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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개구리 멸종으로 내몬 항아리곰팡이, 한국이 발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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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5월 11일 17:55 프린트하기

세계 각지 항아리곰팡이 DNA 분석 결과
한국 항아리곰팡이가 가장 오래돼
20세기 초 국제무역 통해 전 세계로 확산
 

수십 년 동안 수많은 개구리를 멸종으로 내몰아 ‘개구리 흑사병’으로도 불리는 항아리곰팡이가 한국에서 비롯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항아리곰팡이 확산 원인으로는 국제무역을 통한 양서류 수출입이 지목됐다.
 
매슈 피셔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교수가 이끈 21개국 38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항아리곰팡이(Batrachochytrium dendrobatidis)가 한반도에서 처음 발생해 전 세계로 퍼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1일자에 발표했다.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항아리곰팡이 시료 177개의 DNA 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이번 연구에는 세계적인 양서류 생태학자 브루스 월드만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도 참여했다.

 

유럽에서 애완용으로 많이 수입했던 한국산 무당개구리. 병원성 높은 항아리곰팡이가 이 같은 양서류 국제무역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 사진 출처 사이언스·프랭크패스맨스
유럽에서 애완용으로 많이 수입했던 한국산 무당개구리. 병원성 높은 항아리곰팡이가 이 같은 양서류 국제무역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 사진 출처 사이언스·프랭크패스맨스

치명적인 피부병(키트리디오미코시스)을 일으키는 항아리곰팡이는 양서류의 피부에 기생해 피부조직을 구성하는 케라틴을 먹어 치운다. 양서류는 피부호흡을 하기 때문에 케라틴이 사라지면 질식으로 죽는다. 치사율이 90%에 이르고 번식력도 강하다.

 

항아리곰팡이는 1970년대 호주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로 남미와 미국, 유럽 등을 휩쓸며 200여 종을 멸종시켰다. 파나마에서는 토착희귀종인 황금개구리를 10년 만에 멸종시켰다는 보고도 있다. 현존하는 양서류 중에도 3분의 1은 항아리곰팡이 때문에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됐다.

 

연구진은 한국의 개구리에서 비롯된 항아리곰팡이가 유전적 다양성이 가장 높다는 데서 한국이 항아리곰팡이의 발원지라고 분석했다. 유전적 다양성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오랜 기간 동안 유전적 변화가 축적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월드만 교수는 “한국에서 서식했던 초기 항아리곰팡이는 병원성이 높지 않았지만, 해외로 퍼져나가는 과정에서 축적된 돌연변이에 의해 점차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병원성 높은 항아리곰팡이가 한국에서 전 세계로 확산된 시기를 약 50~120년 전, 20세기 초로 추정했다. 이 시기는 애완용이나 식용, 의료용 등으로 양서류의 국제무역이 활발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양서류를 폐사시킨 항아리곰팡이는 유럽에서 애완용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한국산 무당개구리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지금이라도 더 강력한 항아리곰팡이 발생을 막기 위해 양서류 국제무역에 대한 검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에서 자란 양서류가 항아리곰팡이에 감염돼도 폐사에 이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다. 항아리곰팡이가 오랜 기간 서서히 진화한 만큼 양서류 역시 항아리곰팡이병에 대한 면역력을 점점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했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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