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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성공의 가설]네이버 대신 편지 선택한 P2P 투자, 8퍼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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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성공의 가설]네이버 대신 편지 선택한 P2P 투자, 8퍼센트

2018.05.07 14:00

"누구나 자신만의 가설을 가지고 창업에 나선다.
창업은 그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
성공한 가설도, 실패한 가설도 스타트업 성장의 자양분이 된다.
각자의 영역에서 성공한 스타트업은 어떤 가설을 어떻게 검증해 왔을까.
멋진 스타트업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이른바 '스타트업 성공의 가설'이다."

 

8퍼센트는 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개인 간 거래(P2P) 스타트업이다. 대출이 필요한 기업이나 개인이 8퍼센트를 통해 일반 투자자에게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는 개별 상품에 투자해 약속된 수익을 얻는다. 8퍼센트는 2014년 창업해 80조 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 시장을 개척한 국내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이다. 김현우 8퍼센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스터디맥스와 직방 등 국내 대표 스타트업을 거쳐 2016년 9월 8퍼센트에 합류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현우 8퍼센트 CMO - 정재기 기자 제공
김현우 8퍼센트 CMO - 정재기 기자 제공

 

 

가설 1. 회사의 진정성을 알리는 것이 퍼포먼스 향상에 도움이 된다

 

"방법은 다양하지만 마케팅 목표는 하나에요. 실제 매출에 기여하는 것이죠. 퍼포먼스 마케팅은 정확한 타깃팅과 효율 분석이 가능해 명확한 기여도를 측정할 수 있지만 브랜딩을 위한 콘텐츠 마케팅은 매출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어려워요. 그래서 보통 성과를 개별 콘텐츠 조회 수나 유기적 도달로 잡고 이를 늘리기 것을 목표로 하죠. 8퍼센트도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조회 수나 도달이 아닌 회사의 철학과 비전,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진정성 있게 전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 by 김현우 8퍼센트 CMO" 

 

8퍼센트가 조회 수가 아닌 진정성 있는 회사 관련 콘텐츠 제작으로 마케팅 목표를 바꾼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콘텐츠 조회 수가 대박이 나면서다. 8퍼센트는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회사 소식보다 '스마트폰 금융거래 안전 수칙 7가지', '통장 쪼개기 노하우' 등 대중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정보성 콘텐츠 제작에 힘썼다. 그러던 중 몇몇 정보성 콘텐츠가 네이버 메인에 소개되면서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콘텐츠 대박에도 8퍼센트 고객으로 유입되는 트래픽은 거의 없었다. 독자들은 정보만 소비하고 8퍼센트에 대한 인지 없이 콘텐츠를 빠져나갔다. 

 

네이버 테크판 메인에 노출된 8퍼센트 콘텐츠 - 정재기 기자 제공
네이버 테크판 메인에 노출된 8퍼센트 콘텐츠 - 정재기 기자 제공

"콘텐츠에 정말 많은 트래픽이 들어와도 실제 이용자로는 전환되지 않았어요. 콘텐츠 마케팅 목적을 다시 설정할 필요가 있었죠. 이효진 8퍼센트 대표가 몇 번 고객에게 편지 형식으로 회사 소식을 전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고객들은 우리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고, 지금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또 P2P 산업에 어떤 이슈가 있는지에 관심이 있다는 걸 발견했죠. 그래서 8퍼센트나 P2P금융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핵심가치인 '신뢰', '혁신', '연결'을 진정성 있게 전하는 것으로 마케팅 목적을 바꿨어요. 지금은 정보성 콘텐츠 제작이나 검색 상위 노출을 위한 키워드 설정은 고민하지 않아요."

 

8퍼센트는 '8퍼센트 소식', '8퍼센트 편지', '8퍼센트 고객 이야기' 등의 콘텐츠로 회사 소식과 철학, 현재 이슈를 전하며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비록 이전보다 개별 콘텐츠 조회 수는 낮아졌지만 실제 사용자로의 전환율은 확연히 높아졌다.   

 

사용자에게 회사 소식을 전하는 8퍼센트 편지 - 정재기 기자 제공
사용자에게 회사 소식을 전하는 '8퍼센트 편지' - 정재기 기자 제공

"매월 보통 150여 개의 투자자 후기가 올라오는데 많은 분들이 8퍼센트의 철학이 담긴 콘텐츠를 접하고 저희를  신뢰할 수 있게 됐다고 하세요.  콘텐츠 덕분에 8퍼센트를 더 이해하게 됐고 신뢰와 호감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거죠. 콘텐츠 마케팅 목표를 조회 수에서 회사의 진정성을 알리는 것으로 바꾸면서 8퍼센트 자연 유입 사용자가 이전 대비 120% 늘었어요. '회사의 진정성을 알리는 것이 퍼포먼스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가설'이 맞았던 셈이죠."  

