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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는 나노 기술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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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30일 14:28 프린트하기

암세포까지 약물배달 

수소에너지 저장

휘어지는 태양전지 

 

바닥에는 풍부한 공간이 있다(There’s plenty of room at the bottom)’.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1959년 12월 29일 캘리포니아공대에서 열린 미국물리학회에서 이런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내용은 개별 원자와 분자를 조작하 는 과정에 대한 것이었다. 아직 물리학이 발견하지 못한 엄청나게 작은 세계, 지금 표현으로는 ‘나노(nano) 세계’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대한 것이었다. 

 

미래에 나노 로봇이 혈관 속에 주입돼 직접 적혈구나 암세포를 치료하는 상황을 상상한 일러스트. - 과학동아 제공
미래에 나노 로봇이 혈관 속에 주입돼 직접 적혈구나 암세포를 치료하는 상황을 상상한 일러스트. - GIB 제공

 1982년 원자 하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주사터널현미경(STM)이 개발되면서 나노기술은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했다. 나노의 가장 큰 특징은 말 그대로 작은 크기다. 신문 한 장의 두께는 10만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쯤 된다. 


나노 수준에서 물질의 형태나 구조를 바꾸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물질이 된다. 최근 나노기술은 진화를 거듭해 의학, 에너지, 소재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1. 의료 -  치료제 넣는 나노입자

 

현재 항암 치료는 모근이나 골수조직처럼 분열이 활발한 건강한 세포 조직까지 파괴해 머리카락이 빠지고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크다.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없앨 수는 없을까. 온몸을 돌아다니며 암세포를 찾아 없애는 ‘깨알보다 작은 나노로봇’이 있다면 가능하다.

 

나노로봇은 지름이 약 100μm (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 분의 1m)인 세포보다 훨씬 작 아 혈류를 타고 체내 어디든 도달할 수 있다.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의료용으로 사용 하려면 조영제나 약물 자체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면서 “이미 체내에 존재하거나 분해 가능한 생체친화적인 물질로 나노입자를 만드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현 교수가 이끄는 IBS 나노입자연구단은 인체 구성 성분인 철을 이용해 지름 2nm의 ‘산화철 나노입자’를 만들었다. 연 구단은 산화철 나노입자로 기존의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보다 훨씬 세밀하게 혈관을 관찰해 조기에 암세포를 찾아낼 수 있는 조영제를 개발했다. doi:10.1038/s41551-017-0116-7 


지난해 7월 연구단은 이승훈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패혈증을 치료할 수 있는 나노입자도 개발했다. 패혈증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온몸에서 과도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연구팀은 패혈증 초기에 과도하게 발생하는 활성산소가 이런 기작을 유발한다고 보고, 세리아(산화세륨·CeO2) 나노 입자가 지르코니아(산화지르코늄·ZrO2)와 결합하면 활성산소를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세리아와 지르코니아를 약 7대 3의 비율로 합성했을 때 세포 내 활성산소가 제거되고 염증 반응도 완화시키는 효과가 가장 크다는 사 실을 확인했다. doi:10.1002/anie.201704904

 

현 교수는 “패혈증이 있는 쥐에게 세리아-지르코니아 나노 입자를 주입한 결과 생존율이 2.5배 증가했다”며 “인체에 무해 한지 확인하기 위해 현재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노입자로 패혈증 치료 - IBS 나노입자연구단과 서울대병원 신경과 공동연구팀이 세리아-지르코니아(CeZrO2) 나노입자를 합성해 패혈증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았다. 패혈증 원인인 활성산소를 없애는 세륨3가 이온(Ce3+)을 증가시키는 원리다. 쥐의 맹장을 터뜨려서 패혈증을 일으킨 결과, 아무 처리를 안 했을 때보다 세리아-지르코니아 나노입자를 넣었을 때 생존률이 2.5배나 높았다.  - IBS 제공
나노입자로 패혈증 치료 - IBS 나노입자연구단과 서울대병원 신경과 공동연구팀이 세리아-지르코니아(CeZrO2) 나노입자를 합성해 패혈증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았다. 패혈증 원인인 활성산소를 없애는 세륨3가 이온(Ce3+)을 증가시키는 원리다. 쥐의 맹장을 터뜨려서 패혈증을 일으킨 결과, 아무 처리를 안 했을 때보다 세리아-지르코니아 나노입자를 넣었을 때 생존률이 2.5배나 높았다. - IBS 제공

