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여기에 과학] 해가 진 다음 왜 바로 어두워지지 않을까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8년 06월 01일 16:00 프린트하기

인천 강화군 석모도 미네랄 온천 노천탕에서 바라본 서해 일몰 -한국관광공사 제공
인천 강화군 석모도 미네랄 온천 노천탕에서 바라본 서해 일몰 -한국관광공사 제공
 

해가 뜨고 지는 일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적인 사건입니다. 하지만 그 장면을 눈에 담는 순간은 언제나 특별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죠. 여름으로 계절이 바뀌고 해가 길어지는 요즘같은 시기에는 많은 연인과 가족들이 일몰을 보기위해 한반도 서해 인근 섬들을 찾곤 합니다.

 

지난 주말에도 인천 강화군에 있는 섬 석모도에는 일몰을 보러 많은 사람이 몰렸습니다. 오후  6시가 넘어서부터 태양의 고도가 가라앉기 시작하며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고, 19시 50분경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며 멋진 빛의 장관을 선사합니다.

 

그때 한 가족이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어요!

 

아빠 : 해가 져도 한 30분 동안은 밝으니까 저기 해변까지 조금 더 걷자.
아이 : 근데 아빠, 태양이 없는데 왜 바로 밤이 안 되는 거지? 1시간도 넘게 안 캄캄해 지기도 하던데.

 

해가 져도 바로 어둠이 찾지 않는 이유는 일출 전이나 일몰 후 빛이 머물러 있는 상태, 이른바 ‘박명 (twilight)’ 때문입니다. 뱀파이어를 주인공으로 하는 SF 헐리우드 영화 '트와일라잇'이 익숙할 텐데요.  문학작품을 보면 옛부터 이를 뜻하는 다양한 단어가 있는 걸 알 수 있어요. 일출 전 박명은 여명이나 서광으로, 일몰 후 박명은 황혼 등으로 부르고 있죠.

 

박명은 상층대기에서 태양 빛이 반사되거나 산란되어 지표면에 도달하면서 발생합니다.  해가 수평선 아래로 사라지거나 올라오기 전, 태양 빛이 여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죠. 태양의 고도에 따라 낮에서 밤이 되기까지 (혹은 밤에서 아침이 되기까지) 시민박명 (civil twilight), 항해박명 (nautical twilight), 천문박명 (astronomical twilight)의 단계(혹은 그 반대순서)를 거치는데요. 그 길이는 위도와 계절에 따라 다릅니다. 위도가 올라갈수록 박명이 길어지는데, 극지방의 경우 밤에도 낮처럼 밝은 백야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태양이 수평선 아래로 6도 내려갈 때까지는 어느 정도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 해 시민박명이라 부르고, 12도 아래로 내려갈 때까지는 선박들이 항해할 수 있는 정도의 밝기는 되기에 항해박명이라고 부른다네요. 천문박명은 밝은 태양빛으로 인해 보이지 않던 달이나 금성 등 다른 천체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그러다 18도 아래로 내려가면 빛이 더 이상 영향을 미치지 못 하고 캄캄한 밤이 되는 것이죠.

 

 

일출전과 일몰후, 태양의 고도에 따른 시민, 항해, 천문 박명을 나타낸 모식도다670-WIKIPEDIA
일출전과 일몰후, 태양의 고도에 따른 시민(civil), 항해(nautical), 천문(astronomical) 박명을 나타낸 모식도다
-WIKIPEDIA 제공
 

서울(북위37도)을 기준으로 시민박명은 태양이 지평선 아래 '0'도에서 '-6도' 사이에 위치할 때이며 계절에 관계없이 30분가량 지속됩니다. 항해박명 때는 태양이 '-6도'에서 '-12도'까지 가라앉게 되며 시민박명후 역시 30여분간 진행됩니다. 이후 '-12도'에서 '-18도' 아래로 떨어지는 천문박명도 30여분 지속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일몰 후 1시간 30~40여분이 지나야 완전히 어두캄캄한 밤이 시작됩니다.

 

6월 1일 현재 기준 일몰 명소로 알려진 강화도의 박명 시간을 살펴볼까요? 오전 3시 23분 천문박명을 시작으로 04시 05분부터 항해박명이, 04시 44분 부터는 시민박명이 진행되며 05시 14분에 아침 해가 수평선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19시 50분에 일몰이 진행될 예정인데요. 20시 21분까지 시민 박명이,  20시 59분까지 항해박명이 이어집니다. 천문 박명이 완료된 21시 41분 이후부터 태양의 영향이 없는 밤이 찾아올 예정입니다.

 

한국의 주요도시별 박명시간은 한국천문연구원이 제공하는 사이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해 두시고요(astro.kasi.re.kr:444/life/pageView/6). 이를 알아두면 해가 지고 언제까지 밖을 거닐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을 겁니다,

 

간혹 통금 시간을 오후 8시나 9시로 두는 집이 아직 있을까요? 혹시 자신의 집이 그렇다면 부모님께 오늘 당장 이렇게 말하세요. ‘일몰 후 천문박명까지 끝나 빛의 흔적이 사라지는 밤은 (요즘엔) 9시 40분은 돼야해! 통금은 최소 10시가 돼야 말이 된다고!’ 말이예요.

 

 

 

편집자주: 일상에서 또는 여행지에서 우리가 서 있는 바로 그 지점. ‘여기’에 숨어 있는 지구와 우주, 생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봅니다. 매주 금요일 찾아올게요!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8년 06월 01일 16:00 프린트하기

 

혼자보기 아까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해 보세요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15 + 8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