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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깃허브를 살릴 것인가 망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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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05일 13:00 프린트하기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 최대 규모의 오픈소스 개발 플랫폼 ‘깃허브’를 인수했다. 인수가는 75억 달러. 상용 소프트웨어의 상징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소스와 코드공유의 상징인 깃허브를 인수한 것은 IT업계 역사책에 기록될만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깃허브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공동 작업을 촉진하기 위해 2008년에 설립됐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오픈소스 코드 저장소 중 하나로 성장했다.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제공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제공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근 발자취를 보면 깃허브를 인수한 것이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사티아 나델라 CEO 부임 이후 클라우드 기업으로 바뀌었으며, 이 과정에서 오픈소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친구가 됐다. 코드플렉스라는 유사 서비스를 하기도 했지만, 2017년 이 서비스를 접고 깃허브 활용을 촉진해왔다.


깃허브에는 8000만 개의 코드와 2800만 명의 개발자가 활동하고 있다. 지난 몇년간 오픈소스 진영에 끊임없는 구애를 펼쳐온 마이크로소프트가 깃허브를 품에 안음으로써 명실상부 오픈소스의 심장이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수 발표 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인수는 개발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깃허브의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비스는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깃허브를 인수한 것은 개발자 생태계의 확장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깃허브에 있는 개발자들을 우군으로 삼으려 한다는 해석이다. 예를 들어 개발자들이 깃허브에 있는 소스코드를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상에서 구동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생태계가 확장되는 것이다.

 

왼쪽부터 크리스 원스트래스 깃허브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냇 프리드먼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 마이크로소프트 웹사이트 제공
왼쪽부터 크리스 원스트래스 깃허브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냇 프리드먼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 마이크로소프트 웹사이트 제공

그러나 이번 인수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선도 적지 않다. 깃허브는 특정 회사의 서비스이지만, 오픈소스 개발자들의 공공재와 같은 존재였다. 공공재를 특정 회사가 소유하게 된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유사한 사례로 자바를 꼽을 수 있겠다. 자바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개발한 프로그래밍 언어인데, 오라클이 썬을 인수하면서 오라클의 소유가 됐다. 오라클은 자바 생태계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약속을 했었지만, 많은 개발자들은 의구심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자바는 여전히 공공재로 남아있다. 하지만 꺼림찍함은 여전하다. 특히 오라클이 구글 안드로이드를 상대로 자바 API 저작권 소송을 벌이면서 “그럴 줄 알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깃허브가 마이크로소프트와 너무 밀접해져서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다른 회사들의 코드가 깃허브를 떠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세계 최대의 코드 저장소로서의 위상이 사라질 수도 있다.


최주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이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깃허브를 비즈니스적으로 이용할 것이라는 예상은 개연성은 있다”면서도 “생각을 해보면 그렇게 했을 때는 (생태계가 무너져서)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해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발자 생태계를 위한 인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측도 세간의 우려를 인지하고 이를 불식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깃허브의 새로운 CEO로 부임하게 된 냇 프리드먼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은 “모든 언어, 모든 운영체제, 모든 클라우드, 모든 디바이스, 모든 개발자”를 약속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자체의 제품이나 서비스, 기술을 위한 깃허브가 아니라 현재처럼 공공재로서의 깃허브를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는 약속이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우리가 최근에 했던 행동들로 판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리눅스는 암”이라고 부르던 스티브 발머 시절의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라, “리눅스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봐달라는 요구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비즈니스적인 목표 없이 8조원이 넘는 돈을 쓰는 회사는 없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당연히 깃허브를 수익창출의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자사 플랫폼을 강요하거나 다른 플랫폼을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여전히 MS를 M$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돈만 밝히는 욕심쟁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소스 회사로, 오픈소스의 친구로 인정받고 싶어한다.


이번 깃허브 인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소스 개발자들의 가장 든든한 친구가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오픈소스 개발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플랫폼을 망친 장사꾼이 되는 첫걸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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