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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측정의 날]전기요금, 온도측정 오류 없는 세상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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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5월 21일 14:30 프린트하기

편집자 주 : 최근 세계 표준 학계가 분주하다. 11월 열리는 국제도량형총회에서 7가지 기본 단위 중 길이(m)와 시간(s), 광도(cd)를 제외한 질량(kg)과 온도(K), 전류(A), 몰수(mol) 등 네 가지 단위에 대한 재정의 내용을 확정하기 때문이다. 이 총회에서 결정된 새 표준 단위는 1년 후인 2019년 5월 20일 세계 측정의 날을 기점으로 전 세계적으로 적용된다. 동아사이언스는 표준단위 변화의 원인과 결과를 2회에 걸쳐 알아본다.

 

 

위키피디아 제공
위키피디아 제공
 

앞선 기사에서 다뤘듯, 불변하리라 여겨졌던 질량 기준이 변하고 있다. 질량이 변하면 변화를 피할 수 없는 기본단위도 생겨난다. 바로 ‘전류(A, 암페어)’와 물질량인 ‘몰(mol)’이다. 이 두 가지 기본단위의 현재 정의 내용 속에 질량의 개념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류는 기본 전하량(e), 몰수는 새롭게 정의한 아보가드로수(NA)의 고정된 자연상수 값을 이용해 재정의한다. 여기에 더해 온도의 정의도 새롭게 정해진다.

 

변하는 표준단위와 재정의 내용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변하는 표준단위와 재정의 내용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 전류 기존 정의 확인 어려워...양자물리 기반한 'e'으로 재정의

 

'전류 단위 1A(암페어)는 ‘힘의 법칙으로 1m 길이의 평행한 두 도선사이의 인력‘

 

현재 교과과정에선 전류의 단위에 대해 이렇게 가르친다. 그런데 암페어는 정의가 불분명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면이 있었다. 김남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전자기표준센터 책임연구원은 “기본단위인 A를 제대로 얻기 위해선 다단계의 정밀 측정 단계가 필요해 굉장히 복잡하다”며 “인력을 얻기위해 도선의 길이와 중력가속도 두 도선 사이 거리 등을 정확히 재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질량이 변하는 걸 알게 된 지금, 질량과 가속도로 정의되는 힘을 통해 전류를 정의한 채로 놓아둘 수는 없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전류와 연관된 자연상수값인 기본전하량(이하 e) 이용해 그 값을 알 수 있도록 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 빛의 상수로 정의돼 있던 길이 단위나 플랑크 상수를 활용해 재정의하는 질량처럼, 단위를 특정 물리 상수로 정의하는 것은 모두 양자물리이론에 근거한다. 양자물리학에서는 손에 잡히지 않는 에너지를 포함한 모든 물리 현상이 자연상수로 됐다고 믿는다. 실제로 전류가 흐르는 방향에 수직으로 잰 전압과 전류를 간단한 수식에 넣어서 계산한 값은 띄엄띄엄 특정 정수값으로 나타난다. 1988년 미국 프린스턴대 덩컨 홀데인 교수가 제시한 양자홀 효과다. 그는 2016년 이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받았다.

 

이런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전류를 단위시간 동안 정수값의 에너지를 갖는 전하 알갱이의 일정한 흐름으로 재정의했다. 전하 알갱이가 갖는 e값을 ‘1.1602176634x 10-19 C(쿨롱)’이라는 기준으로 고정할 계획이다. 각 국의 연구진이 단위 시간당 몇개의 전자 지나가는 지 측정하는 장치를 개발하는 중이다. 김남 박사는 “현재 국내에선 고도의 정확도로 고정된  기본전하량 값을 실현하진 못한 상황”이라며 향후 5년 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KRISS 연구진이 기본전하량 측정에 사용되는 단전자 펌프 소자의 성능평가를 진행하고 있다-KRISS 제공
KRISS 연구진이 기본전하량 측정에 사용되는 단전자 펌프 소자의 성능평가를 진행하고 있다-KRISS 제공

● 탄소 원자의 질량 통해 정의된 몰… 아보가드로수로 재탄생

 

처음 과학을 배우는 학생들 대부분은 ‘일곱가지 국제 SI 기본단위 중에 몰(mol)이 왜 포함되느냐’라는 질문을 종종 한다. ‘물질마다 다 특성이 다른데 원자의 개수를 따져 무엇하냐’는 것이다. 그러면 선생님은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보일의 법칙, 이상기체상태방정식 등 물리화학적 법칙들이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의 개수만으로 결정되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야!’

