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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I/O 2018] ② 머신러닝과 웰빙 챙긴 안드로이드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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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5월 10일 16:00 프린트하기

구글은 8일 (현지시각) 자사 연례 개발자 행사 I/O 키노트를 통해 안드로이드 P를 소개했다. 안드로이드는 올해로 공개, 배포된 지 10년을 맞이했고, 그 사이에 수없이 많은 판올림을 이어 왔다. 1.5버전인 C의 ‘컵케익’부터 시작한 디저트 코드명은 이제 하나의 안드로이드 문화가 됐고 1년에 한 번 이뤄지는 큼직한 업데이트의 가장 큰 이야깃거리로 자리잡았다. 올해도 정식 코드명이 발표되기 전에 P라는 ‘코드명의 코드명’이 주어진 채 베타 테스트가 시작됐고, 그 변화의 방향성이 구글 I/O를 통해 공개됐다.

 

새 안드로이드의 코드명은 P다. 아직 전체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다. - 최호섭 제공
새 안드로이드의 코드명은 P다. 아직 전체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다. - 최호섭 제공

안드로이드P의 지향성은 ‘인텔리전스’, ‘단순함’, ‘디지털 웰빙’으로 정리된다. 이들을 묶어주는 중심은 여느 구글의 제품들처럼 머신러닝에 달려 있다. 없던 기능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기존의 기능을 머신러닝을 통해 해석하면서 더 편리하게 개선해 기기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P는 인텔리전스, 단순함, 데이터 웰빙을 중심에 두었다. - 최호섭 제공
안드로이드 P는 인텔리전스, 단순함, 데이터 웰빙을 중심에 두었다. - 최호섭 제공

 

 

인텔리전스, 알아서 입맛 맞춰

 

세 가지 주제 중 첫번째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기기를 더 효과적으로 쓰는 요소들이다. 이용자의 습관 학습은 오랫동안 구글이 해 온 일이지만 안드로이드P 안에 작은 텐서플로 엔진을 넣으면서 더 적극적인 분석이 이뤄지게 된다.

 

'어댑티브 배터리’는 머신러닝으로 앱의 작동을 제어하는 기능이다. 스마트폰에게 배터리는 가장 큰 불만으로 꼽힌다. 배터리 이용시간을 늘리려면 하드웨어적인 조건도 있지만 주어진 배터리를 효과적으로 쓰는 운영체제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 동안은 프로세서의 코어 운영을 조정하고, 최적화가 이뤄져 왔다. 지금도 이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구글은 여기에 머신러닝을 더했다. 안드로이드P는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쓰는 패턴과 앱의 활용 빈도를 분석해서 백그라운드에서 필요 없이 시스템 자원을 활용하는 대신 필요할 때 모아서 처리하도록 한다. 구글은 이 방식으로 안드로이드P의 앱이 CPU를 깨우는 빈도를 30% 줄였다. 그만큼 배터리 이용 시간이 길어진다.

 

이용자 습관을 읽어 화면 밝기를 조정하는 적응형 밝기 - 최호섭 제공
이용자 습관을 읽어 화면 밝기를 조정하는 적응형 밝기 - 최호섭 제공

화면 밝기 조절도 학습한다. '어댑티브 밝기'는 화면 밝기가 적절하게 맞춰진다. 단순히 밝기만 손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을 인식해서 밝기를 조절하는 기능에 머신러닝 기반의 학습을 더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조도 센서를 이용해서 밝기를 맞춰주는데 그게 누군가에게는 너무 밝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너무 어둡다. 그래서 이용자가 밝기를 직접 만지기도 하고, 아예 자동 밝기를 꺼두는 경우도 있다. 기기가 적절한 밝기를 맞춰주지 못하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많아지기도 한다.

 

안드로이드P는 기본적으로 자동 밝기 조정 기능이 들어가 있지만 이용자가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밝기를 직접 맞추면 이를 학습해서 점차 원하는 밝기를 유지해준다. 습관을 학습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는 배터리 이용 시간에 도움을 준다.

