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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문어에 이은 고양이 등장…승부 예측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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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문어에 이은 고양이 등장…승부 예측 가능할까?

2018.06.17 15:00

2018 월드컵 누가 우승할까? 승부 예측의 과학

 

지난 금요일 2018 월드컵이 개막됐습니다. 러시아는 개막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5대 0의 시원한 승리를 가져왔는데요. 러시아의 승리는 이미 예언가 고양이로 불리는 ‘아킬레스’가 예측한 바 있습니다. 지난 월드컵 승부의 족집게 예언가로 활약했던 문어에 이어, 이번 월드컵에서는 고양이가 얼마나 정확한 예측을 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월드컵 승부 예측에 대한 흥미로운 과학을 소개합니다.

 

예언가 고양이 '아킬레스' - 유튜브 캡처
예언가 고양이 '아킬레스' - 유튜브 캡처

 

 

월드컵 예언가 ‘아킬레스’는 특별한 고양이?

 

월드컵을 예측하는 동물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파울’이라는 문어입니다. 파울은 2010 남아공 월드컵 기간 동안 경기결과를 12회나 맞혀 그 정확성을 자랑했죠. 그 외에도 캥거루, 기니피그, 낙타 등 여러 예언가 동물이 등장했으나, 파울만큼 좋은 성적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2018 월드컵에는 고양이가 등장했습니다. 예언가 고양이 아킬레스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미술관에 사는 고양이입니다. 박물관은 쥐들이 작품들을 손상시킬까봐 많은 고양이를 기르는데, 아킬레스는 그중 한 마리입니다. 아킬레스는 작년에 열린 컨페더레이션 컵에서 우승팀을 골라내며 경험을 쌓았습니다.

 

예언가 고양이 '아킬레스' - 유튜브 캡처
예언가 고양이 '아킬레스' - 유튜브 캡처

▼2018 월드컵의 마스코트로 떠오른 고양이 아킬레스

 

 

특이한 점은 아킬레스가 청각장애를 갖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킬레스는 터키시앙고라 종입니다. 터키시앙고라는 우리나라 가정에서도 많이 키우는 종인데요. 아킬레스처럼 하얀 털에 파란 눈동자를 지닌 고양이의 10마리 중 8~9마리는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납니다. 그 원인은 흰 털의 터키시앙고라만의 유전적인 요소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킬레스와 같은 파란 눈의 터키시 앙고라종은 유전적으로 청각장애를 타고 나는 경우가 많다. - GIB 제공
아킬레스와 같은 파란 눈의 터키시 앙고라종은 유전적으로 청각장애를 타고 나는 경우가 많다. - GIB 제공

 

 

때로는 직관이 더 정확하다?

 

아킬레스는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예지력과 직관력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아킬레스의 예측은 경기 전에 두 국기가 그려진 상자 중 하나를 선택하면서 결정됩니다. 아킬레스가 선택한 쪽이 승리하는 쪽입니다. 아무런 정보나 지식도 없이 그저 직관적으로 선택을 해야 하는데요. 과연 이런 식으로 정확한 예측이 가능할까요?

 

최근 연구에 따르면 대체로 부정적으로 여겨졌던 직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심리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한 인터뷰에서, 어떤 사건에서 식별 가능한 단서가 안정적으로 제시된다면, 직관적인 지식도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인간에게 직감은 단지 본능이나 느낌에 따른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뇌에서 일어나는 많은 과정의 결과이기 때문이죠. 

 

뇌는 예측 정보와 현재의 경험을 이전의 경험에 대한 저장된 지식과 기억을 지속적으로 비교하고 다음에 무엇이 올지 예측하는 대형 예측 시스템입니다. 과학자들은 이를 ‘예측 처리 프레임 워크’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틀을 거치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는 감정도 방금 경험했거나 생각한 것에 대한 평가이자, 정보처리에 대한 합리적인 반응일 수 있습니다. 나아가 직관이 부정확한 것처럼 보이지만, 연구에 따르면 지나친 생각이 오히려 의사결정 과정을 심각하게 방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고양이의 직관에 대해서는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겠죠.

 

아인슈타인은 직관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 위키미디어 제공
아인슈타인은 직관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 위키미디어 제공

 

 

인공지능도 예측 경쟁에 돌입

 

올해는 동물뿐 아니라 인공지능도 월드컵 승부 예측에 가담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독일의 도르트문트 공대의 데이터 분석학자 안드레아스 그롤이 이끄는 연구팀입니다. 연구팀은 월드컵 예측을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10만 번 실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결과 17.8%의 확률로 스페인을 월드컵 우승 후보로 꼽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독일, 브라질, 프랑스, ​​벨기에가 뒤를 이었습니다.  

