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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해소해야” 게놈학자 이민섭 이원다이애그노믹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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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5월 30일 03:00 프린트하기

미국과 한국에서 게놈분석 기업을 설립한 이민섭 이원다이애그노믹스 공동대표는 “게놈과 유전자 분석이 꼭 희귀질환같이 심각한 이미지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의료 목적으로 가야겠지만 재미있고 가벼운 서비스로 대중의 인식을 바꿀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이원다이애그노믹스
미국과 한국에서 게놈분석 기업을 설립한 이민섭 이원다이애그노믹스 공동대표는 “게놈과 유전자 분석이 꼭 희귀질환같이 심각한 이미지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의료 목적으로 가야겠지만 재미있고 가벼운 서비스로 대중의 인식을 바꿀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이원다이애그노믹스

“한국에서 게놈(유전체, 유전자 등 한 사람이 지닌 DNA 전체 정보) 사업하기 가장 어려운 점이요? ‘유전자’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의 인식 아닐까요?”

 

이민섭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 공동대표는 미국과 한국에서 게놈해독·분석회사를 경영하며 느낀 어려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의외의 대답을 꺼냈다. 바이오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중첩되고 까다로운 국내 규제를 말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맥이 빠졌다. 하지만 이어지는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갔다.

 

“게놈이나 유전자 검사라고 하면 친자확인 소동, 불륜, 범죄 수사, 희귀유전질환을 먼저 떠올리는 곳이 한국입니다. 특히 희귀유전질환 확률이 높다는 결과가 나오면 ‘집안의 수치’로 여기고 쉬쉬하죠. 게놈 검사를 좋게 보기 힘든 분위기입니다. 미국에서는 재미 삼아 하는 ‘조상 찾기’ 게놈 서비스를 인구의 4%가 이용할 정도로 유행하는 것과 대비되죠.”

 

이 대표는 하버드대 의대에서 게놈 연구를 하다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의 유전자 분석 회사에서 일한 생명정보학 전문가. 그는 게놈 해독과 분석이 갖는 잠재력을 보고 2011년 미국에서 개인게놈정보 분석회사 다이애그노믹스사를 설립했다. 이후 2013년 다이애그노믹스와 한국 내 임상진단 수탁업체인 이원의료재단이 합작해 EDGC를 설립했다. 

 

이 대표는 “이달 창립 5주년을 맞아 좋은 소식이 속속 들리고 있다”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오랫동안 공 들였던 기술특례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5월 11일 통과했고, 태국에서 비침습 산전 검사(기존의 양수나 태반 채취 대신 산모의 혈액에서 태아의 DNA를 분리해 진단하는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해외 사업은 이 대표의 숙원. 그는 “설립 초기부터 해외 사업을 준비했다”며 “연말에는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앞지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대표가 자신의 게놈 해독 데이터로 만든 자신의 사진을 들고 있다. - 사진 제공 윤신영
이 대표가 자신의 게놈 해독 데이터로 만든 자신의 사진을 들고 있다. - 사진 제공 윤신영

 

EDGC가 해외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게놈 해독이 만국 공통의 ‘생명 언어’인 게놈을 다루는 기술이라 어디에서나 통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양한 지역의 게놈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할 수 있는 진단과 서비스, 연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빅데이터’ 특유의 확장성도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이를 위해 EDGC는 2016년 세계 최대 게놈 해독 장비 기업인 일루미나와 미국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공동 설립한 생명과학연구소 브로드연구소 등 12곳과 함께 아시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국제스크리닝어레이(GSA)’라는 국제컨소시엄에 참여했다. 100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의 게놈 데이터를 수집하는 게 1차 목표지만, 그보다는 게놈 데이터의 표준을 세우는 게 더 중요한 목표다. 이 대표는 “30억 쌍의 게놈 염기서열 전체 중 70만 개를 선정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위한 실험 방법 등을 모두 표준화해, 미래 언젠가 필요할 때 바로 비교 연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치매 환자 1만 명의 데이터를 확보한 뒤 바로 영국이나 미국의 치매 환자 1만 명 데이터와 비교하는 식이다.

 

EDGC는 해외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시작한 만큼 해외의 거인들과 겨뤄야 할 처지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게놈 해독 분석 서비스를 실시하는 미국의 ‘23앤드미(23andMe)’ 같은 기업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비슷한 서비스로 경쟁한다면 사업 못 한다. 엄청난 자금을 어떻게 이기나”라며 “협력과 차별화 두 전략으로 토종 바이오 기업의 활로를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력은 GSA 컨소시엄을 통한 데이터 협력이고, 차별화는 서비스 차별화다. 이미 게놈해독분석 서비스에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등 건강검진 데이터를 추가해 선천적 질병 위험도와 후천적 위험도를 함께 측정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최근 바이오 기업의 화두인 게놈 해독 상품의 소비자직접판매(DTC)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는 병원이나 건강검진센터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게놈 해독 상품을 구입해 이용할 수 있는 제도인데, 현재는 피부 노화나 체질량지수 등 직접적으로 질병과 관련이 없는 12개 항목에만 DTC가 허용돼 있다. 그는 “게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면 자연스럽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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