 

가설 2. 투자 정보도 전달 방식에 따라 훌륭한 혜택이 된다


"보통 인기 있는 투자 상품은 수익률과 안정성이 높은 상품이에요. 여기에 투자를 유치하는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으면 더 큰 관심을 받죠. 요즘은 수제맥주펍이나 뮤지컬 등 말랑말랑한 상품이 단연 인기입니다. 이런 상품은 투자가 오픈되면 순식간에 완료돼요. '오픈 정보를 늦게 알아 투자를 못했다'라는 상당수 고객 반응에 정보를 빠르게 전달 받는 것만으로도 투자자에게는 좋은 혜택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 by 김현우 8퍼센트 CMO"
 
지난 3월 8퍼센트가 진행한 외식기업 '월향' 투자 상품은 고객에게 정보를 전하는 방식을 달리해 큰 성공을 거뒀다. 월향 투자 상품은 수익률 10%에 두 차례에 걸쳐 총 10억 원을 모으는 프로젝트였다. 펀딩 규모가 커 투자자 모집에 오랜 시간이 걸릴까 우려됐지만 비슷한 조건의 상품 대비 짧은 시간에 투자가 완료됐다.

 

8퍼센트가 진행한 월향 투자 상품 - 정재기 기자 제공
8퍼센트가 진행한 월향 투자 상품 - 정재기 기자 제공

비결은 사전예약 마케팅이었다. 8퍼센트는 월향 투자를 오픈하면서 P2P 업계 최초로 사전예약 마케팅을 진행했다. 투자 오픈 일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마케팅 정보 수집에 동의한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예약을 받았고 참여한 사람에겐 투자 오픈 정보를 가장 먼저 알려주고 월향 막걸리도 증정하기로 했다. 

 

월향은 사용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가진 기업이고 투자 수익률도 높아 오픈 정보를 먼저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메리트를 느낄 고객이 많을 거라 판단했고 예상은 적중했다. 월향 투자 사전예약에는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2700여 명이 참여했다.  더 고무적인 점은 사전예약자 중 45%가 실제 투자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8퍼센트가 진행한 월향 사전예약 마케팅 - 정재기 기자 제공
8퍼센트가 진행한 월향 사전예약 마케팅 - 정재기 기자 제공

"월향 투자 상품은 저희에게도 큰 프로젝트라 꼭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었어요. 보통은 투자 금액별로 특별 리워드를 제공해 투자를 유인하지만 매력 있는 기업 상품은 정보 전달 방식을 컨트롤하는 것만으로 훌륭한 혜택이 된다는 걸 확인했어요. 덕분에 월향 1차 펀딩은 3시간, 2차는 하루 만에 투자가 완료됐어요. 비슷한 수익률의 투자 상품이 보통 완료까지 평균 일주일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성공한 마케팅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설 3. 고객의 소리에 응답하면 서비스가 성장한다


"8퍼센트는  '쓴소리', '8 보채(‘8퍼센트를 보채주세요’)' 등 고객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해 꾸준히 서비스에 반영하고 있어요. 고객 설문조사로 서비스를 개선한 것 중에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게 최소 투자단위를 5,000원으로 낮춘 거였어요. 회사 입장에서 투자 단위 변경은 부담이 되지만 고객의 소리에 응답해야 플랫폼이 성장한다는 믿었고, 충분한 성과를 거뒀어요. - by 김현우 8퍼 센트 CMO" 

 

처음 8퍼센트의 최소 투자단위는 5만 원이었다. 5만 원은 있어야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 많은 고객이 투자단위를 낮출 것을 원했다. 투자 금액을 낮추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지만 8퍼센트 입장에선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가령 투자금 1억 원을 모은다고 할 때 최소 투자단위가 5만 원이면 투자자 2000명으로 펀딩을 완료할 수 있다. 5000원이라면 2만 명의 투자자가 필요하다. 최소 투자단위를 낮추면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이 낮아져 더 많은 신규 투자자를 모아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최소 투자단위를 5,000원으로 낮춘 8퍼센트 - 정재기 기자 제공
최소 투자단위를 5,000원으로 낮춘 8퍼센트 - 정재기 기자 제공

8퍼센트는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해 투자 최소단위를 5만 원에서 1만 원, 다시 5000원으로 낮췄다. 많은 고객이 원했던 만큼 투자 참여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마케팅팀은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와의 제휴 마케팅으로 신규 투자자 유치를 크게 늘리며 최소 투자단위 조정에 따른 부담을 덜었다.

 

8퍼센트 마케팅팀 - 정재기 기자 제공
8퍼센트 마케팅팀 - 정재기 기자 제공

"최소 투자단위를 5000원으로 낮추면서 고객들이 먼저 긍정적 후기를 올리고, 저절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어요. 덕분에 5000원 조정 이후 8퍼센트 월별 신규 투자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배 이상 상승했어요. 지난해 8월 고객 요청으로 진행한 자동 분산투자 개편도 이용자 수 3.4배 성장으로 나타났어요. 무엇보다 8퍼센트는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회사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고객들에게 더 많은 신뢰를 받게 된 게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필자소개

정재기 IT칼럼니스트. 스타트업 성장 과정과 성장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매력을 느낀다. 결과보다는 과정, 기술보다는 아이디어, 기업보다는 사람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이야기를 풀어 가고 싶다. 성장 스토리에 인사이트를 더하는 작업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매력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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