A10X 퓨전 프로세서를 썼는데 새 아이패드에 프로세서가 한 단계 올라간 겁니다. 아이패드의 A10과 아이패드 프로에 쓰인 A10X 사이의 차이는 4코어와 6코어, 그리고 그래픽 프로세서 정도로 보면 됩니다. 일반 아이패드와 전문가용 아이패드 프로의 구분인 셈입니다.

 

새 아이패드는 애플펜슬을 쓸 수 있게 되어 있다. - 최호섭 제공
새 아이패드는 애플펜슬을 쓸 수 있게 되어 있다. - 최호섭 제공

무엇보다 새 아이패드의 의미를 명확하게 한 것은 애플펜슬을 쓸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그 동안 애플펜슬은 전문가들을 위한 아이패드 프로의 차별점으로 꼽혔습니다. 애플펜슬은 마우스를 대신하는 포인팅 장치가 아니라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창작의 도구로 의미를 매겨왔는데 그 창작의 의미가 교육으로 넓혀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 애플은 새 아이패드를 명확하게 교육용 도구로 짚어냈습니다. ‘교육에도 쓸 수 있다’가 아니라 ‘교육 때문에 아이패드를 이렇게 손봤다’라는 쪽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디자인은 지난해 발표한 5세대 아이패드와 똑같지만 A10 프로세서와 애플펜슬이 더해졌다. - 최호섭 제공
디자인은 지난해 발표한 5세대 아이패드와 똑같지만 A10 프로세서와 애플펜슬이 더해졌다. - 최호섭 제공

애플은 왜 이 아이패드와 함께 교육을 이야기했을까요? 미국을 비롯해 세계 교육 환경은 빠르게 디지털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는 교육 환경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이고, 코딩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수요도 나날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꼭 학생 모두가 기기를 가질 필요는 없지만 되도록이면 모두에게 공책이 주어지듯 자기 기기를 갖는 것이 이상적이긴 합니다.

 

중요한 것은 교육이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부분입니다. 기기가 오히려 장벽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때문에 교육용 기기는 대체로 가격이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그러면서도 성능이나 기능적으로도 부족하면 안 됩니다. 아이패드2가 오랫동안 교실에서 인기를 누렸던 가장 큰 이유도 이 조건들을 잘 맞춰주는 기기였기 때문입니다. 새 아이패드가 파격적인 것은 어떻게 보면 아이패드 프로와 간극이 줄었지만 값은 329달러에 잡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교육 용도라면 299달러로 내려갑니다. 우리 돈으로는 43만원, 교육용은 40만원입니다. 가격은 크롬북이나 윈도우10S 등 교육 시장의 경쟁과도 관련이 없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 교육 시장이 흥미로운 것은 단순히 기기를 많이 파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떻게 보면 행사의 주인공은 아이패드가 아니었습니다. 애플도 키노트를 통해 “기기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교사들의 역량이고, 교사들이 더 나은 학습 환경과 경험을 만들어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날 애플이 발표한 것은 교육 플랫폼이었고, 아이패드는 이를 교육 현장에서 활용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단말기라고 해석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교사들이 만드는 교육 환경"

 

교사들이 학생들의 아이패드를 제어할 수 있는 클래스룸 앱이 맥으로도 나온다. - 최호섭 제공
교사들이 학생들의 아이패드를 제어할 수 있는 클래스룸 앱이 맥으로도 나온다. - 최호섭 제공

21세기형 인재와 교육 환경의 변화는 밀접하게 따라붙는 주제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됩니다. 하나는 문제 해결 능력과 스스로를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이번 아이패드의 광고 영상에는 “숙제하기 싫어”라는 말이 반복됩니다. 책상에 앉아서 문제를 푸는 것이 문제 해결 능력은 아닙니다. 서로 팀을 이루어 문제를 직접 찾고 해결하는 프로젝트 단위의 교육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문제를 누가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발견하고, 이를 풀어내는 과정 자체가 교육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푸는 과정에는 각자의 생각을 표현하고, 대화를 나누는 스킬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발표를 벗어나 스스로의 생각을 그림, 사진, 음악, 영상 등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할 방법들이 많이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그러니까 코딩도 하나의 표현 방법이자, 해결 방법이기도 합니다.

 

교육 방법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날 키노트에는 수많은 선생님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갖고 무대에 올랐습니다. 독후감을 글로 쓰는 대신 각 주인공의 이야기를 목소리로 표현하거나 증강 현실을 이용해 개구리를 가상으로 해부하는 사례, 그리고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를 통해 코딩으로 로봇과 드론을 다루는 과정들이 소개됐습니다.

