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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 최고인 남한, 광물자원 풍부한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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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26일 19:05 프린트하기

※편집자주. 4월 27일 남한과 북한의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난다. 11년 만에 이뤄지는 남북정상회담이다. ‘2018 남북정상회담’의 표어는 ‘평화, 새로운 시작’으로 정해졌다. 어렵게 찾아온 대화의 기회가 평화의 시작이 되기를 기원하는 바람에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평창동계올림픽 직후인 지난 3월 각 분야 과학기술인들을 모아 머리를 맞댔다. 화해모드에 들어선 남북이 과학기술 교류를 통해 상호 발전할 수 있는 분야를 도출하기 위해서다.

 

이번 과학동아 5월호 시사기획에서는 4·27 남북정상회담을 맞아 분주한 남북 과학기술계의 움직임을 다뤘다.  그 중 ▲광물자원 개발 ▲백두산 연구 ▲재난 대응 ▲식량 안보 ▲전통 의학 분야를 차례로 싣는다. 

 

 

[남북 과학기술 협력 분야 ] 광물자원 개발 

 

“지질탐사 사업에 전환을 일으켜 사회주의경제강국 건설을 다그치자.”

 

2016년 9월 25일 개최된 ‘북한 전국지질탐사 부문 일군 열성자회의’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한이 전달됐다. 이 서한에는 북한의 지하자원 탐사가 재래식 탐사 방법만 적용해 효율성이 낮은 만큼 현대 과학기술을 토대로 탐사 사업의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담겼다.

 

김 위원장이 지하자원 탐사에 적극적인 이유는 광물자원이 북한 경제를 견인하는 ‘일등 공신’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연간 수출액 28억 달러(약2조9932억 원) 중 광물 수출이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광업과 광공업은 북한 국내총생산(GDP)의 각각 12.6%와 34.9%를 차지한다(2017년 기준).

 

북한의 8개 광화대 - 북한에서는 8개의 광화대(광상 밀집 지역)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광종은 철,금,구리,아연,중석, 무연탄, 유연탄, 몰리브덴, 마그네사이트, 희토류 등이다 - 자료 한국지질자원연구원  / 일러스트 동아사이언스
북한의 8개 광화대 - 북한에서는 8개의 광화대(광상 밀집 지역)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광종은 철,금,구리,아연,중석, 무연탄, 유연탄, 몰리브덴, 마그네사이트, 희토류 등이다 - 자료 한국지질자원연구원 / 일러스트 동아사이언스

북한 사회의 광물자원에 대한 높은 관심은 언론 보도에서도 드러난다. 북한 기관지인 ‘민주조선’에는 2017년 한 해 동안 광물자원 관련 기사가 139건, ‘노동신문’에는 334건이 보도됐다. 평균 하루에 한 건 이상 기사화됐다는 의미다.

 

한반도의 과학기술이 협력 국면으로 들어섰을 때 지질 및 광물자원 개발 분야는 가장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다. 남한은 세계 5~6위권의 광물소비국이지만, 수요 광물의 92.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첨단 산업의 재료인 철, 동, 아연, 몰리브덴, 마그네사이트, 희토류 등의 광물은 수요가 많아 거의 전량 수입한다. 반면 북한은 마그네사이트와 흑연의 경우 세계 10위권 부존 규모와 생산 실적을 갖고 있다. 남한이 필요로 하는 광물종을 북한이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생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몰디브덴. 백금 등에 비해 가격이 낮고 반응성이 비교적 우수한 것이 장점이다. 황 등 여러가지 물질과 혼합해 백금, 이리듐 등 등  고가 촉매를 대체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 wikimedia 제공
몰디브덴. 백금 등에 비해 가격이 낮고 반응성이 비교적 우수한 것이 장점이다. 황 등 여러가지 물질과 혼합해 백금, 이리듐 등 등 고가 촉매를 대체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 wikimedia 제공

고상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반도광물자원개발(DMR) 융합연구단장은 “선캄브리아기(45억 년 전~5억4000만 년 전)부터 신생대(6500만 년 전~현재)까지 전 지질시대에 걸쳐 지질학적 작용의 결과 현재 한반도의 지형 형태와 광물자원이 형성됐다”며 “고생대(5억4000만 년 전~2억5200만 년 전) 이전 남중국지괴에 속한 남한과 달리, 북중국지괴에 속한 북한 지역에는 철, 연-아연, 마그네슘 광상 등 광물자원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 지역 광물자원 매장량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북한이 광물자원에 대한 수급 통계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988년 발행된 ‘조서지리전서’가 북한 지역 광산별 매장량이 기재된 가장 정확한 자료이지만, 30년이나 지난 자료인 만큼 최근 상황은 달라졌을 것으
로 추정된다.