 

몰은 물질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로, ‘탄소-12(C12)의 0.012kg 속에 들어있는 원자의 개수와 같은 수’라고 정의해 왔다. 이경석 KRISS 분석화학표준센터 책임 연구원는 “현재 몰의 정의는 질량에 의존적인 값으로 변화가 필요했다”며 “특히 원자의 개수라는 개념이 세는 사람마다 달라서 정밀한 화학이나 바이오 산업에선 문제가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오류가 일어나지 않도록 표준 학계는 아보가드로 수(이하 NA)를 새로 고정할 계획이다. 현재 몰수를 재정의하기 위한 NA 값으로 '6.02214076X1023' 수치가 제안된 상태다. NA 값 측정을 위해 페레데이 상수를 기본전하량으로 나누는 전하량적정법, 실리콘 결정의 입자 밀도를 통한 엑스선결정밀도 측정법등 다양한 방식으로 중이다. KRISS 측도 실리콘 몰질량의 정밀 측정능력을 확보하기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온도 단위 K, 물의 삼중점에서 볼츠만 상수를 이용해 재정립

 

새로 정립되는 단위 중 마지막 남은 한 가지, 온도의 국제 SI 단위는 일상 생활에선 친숙하지 않은 켈빈(이하 K)이다. 우리가 날씨예보에서 흔히 듣는 섭씨 온도(C)는 K에서 273.15를 뺀 값이다. 섭씨 온도는 물의 어는점과 끓는점을 100등분해 만든 값으로 이번에 K가 바뀐면 섭씨값도 수정될 것이다. 물론 이미 계산된 값이 발표되며 그 차이가 미비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느껴지는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물의 삼중점 셀(얼음, 물, 수증기가 공존하는 상태)-KRISS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물의 삼중점 셀(얼음, 물, 수증기가 공존하는 상태)-KRISS 제공

K는 물의 삼중점에 해당하는, 열역학적 온도의 273.16분의 1인 값이다. 물의 삼중점이란 기체와 액체 그리고 고체 3가지 상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지점이다.

양인석 KRISS 열유체표준센터 책임 연구원은 “자연계의 물을 이용한 K은 질량원기로 측정했던 kg처럼 완전히 인공적인 방법으로 측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빛의 속도처럼 K 역시 기본 상수로 정의하자는데 (학자들이) 의견을 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온도가 분자의 상대적 운동에 의해 달라지는 만큼 관련 자연상수값인 ‘볼츠만 상수’를 최대한 정밀하게 측정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결국 K값은 정확한 볼츠만 상수값 측정이 관건이다. 과거에는 측정시마다, 측정 장비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왔지만 2014년 프랑스에서 측정한 가장 정확도 높은  값을 기준으로 고정값이 정해졌다. 새로 제안된 볼츠만 상수의 값은 그 단위를 kg m2s-2K-1으로 정의할 때 ‘1.380649X10-23’이다.

 

양 연구원은 이번에 새로 정의될 예정인 표준 단위값들에 대해 “과학기술과 산업 전반에 당장 눈에 띄는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앞으로 이를 적용해야할 첨단 분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8 현재 7가지 국제 기본 SI단위의 정의 내용이다. 이중 길이와 시간 광도는 그대로 두고 나머지 질량과 전류, 몰수, 온도등이 자연상수를 이용해 재정의 된다.-KRISS 제공
2018 현재 7가지 국제 기본 SI단위의 정의 내용이다. 이중 길이와 시간 광도는 그대로 두고 나머지 질량과 전류, 몰수, 온도등이 자연상수를 이용해 재정의 된다.-KRIS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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