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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뇽뇽 사회심리학] 칭찬을 받을 때 불편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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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14일 13:00 프린트하기

칭찬을 받는 걸 어색하고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나 역시 칭찬을 받으면 기쁜 동시에 뭔가 부끄럽고 어색해서 “아이고 아니에요.”를 연발하거나 도망가고싶어지는 편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칭찬에 마냥 기뻐하는 게 어려운 이유는 뭘까?

 

GIB 제공
GIB 제공

최근 실험사회심리학지(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에 실린 David Kille 등의 연구(Kille et al., 2017)에 의하면 칭찬을 잘 못 받아버릇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대체로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고 한다.


또한 이들은 사람들이 내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고 저런 소리를 한다고 생각하거나, 칭찬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에 부담을 느끼고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자신은 객관적으로 그 칭찬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deservedness)과 칭찬을 통해 내비쳐지는 ‘기대’와 ‘평가’에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칭찬에 마냥 기뻐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의 무거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기가 바라보는 자신의 내용과 일치하는 피드백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것이 부정적인 내용이더라도 말이다. 자기 입증(self-verification)이라고도 불리는 현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 지적능력, 장단점 등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피드백을 주는 사람들에게 더 큰 호감을 느끼는 경향을 보인다(Swann & Brooks, 2012).


한 가지 이유는 상대가 자신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스스로가 정확하다고 생각하는)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경우 좀 더 스스럼 없이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나는 굉장히 내향적인 편인데(적어도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는데) 상대는 내가 매우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기대할 경우,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행동해야겠다는 압박감을 갖게 된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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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은 매우 똑똑하대. 매우 재밌는 사람이래’ 등 기대의 내용이 더 올라가고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과의 괴리가 커질수록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야한다는 압박감 또한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지능’같이(얘, 정말 똑똑하구나) 사람의 전반적 속성에 대한 칭찬일수록 보다 많은 행동들이 평가 범위에 해당되기 때문에 실수나 실패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사람의 속성보다 특정 ‘행동’에 초점을 맞춘 칭찬이 권장되곤 한다(Dweck et al., 2004).

 

 

나의 경험은 내가 제일 잘 알아


상대방이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전혀 다른 엉뚱한 이야기를 할 경우, 저 사람은 나를 잘 모르고 있다거나 상대의 태도가 진실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일례로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다 잘 될 거라거나 너라면 잘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경우 되려 힘이 빠지는 현상이 나타나곤 한다. 내가 지금 느끼고 생각하고 경험하고 있는 내 삶의 내용이 부정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나의 생각과 감정, 나의 인생은 오직 나만이 체험할 수 있는 것인데 여기에 남들이 그렇다거나 그렇지 않다고 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그래 지금 너가 힘들구나. 참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구나’라고 내 삶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에 부합하는 이야기에 훨씬 더 큰 힘을 얻는 현상이 나타난다(Marigold et al., 2014).

 

 

나라는 사람 전반 VS. 나의 한 가지 행동


하지만 내 행동과 큰 괴리가 없거나 상대방의 호의에서 나온 칭찬의 경우 잘 받고 기뻐하면 좋을텐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연구자들은 전반적인 속성 VS. 행동 중 칭찬을 받을 때 주목하는 초점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Kille과 동료들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사람들에게 달성하고 싶은 목표(예, 건강해지기)를 하나 떠올리게 하고 한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어떻게(How) 하면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예, 운동을 열심히 한다, 건강한 식습관을 갖는다)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고, 다른 조건의 사람들에게는 그 목표를 이루고 싶은 이유(Why)에 대해 생각하도록 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한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어떤 단어를 주고 그 단어의 하위 카테고리를 생각하도록 했고(예, 음료수 – 참이슬, 콜라, 오렌지 주스) 다른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단어의 상위 카테고리를 생각해보도록 했다(예, 음료수 – 마실 것, 먹을 것).


그 결과 구체적이고 자잘한 행동 양식이나 사례들을 떠올린 그룹의 사람들이 보다 추상적인 생각을 한 그룹의 사람들에 비해 이후 칭찬을 더 기쁘게 잘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추상적이거나 구체적인 사고방식 또는 시야에 따라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인 것이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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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에 대해 Kille은 칭찬을 추상적인 레벨에서 나라는 사람 전반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이기보다 나의 작고 구체적인 행동에 한정시켜 받아들일 때, 칭찬을 더 수월하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전반적 속성에 대한 칭찬일수록 더 부담스러운 것과 같은 이치다. 누군가 칭찬을 할 때 지금 저 사람이 나의 인간 됨됨이를 평가하고 있다기보다 나의 이러저러한 행동을 기쁘게 받아줬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것.


참고로 나의 ‘단점’이나 ‘잘못’에 대한 해석 또한 마찬가지다. 단점을 지적받았거나 스스로 깨달았을 때 이것을 나라는 사람 전반에 대한 부정으로 받아들이는 경우 훨씬 방어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반면, 잘못을 자신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더 실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적응적인 행동을 보인다는 발견들이 있었다(Tangney et al., 2005).

 

결국 모든 것을 ‘나’와 관련된 것으로 해석하고 마는 자기중심성 및 확대해석이 가장 큰 원인일지도 모르겠다. 상대는 단순한 호의에서, 우리 관계를 소중히 생각해서, 나의 사소한 행동에 기분이 좋아져서, 아니면 그냥 오늘 날씨가 좋아서 등 여러 이유로 하는 이야기일 수 있는데, 지나치게 자신에게 포커스를 맞춰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부분이다.

 

[1] Kille, D. R., Eibach, R. P., Wood, J. V., & Holmes, J. G. (2017). Who can't take a compliment? The role of construal level and self-esteem in accepting positive feedback from close others.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68, 40-49.

[2] Swann Jr, W. B., & Brooks, M. (2012). Why threats trigger compensatory reactions: The need for coherence and quest for self-verification. Social Cognition, 30, 758-777. [3] Dweck, C.S., Mangels, J.A., & Good, C. (2004). Motivational effects of attention, cognition and performance. In: Dai, D.Y., Sternberg, R.J., editors. Motivation, Emotion, and Cognition: Integrated Perspectives on Intellectual Functioning. Mahwah, NJ: Erlbraum, pp. 41–55.

[3] Marigold, D. C., Cavallo, J. V., Holmes, J. G., & Wood, J. V. (2014). You can't always give what you want: The challenge of providing social support to low self-esteem individual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07, 56-80.

[4] Tangney, J. P., Boone, A. L., & Dearling, R. (2005). Forgiving the self: Conceptual issues and empirical findings. In E. L. Worthington Jr. (Ed.), Handbook of forgiveness (pp. 143–158). New York, NY: Routledge.

 

 

 

※ 필자소개
지뇽뇽.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jinpark.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에 인기리 연재했던 심리학 이야기를 동아사이언스에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최근 스스로를 돌보는 게 서툰 이들을 위해 <내 마음을 부탁해>를 썼다. 현재는 UNC 의과대학에서 연구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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