 

풍부한 자원과 달리 북한의 관련 기술 수준은 다소 떨어진다. 광물자원은 지질조사, 탐사, 평가, 채광, 선광, 제련 등 크게 6단계 과정을 거쳐 최종 산물인 순수한 금속 또는 정제된 비금속화합물로 발굴되고 산업에 활용된다. 단계마다 지질조사 기술, 탐사기술, 광상평가기술, 채광기술, 선광기술, 제련기술 및 소재화 기술이 필요하다.

 

DMR 융합연구단이 개발 중인 통합 개발시스템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DMR 융합연구단은 탐사, 채광, 선광, 제련 등 광물자원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연계한 통합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화, 자동화, 원격화된 시스템으로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
DMR 융합연구단이 개발 중인 통합 개발시스템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DMR 융합연구단은 탐사, 채광, 선광, 제련 등 광물자원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연계한 통합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화, 자동화, 원격화된 시스템으로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

 

그간 북한은 기술 습득을 위해 주로 중국과 협력 연구를 진행해 왔다. 대표적인 공동연구가 중국과학원(CAS) 산하 지구물리연구소와 북한과학원 산하 지질학연구소 사이에 이뤄진 연구다. 이들은 1996년부터 20여 년간 동북아 지역 지질에 관한 공동연구를 추진해왔으며, 2016년 2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해 북한 지질에 대한 연구결과를 대거 발표했다.

 

2006년 이후 발표된 북한의 지질관련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논문은 대부분 중국과의 공동연구결과로, 북한의 독자적인 연구결과는 거의 없다.

 

고 단장은 “북한에서 발간하는 정기간행물이나 단행본을 분석해보면, 분야별 북한의 기술 수준은 다소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가장 큰 문제는 열악한 인프라와 관련 기술 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남한의 기술과 북한의 자원이 만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2007.12.14. 인천항에 입항 중인 북한 광물. 아연 2700t이 인천항 3부두로 입항해 하역되고 있다. - 뉴시스 제공
2007.12.14. 인천항에 입항 중인 북한 광물. 아연 2700t이 인천항 3부두로 입항해 하역되고 있다. - 뉴시스 제공

남북이 광물자원 개발 협력 분위기를 조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남한에서는 북한의 검덕, 룡양 및 대흥 광산 개발 사업 타당성 평가를 수행한 바 있다. 이때 북한 지역 광산의 장기적인 개발 가치와 광물종의 가격 전망, 시장 동향 등을 분석하는 타당성 평가가 진행됐지만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중단됐다.

 

또 1997~2011년 북한 정부가 광업 프로젝트에 외국 투자자들의 제한적인 참여를 허용했을 때, 한국광물자원공사, 태림석재, 서평에너지, G-한신 등 우리 측에서는 4개 기업이 참여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에 따른 5·24 대북제재조치로 한국 기업의 접근이 불가능해졌고, 지금까지 투자회수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질 및 광물자원 분야에서 남북의 협력은 한반도의 형성 과정을 지질학적으로 규명해 완성시킨다는 학문적인 의미도 있다. 지질학적 연구는 광상을 형성하는 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되는 만큼 이는 곧 새로운 광물자원을 확보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고 단장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광물종을 북한으로부터 공급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북한의 원료 광물자원으로 한반도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동북아 자원벨트의 중심국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마그네사이트와 티탄철석으로는 항공우주용 구조물이나 엔진 등에 쓰이는 튼튼한 금속재를, 희토류로는 영구자석을, 흑연으로는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개발할 수 있다.

 

그래핀은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강철보다 200배 이상 튼튼해 2004년 처음 발견된 이후 과학 및 산업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 사진 wikipedia 제공
그래핀은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강철보다 200배 이상 튼튼해 2004년 처음 발견된 이후 과학 및 산업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 사진 wikipedia 제공

이를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현재 북한의 8개 광화대(유통 광물이 모여 있는 지역) 중 잠재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는 3개 광화대(무산,혜산-검덕-대흥, 정주-운산)를 대상으로 탐사·채광·선광·제련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고 단장은 “미래 광업 시장은 디지털화, 자동화, 원격화가 하나로 합쳐진 통합 시스템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자원 개발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의 실시간 분석이 가능해지고, 광업은 더욱 안전하고, 예측가능하며, 지속가능한 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과학동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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