 

 

2. 에너지 - 구멍 숭숭 뚫어 수소 저장

 

미래 친환경 에너지 가운데 실용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단연 수소다. 수소는 빛을 촉매로 삼아 물을 전기분해해 만들 어지는 만큼 자원이 무한하고 유해 물질이 없다. 동일한 질량 의 가솔린을 태웠을 때보다 에너지는 3배 많이 생성한다. 


하지만 수소에너지로 화석연료를 대체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수소가 가연성이 큰 탓에 저장하거나 수송하는 과정에서 폭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소는 색깔이 없고 냄새가 나지 않아 연료가 새더라도 인지하기 어렵고, 기체이기 때문에 확산과 화염 속도가 빠르다. 또한 수소는 기화 온도가 영하 약 253도로 매우 낮아, 다른 기체에 비해 저장하기가 훨씬 어렵다. 


전문가들은 수소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수송하는 해결책으로 나노입자를 떠올렸다. 손준우 POSTECH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은 2016년 7월 바나듐(V) 산화물 격자에 수소를 덧씌우는 방식으로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하고 수송할 수 있는 나노 소재를 개발했다. 손 교수는 “나노격자 구조체는 표면적이 넓어서, 그만큼 수소를 많이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준우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개발한 신소재. 백금 나노입자와 결합시킨 터널 격자 구조의 바나디움 산화물(VO2) 박막에 수소가 단위 격자당 2개씩 달라 붙을 수 있다. - 동아사이언스 제공(자료: 네이처 머티리얼스)
손준우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개발한 신소재. 백금 나노입자와 결합시킨 터널 격자 구조의 바나디움 산화물(VO2) 박막에 수소가 단위 격자당 2개씩 달라 붙을 수 있다. - 동아사이언스 제공(자료: 네이처 머티리얼스)


바나듐 산화물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격자 구조로, 여기에 수소가 들어가면 수소의 전자가 금속 원자로 이동하기 때문에 수소를 붙들어 놓을 수 있다. 연구팀은 바나듐 산화물로 만든 박막에 백금 나노입자를 붙여 수소를 격자 내 원하는 위치에 붙이거나 뗄 수 있는 소재를 만들었다. (doi:10.1038/nmat4692)


이 소재가 저장할 수 있는 수소의 양은 기존 수소저장합금 과 비슷하지만, 약 120도의 낮은 온도에서도 수소를 붙이거나 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손 교수는 “이 소재에 수소를 다 량 붙이면 전자 간 상호작용이 일어나면서 절연체가 된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밝혀냈다”며 “이런 특성을 이용하면 수소 저장은 물론, 나노이온소자로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 대했다.

 

 

3. 소재 - 양자점 이용한 TV와 태양전지 


최근 기존 TV보다 선명하고 또렷한 화질로 유명세를 탄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양자점(퀀텀닷)을 이용해 만들었다. 양자점은 크기가 수 nm 수준으로 작은 원자들이 뭉쳐져 있어 지름이 수십 nm에 지나지 않는 미세한 반도체 결정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 발광다이오드(LED)에 양자점 소재를 사용한 QLED TV를 개발해 시판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2015년 발광다이오드(LED)에 양자점 소재를 사용한 QLED TV를 개발해 시판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물질은 크기에 따라 에너지 밴드갭이 달라지면서 전기적, 광학적 성질이 크게 달라진다. 이런 성질은 나노 단위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래서 양자점의 크기와 모양을 조절하면 각각 다른 색깔의 빛을 낼 수 있다. 양자점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빛을 흡수하는 파장과 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양자점이 작으면 에너지 밴드갭이 커지면서 보라색 계열의 빛을 내고, 양자점이 크면 이와 반대로 붉은색 계열의 빛을 낸다. 이런 성질을 이용하면 양자점의 크기와 모양을 조절해 각기 다른 색깔을 내는 디스플레이를 만들거나, 거꾸로 빛을 흡수해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전지도 만들 수 있다. 


