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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사는 코브라, 바다뱀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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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11일 11:30 프린트하기

넓은띠큰바다뱀 -김일훈 박사 제공
넓은띠큰바다뱀 -김일훈 박사 제공

열대 바다에 사는 맹독성 생물들이 우리 바다에도 출몰한다는 소식이 요즘 점점 더 자주 들려온다. 맹독을 지닌 것으로 유명한 코브라과에 속하는 '바다뱀'도 이런 생물 중 하나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이들 열대 맹독 동물들이 우리 바다 근처로 올라오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포획된 바다뱀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려 이목을 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최근 관련된 생물학적 정보와 연구 현장 등을 볼 수 있는 바다뱀 전시관을 개관했다.


● 장어, 뱀장어, 가물치, 장지뱀…. 바다뱀과 닮았지만 다르다

 

바다 또는 바다 주변에서 발견되는 어류와 파충류 중 뱀처럼 길쭉한 외형을 가진 동물은 종종 바다뱀으로 오인되기 쉽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확실한 차이가 있다. 어류는 아가미와 지느러미가 있지만 파충류인 바다뱀은 둘 다 없다. 어류 중에서도 우리말로 바다뱀이라 부르는 종이 있지만 이는 영어로 하면 ‘Snake eel', 즉 뱀장어다. 파충류인 뱀이 아니라 어류라는 얘기다. 

 

그러면 바다뱀은 육지 뱀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선 바다뱀은 바다에서 헤엄치기 알맞은 납작한 꼬리를 지녔다. 배에서 물살을 젓는 ‘노’와 비슷한 모양이다. 배의 비늘 모양도 다르다. 육지 뱀은 움직이기 위해 마찰력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배에 넓은 비늘이 있다. 반면 바다에서만 서식하는 바다뱀은 마찰력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 대부분 배의 비늘 크기가 등 쪽과 별 차이가 없다.

 

“대부분의 생물들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바다에서 육지로 서식지를 옮겼지만 바다뱀은 반대다” 국내 해양파충류 전문가인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김일훈 박사의 말이다. 그는 지도교수인 강원대 과학교육학부 박대식 교수와 함께 바다뱀을 연구하고 있다. 

 

노란배바다뱀의 꼬리. 바다에서 헤엄치기 알맞게 생겼다. -김일훈 박사 제공
노란배바다뱀의 꼬리. 바다에서 헤엄치기 알맞게 생겼다. -김일훈 박사 제공

 

김 박사는 “바다뱀은 육지에 서식하는 뱀 중 일부가 바다에 적응하며 다시 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다뱀 외에도 바다거북, 바다이구아나 등이 이런 ‘수렴진화’를 통해 육지에서 바다로 서식처를 옮겼다.

 

실제 바다뱀 중에는 완전한 진화를 거쳐 바다에서만 서식하는 뱀도 있지만, 육지와 바다를 오가며 사는 종류도 있다. 바로 큰바다뱀아과(Laticauda 또는 sea kraits)로 평소에는 주로 바다에서 살지만 알을 낳거나 탈피를 하기 위해 육지에 종종 올라온다. 이들은 육지에 사는 뱀과 바다에만 사는 바다뱀의 중간 특징을 갖고 있다.

 

 

● 맹독 지닌 코브라과 동물...지구 온난화로 국내서도 출몰

 

“이래 봬도 코브라과에 속하는 맹독을 지닌 녀석입니다”

 

충남 서천군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 최근 문을 연 ‘바다뱀 연구소’ 전시관에서는 우리나라 바다에서 포획된 바다뱀을 볼 수 있다. 전시관 안 수조에는 2015년 9월, 제주 서귀포 인근 바다에서 포획된 개체가 포함된 넓은띠큰바다뱀 4마리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공격적 이미지의 뱀이라기보다는 유순한 물고기에 더 가까운 모습이었다.


김 박사는 바다뱀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코브라과 중에서도 여기 있는 넓은띠큰바다뱀을 포함한 큰바다뱀아과와 진정바다뱀아과에 속하는 뱀들을 통틀어 바다뱀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런 바다뱀은 열대와 아열대 바다에 서식한다. 그러나 최근 제주를 비롯해 경남 부산과 통영, 전남 여수 등 우리나라 남쪽 인근 해상에 자주 출몰하고 있다. 김 박사는 국내에서 포획된 바다뱀 12마리의 ‘미토콘드리아 Cytb’ 유전자 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본 오키나와현에 속하는 섬들인 류큐 열도 주변 해역과 타이완 주변 해역에 서식하는 바다뱀의 유전자형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주로 타이완 난류나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 바다로 흘러 들어온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 마련된 바다뱀 연구소에서 바다뱀에 대해 설명 중인 김일훈 박사. -이혜림 기자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 마련된 바다뱀 연구소에서 바다뱀에 대해 설명 중인 김일훈 박사. -이혜림 기자

 

김 박사는 “온난화로 해수 온도가 높아지고 있어 바다뱀이나 파란고리문어와 같은 맹독을 지닌 열대성 생물들이 더 자주 우리 바다에 출몰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는 먼 바다에서만 발견되지만 훗날 해수욕장과 같은 인근 해역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물리면 어떻게?... 바다뱀 연구 아직 갈 길 멀어

 

이에 김 박사는 바다뱀의 맹독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바다뱀의 독은 단 몇 방울만으로 신경계를 마비시켜 사람의 목숨을 위협할 정도의 맹독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극소량의 독을 이용하면 신경 마비를 예방하는 의약품을 만드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김 박사는 언젠가 발생할 수 있는 바다뱀 독으로 인한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만약 지금 국내에서 누군가 바다뱀에 물리는 사고가 발생하면 치료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항혈청이 국내에 구비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종에 따라 독 성분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바다뱀에 물렸는지 알아야 치료가 가능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바다에서 실제 포획된 바다뱀 3종의 독 성분을 분석하고 추후 지자체 허가를 받아 항혈청을 확보해 구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바다뱀 연구의 의의에 대해 “양서파충류가 개체수도 적고, 사람들의 관심이 적어 존재감이 없는 생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염과 같은 환경 변화의 지표가 되는 중요한 생물종”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바다뱀은 그동안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도 연구된 바가 거의 없어 밝혀진 생태 정보가 많지 않은데, 이는 동시에 앞으로의 연구가 더욱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혜림 기자

pungni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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