 

무대에 오른 선생님들이 꺼낸 이야기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교육의 참여’였습니다. 창의적인 생각과 교육 과정들이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 올리는 겁니다. 그리고 이는 스스로의 생각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로 확대되곤 합니다.

 

친구들 앞에서 발표를 꺼리던 학생들이 음악이나 코딩, 그리고 녹음 등을 통해 생각을 전달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감을 찾는 사례들이 꾸준히 소개됐습니다. 이는 멀리서 찾아볼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실에서도 디지털 교육을 받아들인 교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학생들끼리 서로 발표하고 토론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점입니다.

 

이는 단순히 특정 기기나 소프트웨어 때문은 아닙니다. 이를 어떻게 다루고, 수업에 반영하는지에 대해 오랫동안 교사들과 기업, 그리고 교육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입니다. 그리고 애플을 비롯한 특정 기업에 역할이 쏠리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이 교육 환경의 진화는 흥미롭습니다.

 

 

기기는 생각하고, 말하고, 표현하기 위한 도구

 

애플은 아이패드뿐 아니라 이 아이패드를 교실에서 다루는 새로운 방법들을 꺼내놓았습니다. 교실에서 선생님이 여러 학생들의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클래스룸’ 앱은 맥에서도 쓸 수 있게 확장됐고, 여러 학생들이 아이클라우드 계정을 입력해 한 대의 아이패드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더해졌습니다. 그리고 직접적으로 교사들이 학생 개개인의 교과 과정을 이끌어갈 수 있는 ‘스쿨워크’ 앱도 공개했습니다. 이를 통해 교육 자료를 배포하고 과제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생들 각자의 과제 진행 사항과 부족한 부분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실질적인 커리큘럼 제어가 가능하게 된 셈입니다.

 

기기 뿐 아니라 교육 과정 자체를 관리하는 스쿨워크 앱도 발표되었다. - 최호섭 제공
기기 뿐 아니라 교육 과정 자체를 관리하는 스쿨워크 앱도 발표되었다. - 최호섭 제공

새로운 교수법과 커리큘럼도 공개됐습니다. 애플은 이미 소프트웨어 교육을 중심으로 한 ‘에브리원 캔 코드(Everyone Can Code)’ 커리큘럼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소프트웨어를 쉽게 가르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과정입니다. 특히 이 과정은 아이패드의 소프트웨어 교육 도구인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와 직접 맞물려 있고, 관련 문서들은 아이북스를 통해 계속 무료로 배포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코드를 읽고 쓸 수 있고, 창의력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애플의 목표이다. - 최호섭 제공
모두가 코드를 읽고 쓸 수 있고, 창의력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애플의 목표이다. - 최호섭 제공

이번에는 이와 비슷하게 ‘에브리원 캔 크리에이트(Everyone Can Create)’ 커리큘럼도 발표했습니다. 말 그대로 학생들에게 창의성과 표현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에 맞춰 아이워크와 클립스, 가라지밴드 등의 앱이 따라서 기능 업데이트가 됐습니다. 워드프로세서 역할을 하는 페이지에는 연극이나 발표를 돕는 프롬프터 역할이 더해졌고, 가라지밴드에는 발표에 극적 효과를 더할 수 있도록 음악 루프가 업데이트됐습니다. 그동안 묘하게 막혀 있던 애플펜슬과 아이워크의 연결고리도 이번 업데이트로 채워졌습니다. 현장에서 많이 쓰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는 이미 애플펜슬을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됐습니다. 이번 애플 앱들의 업데이트는 완전히 교육 환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 - 최호섭 제공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 - 최호섭 제공

키노트가 끝난 뒤 주변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요즘 학생들은 좋겠다”라는 이야기가 입에서 절로 나왔습니다. 교육 환경은 꾸준히 진화해 왔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 발전의 속도가 너무 늦다는 볼멘 소리도 나옵니다. 저마다 기대하는 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교실은 분명히 학생들의 생각들과 이야기, 즉 다양한 창작물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국가나 특정 교육 기관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과 학생들, 그리고 기업들을 통해 경쟁도, 국경도 없이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 필자소개

최호섭. PC사랑을 시작으로 최근 블로터까지 IT 분야만 팠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서 들여다보기 시작한 노트북과 팜 파일럿 PDA는 순간이 아니라 인생을 바꿔 놓았다. 기술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역사와 흐름을 읽고자 한다. 세상은 늘 배울 게 많고, 기술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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