 

지금 필요한 앱과 액션을 추천해준다. - 최호섭 제공
지금 필요한 앱과 액션을 추천해준다. - 최호섭 제공

'앱 예측' '앱 액션'은 안드로이드를 쓰는 습관을 바꿔 놓을 기능이다. 스마트폰에 깔리는 앱들이 많다보니 앱 서랍에서 필요한 앱을 찾는 것도 꽤 복잡한 일이다. 습관이나 상황에 맞는 앱을 찾아주는 것 역시 머신러닝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이다. 이는 지난해 안드로이드 8인 오레오와 픽셀 런처에서도 있던 기능인데, 안드로이드 P로 업데이트되면서 정확도가 60% 향상됐다. 필요할 때 앱 서랍을 열면 맨 위에 원하는 앱이 있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앱과 동작은 묶어서 작동을 단순하게 만드는 앱 액션이 안드로이드의 중요한 기능으로 자리잡는다. - 최호섭 제공
앱과 동작은 묶어서 작동을 단순하게 만드는 앱 액션이 안드로이드의 중요한 기능으로 자리잡는다. - 최호섭 제공

여기에 단순히 앱만 추천해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 행동을 예측해서 알려주기도 한다. ‘앱 액션(App action)’으로 부르는 기능인데,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거나 운동 앱을 열고 달리기를 시작하는 등의 액션이 함께 앱 서랍에서 제시된다. 이어폰을 꽂으면 자주 듣는 음악의 플레이리스트를 보여주는 식으로 일 처리의 단계를 줄여주는 것이다. 이 기능은 개발자들에게 공개되고, 앱에 간단한 XML 형태로 액션을 짜서 집어넣을 수 있다.

 

형태는 XML이지만 안드로이드 내에서 자연스럽게 구글 검색이나 구글 어시스턴트, 구글플레이 등과 연결된다. 구글 앱의 검색창에 영화 제목을 검색하면 극장 앱이 이를 읽어서 티켓 예매앱으로 연결해준다거나 유튜브에서 예고편을 볼 수도 있다. 앱을 이용하는 방법이 꼭 앱을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에서 시작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다. 구글은 이렇게 검색과 앱을 연결하는 것을 ‘슬라이스’라고 부른다. 특정 위치를 검색하면 검색 결과에 리프트 차량을 불러주는 식이다. 안드로이드도 결국 구글 검색의 한 플랫폼인 셈이다.

 

머신러닝 도구인 ML킷이 안드로이드에 들어간다. - 최호섭 제공
머신러닝 도구인 ML킷이 안드로이드에 들어간다. - 최호섭 제공

이렇게 안드로이드P가 이용자에게 맞춰서 움직이는 것은 구글의 머신러닝 프레임이 스마트폰에도 본격적으로 더해지기 때문이다. 구글은 ML킷이라는 이름으로 이미지 라벨링, 텍스트 인식, 얼굴 인식, 바코드 스캔, 랜드마크 인식, 스마트 리플라이 등의 기능을 안드로이드 자체에 품었다. 앱들은 기본적인 머신러닝 킷과 구글의 클라우드 기반 머신러닝 인프라를 이용할 수도 있다.

 

 

단순함, UX의 변화

 

안드로이드P는 각을 없애고 전체적인 UI가 더 둥근 형태를 띈다.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UX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구글 앱을 비롯해 구글이 직접 손대는 픽셀과 안드로이드 원 기기들은 런처부터 달라지게 된다. 대표적인 부분이 구글 검색창으로, 네모난 창 대신 양 옆을 둥글게 만들었다. 이는 픽셀2를 비롯해 최근 기기들이 화면 귀퉁이를 둥그렇게 만드는 것과 일체감을 주기도 한다.

 

안드로이드 제어 버튼도 기능과 모양이 달라진다. - 최호섭 제공
안드로이드 제어 버튼도 기능과 모양이 달라진다. - 최호섭 제공

또 한가지 변화는 버튼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아래를 지키던 세 가지 버튼을 줄이거나 없앴다. 대신 화면 아래에 작은 막대 모양의 홈버튼을 두고 이를 움직이는 것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 버튼을 살짝 누르면 홈버튼이 되고, 아래에서 위로 밀면 앱 서랍이 나온다. 양 옆으로 밀면 다른 앱으로 전환하기도 한다. 이 버튼은 투명하게 처리되어서 되도록이면 원래 화면을 가리지 않는다. 버튼 영역이 콘텐츠를 방해하지 않고 서서히 그 자리를 없애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아래 버튼 독에는 몇 가지 기능들이 더해지는데 기기를 옆으로 눕혔을 때 화면이 자동으로 눕는 대신 회전 버튼이 슬그머니 등장한다. 이때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가로 모드로 바뀐다. 홈 버튼 독이 딱 정해진 역할에 머물지 않고 필요에 따라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디지털 웰빙, 더 나은 삶 위한 기기 활용 고민

