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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의 한의학, 北의 고려의학이 협력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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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30일 18:13 프린트하기

※편집자주. 11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졌다.  ‘2018 남북정상회담’의 표어는 ‘평화, 새로운 시작’으로 정해졌다. 어렵게 찾아온 대화의 기회가 평화의 시작이 되기를 기원하는 바람에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평창동계올림픽 직후인 지난 3월 각 분야 과학기술인들을 모아 머리를 맞댔다. 화해모드에 들어선 남북이 과학기술 교류를 통해 상호 발전할 수 있는 분야를 도출하기 위해서다.

 

이번 과학동아 5월호 시사기획에서는 4·27 남북정상회담을 맞아 분주한 남북 과학기술계의 움직임을 다뤘다.  그 중 ▲광물자원 개발 ▲백두산 연구 ▲재난 대응 ▲식량 안보 ▲전통 의학 분야를 차례로 싣는다. 

 

[남북 과학기술 협력 분야] 전통 의학

 

북한 고려의학과학원 소속 의료진이 환자를 치료 중인 모습. 북한은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임상 경험이 풍부하다. - 연합뉴스 제공
북한 고려의학과학원 소속 의료진이 환자를 치료 중인 모습. 북한은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임상 경험이 풍부하다. - 연합뉴스 제공

전통의학을 일컫는 남한과 북한의 단어는 서로 다르다. 남한에서는 ‘한의학’으로, 북한은 ‘고려의학’으로 지칭한다. 한의학과 고려의학은 모두 동의보감(아래 사진)을 비롯한 전통 의학과 민족 고유의 의약 경험으로 부터 유래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동일하다. 남북이 가장 수월하게 협력을 시작할 수 있는 분야라는 의미다.


분단 이후 한의학과 고려의학은 몇 가지 차이가 생겼다. 남한은 ‘대한민국약전’과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의해 한약의 기준을 정한다. 반면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약전(북한 약전)’으로 고려약의 품질규격을 수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약물을 부르는 방식에도 차이가 생겼다. 가령 남한 약전에 ‘황기’ ‘길경’ ‘결명자’ 라고 부르는 약재를 북한에서는 각각 ‘단너삼’ ‘도라지’ ‘결명씨’ 등으로 한자를 최소화하고 순우리말에 가깝게 부른다.


몇 가지 고려약은 한약과 다른 기원을 쓰기도 한다. 가령, 폐질환에 쓰이는 사삼(沙蔘)의 경우 한약은 잔대를 재료로 삼지만, 고려약은 더덕을 쓴다. 천식 치료에 쓰이는 전호(前胡)는 한약에서는 바디나물을 쓰지만, 고려약에서는 생치나물을 쓴다.


이준혁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정책연구센터장은 “한의학의 이론체계와 처방은 남북이 공유하는 소중한 민족 문화”라며 “공동연구와 협력을 통해 일부 차이점을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Jocelyndurrey 제공
Jocelyndurrey 제공

2001~2008년 전통의학 분야에서 남북 교류는 활발한 편이었다. 인도적 차원의 물품 지원과 함께 2003년과 2006년에는 한의학 학술토론회가 평양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교류는 기본 정보를 교류하는 수준에 그쳤을 뿐 실질적인 연구 협력으로 확대되지는 않았다.

 

1996년 발행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약전’의 모습. 현재는 제 7판까지 나왔다. - 통일부 제공
1996년 발행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약전’의 모습. 현재는 제 7판까지 나왔다. - 통일부 제공

전통의학에 대한 높은 관심과 풍부한 임상 경험은 고려의학이 가진 장점이다. 북한은 1990년대 이후 경제난과 동구권 국가들의 붕괴로 신약 공급체계가 와해됐다. 벼랑 끝에 몰린 북한이 선택한 전략은 고려의학을 발전시키는 것이었다. 남한의 한의학 정부연구기관인 한국한의학연구원에 해당하는 북한 고려의학과학원을 중심으로 2016년에는 5만여 건의 민간요법을 이론적으로 체계화했다. 또 고려약 위주로 제약 공장을 세우고, 의료 인력 양성과 진료에도 양·한방을 병행했다. 1995년 이전에는 현대의학에 뿌리를 둔 치료가 80%였지만, 최근에는 전통의학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북한의 국가우표발행국이 발행한 조선의 3대 고려의학 고전을 소개하는 기념우표. ‘향약집성방’ ‘동의보감’ ‘의방류취’가 여기 포함된다. - 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국가우표발행국이 발행한 조선의 3대 고려의학 고전을 소개하는 기념우표. ‘향약집성방’ ‘동의보감’ ‘의방류취’가 여기 포함된다. - 연합뉴스 제공

북한은 남한과는 다른 식생대에 분포하는 만큼 남북 협력연구가 이뤄질 경우 남한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한약 자원을 획득하고 연구할 수 있다. 2011년 개정된 북한 약전 제 7판에는 고려약제 471종과 고려약 제제 254종이 실려 있다.


이 센터장은 “남북 전통의학혁렵센터를 설립해 공동연구를 진행한다면 남한은 북한의 한약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며 “전통의학 협력 연구는 일종의 작은 통일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예슬 기자

ys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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