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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애플 펜슬 끌어안은 6세대 아이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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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5월 25일 17:48 프린트하기

새 아이패드가 출시됐습니다. 지난 3월 말 시카고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표됐던 제품이지요. 발표에 비해 제품 출시는 조금 늦은 편입니다. 어쨌든 9.7인치 아이패드가 1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발표 직후의 반응은 꽤 뜨거웠습니다. 저는 당시에 시카고의 발표 현장에 있었는데 키노트의 분위기는 제품보다도 애플의 교육에 대한 비전으로 가득 찼고, 그 변화의 흐름은 무대에 오른 수 많은 선생님들을 통해 뜨겁게 전달됐습니다. 아이패드는 애플이 추구하는 교육의 진화를 이용하는 단말기였고, 아이패드는 교육 시장의 요구사항들을 고스란히 받아들였습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아이패드 프로 10.5를 쓰고 있는 제게 6세대 아이패드는 오묘한 존재로 다가왔습니다. 키노트가 끝난 뒤 제 머릿속에는 제품보다도 교육 이야기가 더 가득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새 아이패드가 지난해 등장했던 5세대 아이패드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전히 시장의 관심은 아이패드 프로에 있을 것이라고 봤지요. 그런데 키노트가 끝난 뒤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온라인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아이패드 6세대의 디자인은 1세대 아이패드 에어와 거의 똑같습니다. 지난해 5세대 아이패드를 포함해서 세 번째로 쓰이는 겁니다. 아이패드의 스펙은 이미 잘 알려진대로 A10 퓨전 프로세서, 2GB 메모리, 9.7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습니다. 비교될 수밖에 없는 아이패드 프로 10.5는 A10X 퓨전 프로세서, 4GB 메모리, 10.5인치 디스플레이입니다.

 

애플이 비슷한 시기에 두 가지 제품을 함께 판매할 때는 다소 복잡한 셈법이 더해집니다. 아무래도 비싼 제품에는 그만큼의 가치가 더 있어야겠지요. 때로는 크기만 다르게 하기도 하고 프로세서 세대에 차이를 두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프로세서의 세대는 같되 메모리와 그래픽 성능에 차이를 둔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둘 사이의 성능 차이는 프로세서에 있는데, 아이패드 프로에 쓰인 A10X 프로세서와 새 아이패드에 들어간 A10 프로세서는 그래픽을 처리하는 GPU의 차이가 가장 큽니다. A10 프로세서는 아이폰7에 쓰인 것과 특성이 같습니다. 오랜 기기까지 함께 끌고 가는 애플의 앱 생태계 특성상 게임에서 차이를 보이기는 쉽지 않고, 동영상 편집, 인코딩이나 그래픽 디자인처럼 말 그대로 ‘프로’의 영역에서나 구분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실상 성능 차이는 잘 와 닿지 않았습니다. 성능 때문에 답답하거나 불편한 부분은 별로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사람의 오감은 간사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와 제품 두께에서 오는 미묘한 차이는 있습니다. 아이패드 에어가 처음 나왔을 때 놀랐던 감정이 새삼 떠오르기도 합니다. 사실 둘 사이의 차이가 없다면 아이패드 프로 이용자로서도 속상한 일일테지요. 두께가 조금 두껍긴 하지만 그만큼 더 큰 배터리가 들어갔고 체감상으로도 더 오래 쓰는 것은 장점이라면 장점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아이패드 에어2의 더 얇아진 폼팩터를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그리고 스테레오 스피커까지 기대하면 욕심일까요.

 

물론 이 가격대의 태블릿들과 비교해서는 성능, 디스플레이, 디자인 면에서 흠 잡을 데가 없습니다. 시장이 환호했던 이유가 이것이었겠지요.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가 애플 펜슬일 겁니다. 제가 처음 잘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이 아이패드 5세대와 기본적으로 천지차이로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시장의 온도가 다른 것이었는데 그 간극에 펜이 있는 셈이지요.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우리나라는 특히 애플 펜슬에 대한 수요가 많은 편입니다. 아이패드 프로가 이전 아이패드들에 비해서 비싸졌음에도 판매량이 높아졌던 것에도 애플 펜슬의 영향이 큽니다. 저는 글을 쓰는 입장에서 스마트 커넥터 기반의 키보드가 더 편리하지만 이 큼직한 화면을 도화지 삼을 수 있는 펜의 가치는 작지 않은 셈입니다. 더구나 교육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지요. PDF 문서 위에 필기를 한다거나, 발표 자료에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려넣는 등 키보드와 마우스가 뽑아내지 못하는 표현들이 가능할 겁니다.

 

사실 제품 기획자의 입장에서 보면 애플 펜슬을 여전히 아이패드 프로에만 남겨두는 것이 나을 수도 있지만 이를 교육 시장에 접목한다면 프로의 기기보다도 범용적인 기기에 넣는 것이 맞습니다. 한 편으로 애플이 교육과 시장을 두고 바라보는 시각도 읽어볼 수 있지요.

 

당연하게도 기존 애플 펜슬을 그대로 쓸 수 있고 펜이 입력되는 반응 속도나 할 수 있는 일도 완전히 똑같습니다. 키노트에서 발표된 로지텍의 서드파티 애플펜슬 ‘크레용’은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먼저 출시된 미국에서도 교육 시장에서만 구입할 수 있고 당분간은 일반에 판매되지는 않을 겁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태블릿 시장에 대한 관심이 예전같지 않다는 분석들이 많습니다. 초기 태블릿 시장의 관심은 매우 컸고, 그에 비해 태블릿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차라리 큰 화면의 스마트폰이 낫다는 판달을 내리기도 했고요. 하지만 태블릿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이제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적절한 용도가 필요한 시장을 찾아가는 것이지요. 애플은 전문가와 교육 시장을 우선적으로 잡았고, 그 지향점은 잘 맞는 편으로 해석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6세대 아이패드를 ‘교육용’으로 한정 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조금 더 넓게 보면 범용 기기로 보는 시선도 맞습니다. 아이패드 프로가 부담스러웠지만 애플 펜슬이 필요했던 수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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