김동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계산과학연구센터 선 임연구원은 “태양전지의 경우 대개 황화납(PbS) 양자점으로 만든다”며 “황화카드뮴 등 다른 재료에 비해 에너지 밴드갭이 햇빛을 흡수하는 데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자점 태양전지는 아직 연구 초기단계이지만 학계에서는 몇 년 안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 한다. 김 선임연구원은 “실리콘으로 만든 태양전지는 두껍 고 단단할 뿐만 아니라 공정이 까다로워 비용이 많이 든다”며 “양자점 태양전지는 광흡수 효율이 100배 더 뛰어날 뿐 아니 라, 두께도 1000분의 1에서 100분의 1로 얇아 마음대로 휘거 나 접을 수 있고, 공정 과정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파란색, 초록색, 노란색을 내는 양자점을 묘사한 일러스트. - Joint Quantum Institute 제공
파란색, 초록색, 노란색을 내는 양자점을 묘사한 일러스트. - Joint Quantum Institute 제공

하지만 양자점 태양전지가 상용화되려면 전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양자점 태양전지로 생산할 수 있는 전압은 이론 상 0.9~1V인데, 실제로는 약 0.5V에 그친다. 올해 3월 김 선임연구원은 제프리 그로스만 미국 매사추 세츠공대(MIT) 재료과학공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황화납 양자점의 표면에서 납 또는 염소 원소의 결함이 나타나기 쉬워 전력 소모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김 선임연구원은 “양자점 표면에서 원소의 결함이 일어나지 않도록 양자점을 합성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doi:10.1021/acsnano.8b00132 


이 외에도 전문가들은 나노입자를 이용해 포유류처럼 미세한 촉각을 느낄 수 있는 나노 전자피부, 탄소나노튜브를 이 용해 실제 사람의 신경세포처럼 정보를 처리하는 인공두뇌, 전기저항이 작은 나노와이어를 이용해 마음대로 휠 수 있는 투명 전극 등 다양한 분야에 나노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유지범 나노기술연구협의회 회장은 “나노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면서 “나노 기술이 미래 첨단제품을 만드는 핵심기술로 자리 잡도록 전문가들이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전! 내가 만드는 미래 나노기술_나노영챌린지 2018 

 

평소 아이디어로만 떠올렸던 나노기술을 실제로 구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나노기술연구협의회는 나노기술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나노영챌린지 2018’을 개최한다. 직접 고안한 나노 기술로 창의성을 겨루는 이번 대회는, 심사를 거쳐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최종 심사에서 선발된 팀에게는 아시아 지역 나노 관련 국제행사에 참가 할 수 있는 자격도 주어진다. 대학생과 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나노영챌린지 2017 시상식 모습
나노영챌린지 2017 시상식 모습

공모 분야 
분야 1 : 새로운 나노기술 만들기(신기술창출능력) 
분야 2 : 풀지 못했던 나노기술 문제 풀기(문제해결능력) 
분야 3 : 나노기술로 좋은 세상 만들기(사회적가치창출능력) 


접수기간 
2018년 5월 1~25일(총 25일간) 
(5월 25일 24시까지 접수 완료 분에 한해 인정) 


접수방법 
첨부된 참가서류 작성 후 e메일을 통한 온라인 접수 (kontrs@kontrs.or.kr) 


제출 서류 
참가신청서 및 제안서 
개인정보 수집, 조회, 활용 및 제3자 제공 동의서 


참가자격 
대학생 및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개인 혹은 팀 


시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300만 원) 
나노기술연구협의회장상(100만 원)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상(100만 원) 
국가나노인프라협의체회장상(100만 원) 


문의
나노기술연구협의회 사무국 02-2057-4788,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ID ‘나노기술연구협의회’

이메일 kontrs@kontrs.or.kr 

 

자세한 내용은 나노기술연구협의회 홈페이지(www.kontrs.or.kr)에서 확인바랍니다. 

 

 

*출처: 과학동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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