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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에서는 언제나 봄” IT로 토마토, 인삼 열매 익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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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06일 10:00 프린트하기

스마트팜 솔루션 융합연구단 실증팜에서 KIST 조진형 연구원이 토마토 생육 정도를 살피고 있다. -이혜림 기자
스마트팜 솔루션 융합연구단 실증팜에서 KIST 조진형 연구원이 토마토 생육 정도를 살피고 있다. -이혜림 기자


‘4월 20일까지, 샐러드용 토마토, 지름 13cm 이내, 총 500kg, 익은 정도는 80%, 비타민C와 리코펜 등 영양성분 충분할 것’


기존 농장에서라면 일일이 사람 손으로 처리해야 하는 까다로운 주문서지만, 재배와 관련된 모든 조건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팜에서는 다르다. 생육계측 분석을 통해 크기 등을 미리 선별해 종자를 심어둔 데다, 성장과 관련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온도와 습도 등 환경을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히 익은 토마토가 나오면 수확하라고 알려주기도 한다. 수확한 토마토는 이송로봇이 포장 작업대로 옮긴다.


강릉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의 ‘스마트팜 실증팜’을 3일 찾았다. 2015년 10월부터 스마트팜 상용화 기술 개발 사업을 위해 출범한 스마트팜솔루션 융합연구단의 실험실이다. 경북 포항, 충남 천안 등 전국에 다섯 곳의 실증팜이 있으며, 강릉에는 그 중 두 개가 자리잡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강릉 실증팜에는 농구코트 세 개 정도 넓이(약 1400m2) 규모의 플라스틱 온실 안에, 지난 2년 6개월간 개발한 모든 기술을 집약해 기른 토마토가 열려 있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이송로봇이 실증팜 바닥에 있는 마크를 따라 이동 중이다. 수확한 작물을 이송하는 데 쓰이며 <br>추후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작업과 관련된 데이터를 직접 획득할 수 있도록 활용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이혜림 기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이송로봇이 실증팜 바닥에 있는 마크를 따라 이동 중이다. 수확한 작물을 이송하는 데 쓰이며
추후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작업과 관련된 데이터를 직접 획득할 수 있도록 활용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이혜림 기자

 

노주원 스마트팜솔루션 융합연구단장은 “스마트팜 선두 국가인 네덜란드의 경우, 제어시스템 매뉴얼만 2000페이지에 달해 사용법을 익히기 어려울뿐더러 가격도 비싸다”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융합연구단에는 KIST 외에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등 정부출연연구기관과 8개 기업, 13개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해 각자의 ‘장기’를 발휘하고 있다.

 

냉난방에 필요한 에너지 최적관리 시스템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맡아 개발했다. 지하수, 공기열, 태양열 등 복합 열원을 이용해 에너지를 공급한다. 장기창 책임연구원은 “지열만 이용해 냉난방하는 기존 시스템에 비해 초기 설치비용을 약 30%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는 온실 내외부의 환경 정보를 복합적으로 분석해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통신 프로토콜을 표준화해, 마치 사물인터넷(IoT)처럼 농장 내 센서 등 다양한 기기를 한꺼번에 연동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하우스 곳곳에 부착된 센서는 작물이 자라는 속도와 배양액 공급량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생육 조건을 맞춰 주고, 수확을 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기록한 데이터를 생산해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추천해 준다.

 

스마트팜 솔루션 융합연구단 내에 있는 식물공장 ‘스마트유팜(Smart U-FARM)’. <br>화장품 원료로 쓰기 위한 인삼 열매 재배법을 연구 중이다. - 이혜림 기자
스마트팜 솔루션 융합연구단 내에 있는 식물공장 ‘스마트유팜(Smart U-FARM)’.
화장품 원료로 쓰기 위한 인삼 열매 재배법을 연구 중이다. - 이혜림 기자

연구단에서는 햇빛 등 최소한의 외부 환경마저 완벽히 차단해 운영하는 ‘식물공장’도 운영하고 있다. 기후 등 외부의 영향이 일절 차단된 인공 환경을 구축해야 해 운영비용이 높지만, 식물 생장과 관련한 모든 조건을 인위적으로 통제해 안정적으로 작물을 키울 수 있어 가치가 높다.

 

노 단장은 “고부가가치 작물을 재배하면 충분히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의약품 원료 등에 쓰이는 기능성 작물을 일정한 품질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재배법을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찾았을 때 식물공장에서는 인삼 연구가 한창이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인삼 뿌리가 아닌 빨간 인삼 열매를 집중 성장시키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국내 화장품 기업의 한방화장품 원료로 쓰기 위해서다.

 

한국인삼공사 연구에 따르면, 기능성 성분인 사포닌의 함유량이 뿌리는 17%, 열매는 33%로 열매가 두 배 가까이 높기 때문이다. 김호연 연구원은 “인삼에 자외선을 쪼이는 등 식물에 스트레스를 준 뒤, 방어 기작으로 사포닌을 더 많이 생성하는지를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단장은 “센서를 통한 계측이나 제어 같은 스마트팜 기술은 향후 몇 년 안에 전 세계적으로 평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작물 생육에 필요한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는 것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혜림 기자

pungni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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