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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망토에 한걸음 더...'거울 대칭' 금 나노입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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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19일 02:00 프린트하기

이혜은 서울대 재료공학부 박사와 안효용 연구원 남기태 교수팀이 노준석 포스텍 교수, 장기석 LG디스플레이연구소 책임연구원 등과 개발한 금 나노입자. 좌우 장갑처럼 거울대칭 구조를 갖는 최초의 무기물로, 독특한 광학 성질을 지녔다. -사진제공 서울대 공대
이혜은 서울대 재료공학부 박사와 안효용 연구원 남기태 교수팀이 노준석 포스텍 교수, 장기석 LG디스플레이연구소 책임연구원 등과 개발한 금 나노입자. 좌우 장갑처럼 거울대칭 구조를 갖는 최초의 무기물로, 독특한 광학 성질을 지녔다. -사진제공 서울대 공대

금속에서 구현할 수 없었던 독특한 구조를 갖는 금 나노물질을 국내 연구팀이 인공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빛을 조절하는 등 특이한 기능을 지녀 휘어지는 초박막 디스플레이나 투명망토, 3차원 디스플레이 등 미래의 전자 소자 및 부품으로 활용할 수 있으리란 기대다.

 

이혜은 서울대 재료공학부 박사와 안효용 연구원, 남기태 교수팀과 노준석 포스텍 교수, 장기석 LG디스플레이연구소 책임연구원팀은 공동으로 생체 내 분자만이 갖는 특징으로 알려진 ‘거울 대칭’의 기하학적 특성을 갖는 새로운 금 나노 입자를 만드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잡지 네이처 19일자 표지논문으로 소개됐다.


거울 대칭 구조는 다른 모든 특징은 같고 오직 ‘방향성’만 다른 기하 구조를 의미한다. 태극 무늬를 생각해 보자. 가운데를 기준으로 아무리 회전시켜도, 빙글빙글 도는 듯한 태극 무늬의 방향(반시계방향)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거울에 비추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태극의 방향이 정반대(시계방향)로 바뀐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단백질 등 생체분자는 모두 이런 거울 대칭 구조를 갖고 있다.


그 동안 금속 등 무기물에서도 이런 구조를 만들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색을 정교하게 제어하면서 잘 휘어지는 초박막 디스플레이나 센서를 만들 때 꼭 필요한 특징이기 때문이다. 파티에 쓰는 ‘미러볼’을 떠올려 보면, 복잡한 미러볼 표면에 빛이 반사하며 다양한 색과 무늬를 만들어 낸다. 만약 나노미터 크기의 미러볼을 만든다면 빛을 아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태극 무늬와 같은 방향성(거울 대칭성)을 주면 빛 고유의 특징인 회전성(편광)까지 손쉽게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구조의 금속은 불안정해서 현실에서는 제작이 불가능했다.

 

거울에 비친 것처럼 대칭적인 두 구조. -사진 제공 서울대 공대
거울에 비친 것처럼 대칭적인 두 구조. -사진 제공 서울대 공대

이혜은, 안효용 연구원팀은 실제 생체분자를 일종의 ‘가이드’로 이용하는 방법을 떠올렸다. 먼저 작고 균일한 주사위 모양을 지니는 ‘씨앗’ 금 나노입자를 만들었다. 그 뒤 물에 금 이온을 녹이고, 씨앗 나노입자와 함께 실제 아미노산과 단백질 조각(펩타이드)를 넣었다. 금 입자는 마치 눈사람이 커지듯 점점 자라 한 변의 길이가 100nm(나노미터, 1nm는 10억 분의 1m)인 주사위 모양으로 자랐다. 그런데 거울 대칭 구조를 보이는 아미노산 가운데 어떤 모양을 넣느냐에 따라 또는 단백질의 서열에 따라 표면에 만들어진 결정 무늬가 바뀌었다. 마치 태극무늬처럼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무늬가 생긴 금 나노 주사위가 생기기도 하고, 반대로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무늬를 지닌 금 나노 주사위가 생기는 식이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선수’들이 합을 맞춘 공동연구도 빛을 더했다. 공동교신저자이자 광 분야 전문가인 노준석 교수팀은 남 교수팀이 구현한 구조물에 실제로 회전성을 지닌 빛을 반사시켜 거울 대칭을 보이는 나노입자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크기가 100nm라 우리가 보는 가시광선의 파장과 겹친다는 점에 주목해, 이 구조물의 각도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편광을 조절해 액정처럼 다양한 색채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장 책임연구원은 이런 특성이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사용될 가능성을 연구했다.

 

공동 연구팀 사진. 우측 위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서울대 남기태 교수, 포항공대 노준석 교수, 서울대 박사과정 안효용(제1저자), 서울대 이혜은 박사(제1저자) -사진 제공 서울대 공대
공동 연구팀 사진. 우측 위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서울대 남기태 교수, 포항공대 노준석 교수, 서울대 박사과정 안효용(제1저자), 서울대 이혜은 박사(제1저자) -사진 제공 서울대 공대

연구의 공동교신저자인 남 교수는 “평소 뼈나 조개껍질의 성장 등 펩타이드가 무기물의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왔다”며 “이런 원리를 생체 모방해 자연계에 존재하나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었던 새로운 구조의 무기 나노결정을 세계 최초로 합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편광을 이용해 제어하는 광소자나 곤충 표면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구조색, 빛의 특성을 제어하는 투명망토 그리고 바이오센싱 등의 분야에서 핵심 기술로 사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디스플레이 분야의 원천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노준석 교수는 “금 입자가 빛을 회전시키며 편광을 만들어 내는데, 2차원이 아니라 3차원의 모든 방향에서 오는 빛을 처리할 수 있다”며 “3차원 디스플레이에도 응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 책임연구원은 “휘어지는 초박막 장치 제작에 응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빛의 편광을 조절해 다양한 색채를 구현한 예.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사용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 제공 네이처
빛의 편광을 조절해 다양한 색채를 구현한 예.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사용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 제공 네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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