 

도르트문트 공대 연구팀의 예측 순위, 이 결과에 따르면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29위에 머무르고 있다. - 도르트문트 공대 제공
도르트문트 공대 연구팀의 예측 순위, 이 결과에 따르면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29위에 머무르고 있다. - 도르트문트 공대 제공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얻기 위해 세 가지 모델링을 적용했습니다. 2012, 2016 UEFA 유럽 선수권 대회 및 2014 월드컵에서 사용한 회귀 접근법과 랜덤 포레스트에 기반한 머신러닝, 마지막으로 FIFA의 ​​순위와 유사하지만 통계 모델을 기반으로 한 순위 접근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이때 현재 FIFA 순위, 선수 평균 나이, 이전 챔피언스 리그 시즌의 선수 활약 등 과거의 팀의 능력과 개별 선수의 능력에 대한 많은 양의 정보를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팀별로 각 라운드에서 생존할 확률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토너먼트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결과까지 예측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모델에 따르면, 실제로는 독일이 가장 강한 팀으로 스페인이나 브라질과 직접적인 비교에서 우위에 있습니다. 그러나 스페인이 독일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리라 보는 이유는 독일이 준준결승에 진출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만일 독일이 준준결승 진출에 성공한다면 독일 팀은 실제로 스페인을 이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10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쳐 예측한 5단계의 토너먼트 경기 결과. 이 모델에 따르면 독일이 실제로 가장 강한 팀으로 나타났다. - 도르트문트 공대 제공
10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쳐 예측한 5단계의 토너먼트 경기 결과. 이 모델에 따르면 독일이 실제로 가장 강한 팀으로 나타났다. - 도르트문트 공대 제공

연구팀은 “AI가 더해진 새로운 모델링으로 더욱 높아진 예측 품질을 검증하기 위해 이번 월드컵 경기에 소액을 배팅할 계획이다”라며, “그 수익은 모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또 다른 지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골드만삭스도 머신러닝을 통해 2018 월드컵 우승국으로 브라질을 지목했습니다. 브라질의 우승 확률은 18.5%로 10.7%를 얻은 독일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금융회사가 월드컵 예측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노르웨이 경영대학원의 금융학자 알렉스 처치 연구팀에 따르면, 월드컵 결과가 주식 시장의 투자 심리에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금융권은 월드컵이나 중요한 스포츠에 대한 결과 전망을 위해 주식 시장이나 유가 변동에 대해 예측하는 다양한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애국가를 열심히 부르는 팀이 이긴다?

 

경기 예측을 위해 복잡한 메커니즘만 있는 게 아닙니다. 올해 월드컵 경기결과가 궁금하다면 고양이에게 물어볼 게 아니라 경기 전 국가를 부르는 축구팀 선수들을 더욱 면밀히 관찰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유럽 스포츠 과학 저널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각 팀의 선수들이 경기 전에 얼마나 열렬하게 자신의 국가를 부르는지에 따라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영국 스태포드셔대학의 스포츠과학자 매튜 슬레이터와 심리학자들의 공동 연구팀은 UEFA 유로 ​​2016에서 축구팀들이 각 경기에서 자신의 국가를 어떻게 부르는지를 살펴보고 경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선수들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노래하는지, 서로 얼마나 가깝게 서있는지 등 노래의 강도와 얼굴 표정, 신체 언어를 폭넓게 관찰했습니다. 그렇게 드러난 선수들의 열정은 이어지는 경기에서 팀의 승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특히 자신의 국가를 더 크고 기쁘게 노래한 축구팀은 적은 수의 골을 허용했습니다. 또 패자는 바로 탈락하는 16강 이후 녹아웃 단계에서 더 많은 열정이 담긴 노래는 승리의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국가라는 공동체에 대한 열정이 그 팀의 팀플레이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정체성에 기반한 열정의 표현은 성공적 경기 운영의 중요한 예측 요소가 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월드컵 경기결과가 궁금하다면, 축구팀이 경기 전 국가를 부르는 모습을 잘 관찰해 보자. - 뉴시스 제공
올해 월드컵 경기결과가 궁금하다면, 축구팀이 경기 전 국가를 부르는 모습을 잘 관찰해 보자. - 뉴시스 제공

 

 

*출처 및 참고 :

 

http://www.thehindu.com/sport/football/meet-achilles-the-cat-russias-successor-to-paul-the-octopus/article24121718.ece

https://www.mckinsey.com/business-functions/strategy-and-corporate-finance/our-insights/strategic-decisions-when-can-you-trust-your-gut

https://learningenglish.voanews.com/a/world-cup-predictions-spain-brazil-germany-or-russia/4439103.html

https://arxiv.org/pdf/1806.03208.pdf

https://tandfonline.com/doi/full/10.1080/17461391.2018.1431311

 

 

 

※필자소개
이종림. IT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와 과학동아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TV 예능 ‘용감한 기자들’에 출연했다. 최신 IT기기, 게임, 사진, 음악, 고양이 등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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