 

스마트폰 이용이 점점 늘어나면서 긍정적인 부분 외에도 과몰입 등 다소 우려스러운 목소리도 나온다. 기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쓰느냐는 기술적인 문제를 넘어 사용 습관과도 관련이 있다. 구글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용자에게 생활의 밸런스를 조정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를 시작한다. 이름도 그럴싸하다 ‘디지털 웰빙’이다.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돌아볼 수 있는 대시 보드로 균형을 잡을 수 있다. - 최호섭 제공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돌아볼 수 있는 대시 보드로 균형을 잡을 수 있다. - 최호섭 제공

'대시 보드’는 앱 사용 시간과 빈도 등 습관을 보여준다. 개발자들은 더 오랫동안 앱을 쓰기 원하지만 그게 옳은지에 대해서 구글은 다시 해석하는 것이다. 유튜브를 얼마나 오랫동안 봤고, 오늘은 얼마나 썼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사용 습관을 조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앱 타이머로 앱 사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 최호섭 제공
앱 타이머로 앱 사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 최호섭 제공

그래도 갑자기 유튜브나 게임 이용 시간을 줄이는 게 마음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럴 때는 규칙을 만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앱 타이머’를 이용하면 앱 이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스스로 기기 이용 관리가 어려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뒤집어 두면 방해금지 모드로 전환된다. - 최호섭 제공
스마트폰을 뒤집어 두면 방해금지 모드로 전환된다. - 최호섭 제공

‘방해 금지 모드’도 개선됐다. 방해 금지 모드는 회의나 집중해서 일해야 할 때 전화기를 꺼놓지 않아도 방해받지 않을 수 있도록 전화나 메시지, 앱 알림 등을 꺼두는 기능이다. 이전까지는 설정이나 제어 탭에서 방해금지 모드를 켜고 끌 수 있었는데, 안드로이드P에서는 단순히 기기를 뒤집어놓는 것으로 방해금지 모드를 간단하게 껐다켤 수 있다. 구글은 여기에 ‘셔시(shush)’라는 귀여운 이름을 붙였다. 우리 말로는 ‘쉬!’같은 뉘앙스다. 물론 방해 금지모드에서도 꼭 받아야 하는 긴급 전화 등은 미리 등록해 놓을 수 있다.

 

윈드 다운 모드로 바꾸면 방해금지 모드가 켜지고 화면이 흑백으로 바뀐다. 잠자리에 쓰도록 설계됐다. - 최호섭 제공
윈드 다운 모드로 바꾸면 방해금지 모드가 켜지고 화면이 흑백으로 바뀐다. 잠자리에 쓰도록 설계됐다. - 최호섭 제공

스마트폰이 잠자리를 괴롭힌다는 분석도 계속 나오고 있다. 쏟아지는 소셜 미디어 메시지는 물론이고 푸른색 계열의 청색광이 시신경을 자극해 잠을 편히 이루지 못하게 한다는 의학적인 문제 제기도 이뤄진다. 이 때문에 최근 스마트폰들은 색 온도를 낮춰주는 ‘심야 모드’를 따로 두기도 한다. 구글은 아예 저녁에 스마트폰을 볼 때 필요한 몇가지를 ‘윈드 다운(Wind down)’이라는 이름으로 묶었다. '긴장을 풀고 편안히 쉰다'는 의미다.

 

이 모드를 켜면 먼저 기기가 방해금지 모드로 바뀌고, 화면은 청색광을 빼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흑백 화면으로 바뀐다. 구글 픽셀에서부터 적용하고,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들도 필요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다.

 

구글 기기 외에도 여러 제조사의 제품에서 안드로이드P의 베타 버전을 이용해볼 수 있다. - 최호섭 제공
구글 기기 외에도 여러 제조사의 제품에서 안드로이드P의 베타 버전을 이용해볼 수 있다. - 최호섭 제공

안드로이드P 베타는 이전까지 구글 기기에서만 쓸 수 있던 것과 달리 노키아 7 플러스, 비보 X21, 원플러스 6, 샤오미 미믹스2S, 소니 엑스페리아 XZ2, 에센셜 PH-1, 오포 R15 등의 기기에서도 미리 써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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