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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지식IN] 돼지에서 첫 발생 A형 구제역...소 백신 써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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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28일 17:40 프린트하기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27일 김포시 대곶면의 돼지 농장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A형 구제역이 확인돼 해당 농가의 돼지 1000여 마리를 살처분하고 이날 낮 12시부터 29일 낮 12시까지 48시간 동안 전국에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구제역은 소와 돼지, 사슴 등 발가락이 짝수 개인 ‘우제류’ 동물에서만 발생하는 바이러스 전염병을 말합니다. 2010년부터 국내 소 농가에서는 해마다 O형 또는 A형 구제역이 발생해 왔습니다. 하지만 돼지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2016년 3월 충남 홍성 이후 2년 만입니다.

 

특히 이번에 A형 구제역 바이러스가 최초로 돼지에서 확인돼 당국이 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총 사육두수가 1100만 마리에 달하는 국내 돼지 농가들은 A형 구제역 백신을 맞추지 않아 사실상 무방비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7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의 한 돼지사육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요원 및 관계자들이 돼지들을 살처분 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정밀검사 결과 구제역 A형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구제역 바이러스 유형은 O, A, Asia1, C, SAT1, SAT2, SAT3형 등 총 7가지로 국내에서 돼지에서 A형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뉴시스 제공
7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의 한 돼지사육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요원 및 관계자들이 돼지들을 살처분 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정밀검사 결과 구제역 'A형'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뉴시스 제공

 

농식품부의 구제역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감염이 발생하면 소 농가는 발생 지점에서 500m, 돼지 농가는 3km 이내의 동물을 선제적으로 살처분합니다. 매번 최소 수 천에서 많게는 수십만 마리까지 죽게 돼 동물보호단체 등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질환인 감기와 마찬가지로 완전하게 차단할 수 없는 구제역의 실체와 그 전파과정, 보다 현실적인 대책은 없을 지 등의 궁금증들을 모아봤습니다.

 

Q1. 구제역 바이러스는 어떤 유형이 있나요? 이번에 검출된 A형이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구제역 바이러스는 지름이 약 25nm(나노미터, 10억분의 1m)로 크기가 인플루엔자의 4분의 1에서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그 핵 속에는 8500여 개의 RNA 염기가 들어있다고 하네요.

 

이 RNA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O형과 A형, C형, Asia1형, SAT1~3형 등 크게 7가지 혈청형(아래 사진)이 있으며, 세부적으로 80여 개 이상의 아형이 존재합니다. 혈청별로 주로 나타나는 지역이 나뉘어 있지만 실제로는 O형과 A형이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2010년 소 구제역이 김포 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뒤부터 이 두 가지 혈청형의 바이러스가 이미 자리잡고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언제 그리고 어떤 구제역 바이러스가 다시 유행하게 될지 예측하긴 어렵고요.

 

그런 와중에 이번에 김포 지역 돼지농가에서 A형이 처음 발견됐습니다. 돼지 구제역은 소에 비해 발생 건수가 적고, 그나마 O형 구제역이 대부분이라 이번 A형 돼지 구제역 발생이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적으로 드문 일이기도 합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87건의 A형 구제역 가운데 돼지에서 확정된 사례는 단 3건 뿐입니다. 예상치 못한 출현에 농식품부도 대응책 마련에 여념이 없는 상황입니다.

 

구제역바이러스는 7가지가 있다. -과학동아 제공
구제역 바이러스 유형은 지역별로  O, A, Asia1, C, SAT1, SAT2, SAT3형 등 총 7가지로 국내에서 돼지에서 A형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학동아 제공

 

Q2. 왜 구제역 바이러스는 우제류에서만 병증을 일으키는 건가요? 사람에겐 전파되지 않는게 맞나요?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의 표면 단백질과 결합해 침투한 뒤 기생해 개체수를 증가시키며 생존합니다. 구제역 단백질에 표면에는 VP1에서 VP3까지 3가지 종류의 단백질이 있습니다. 이중 VP1이 소와 돼지 세포에 있는 표면단백질과 결합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세포에는 구제역바이러스가 붙을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사람에겐 전파되지 않습니다. 국제수역사무국(OIE)와 미국농업연구청(USDA) 등에서 나오는 자료를 보면 1921년 이후 사람이 구제역에 감염된 사례가 약 40건 정도 보고돼 있는데, 당시 의학기술로는 진짜 구제역 이었는지 밝히지 못했다고 합니다. 사실상 이 환자들의 증상은 감기와 비슷했고 별다른 처방없이 회복됐다고 전해집니다.

 

현재 전문가들은 구제역을 사람과 가축 사이에서도 전염가능한 '인수공통감염병'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대한수의사회 역시 2010년 이같은 내용에 동의해 문서화한 바 있습니다.

 

 

구제역 바이러스 표면의 VP1단백질이 소나 돼지의 세포에 결합해 침투한뒤 증식하면 감염증이 발생한다.-과학동아 제공
구제역 바이러스 표면의 VP1단백질이 소나 돼지의 세포에 결합해 침투한뒤 증식하면 감염증이 발생한다.-과학동아 제공

 

Q3. 이번처럼 돼지가 감염되면, 소보다 전염가능성이 높다는 게 사실인가요? 이를 막을 방법은요?

 

네, 돼지의 전염 능력이 소보다 1000~2000배 이상 크다고 알려있습니다.

 

돼지는 소보다 바이러스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 감염되는 확률은 낮지만 한번 감염되면 그 전파력은 막강합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감염된 동물의 침과 콧김, 콧물등의 분비물을 통해 확산되는데, 돼지가 소보다 수천배 이상 많은 분비물을 뿜어내기 때문입니다. 특히 구제역에 걸리면 입술과 혀 등에 물집이 생기고 거품이 생긴 침을 흘리기 때문에 분비물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바이러스 전염을 막기 위해선 바이러스의 생존 요건을 파악해야하는데요. 먼저 온도조건을 보면, 구제역 바이러스는 온도가 낮을수록 오래삽니다. 약 60도의 온도에선 단 몇초를 버티지만 사람체온(약 37도)에선 하루를 지낼 수 있습니다. 약 20도의 온도에선 2개월 이상, 0도 안팎에선 4개월 이상 버틴다고 합니다.

 

하지만 축사의 온도 환경을 높일 수 없기때문에 이 방법으로 대응하기는 곤란합니다. 전파를 막기 위해 방역당국은 주로 소독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보다 생존력이 강합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수돗물이나 비눗물(계면 활성제)에 닿기만 해도 외피의 세포막을 이루는 지질이 녹으면서 구조가 망가집니다. 손만 잘 씻어도 독감을 예방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반면 구제역바이러스는 강산(PH6.52)나 강염기(PH11.22)에만 약하기 때문에 전염을 막으려면 구연산이나 가성소다로 소독해야 합니다.

 

 

Q4. 농식품부가 예방을 위해 소에게 쓰려고 준비했던 백신을 돼지에게 맞춘다고 하는데요. 가축에 상관없이 사용해도 되는 건가요?

 

농식품부는 “우선 소에게 사용하기 위해 확보해둔 ‘A+O형’ 백신을 대규모 사육지인 경기도와 충남 지역 돼지 440만 마리에게 접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우제류 사이에 공유하는 표면단백질을 표적으로 백신을 생산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구제역의 정확한 혈청형과 그 아형을 파악해 그에맞는 백신을 제조해 사용하는게 보다 효과적이겠죠. 농식품부 관계자는 “예산 문제와 제조시간 등을 고려해 기존에 있는 백신을 적용하는 게 현실적인 대응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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