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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수자원 산업화 첨병 ‘佛 지질광업연구원’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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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16일 10:46 프린트하기

11일 한국 수자원 전문가들이 프랑스 지질광업연구원(BRGM)을 방문했다. 양국 전문가들이 수자원관리 기술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몽펠리에=전승민 기자.
11일 한국 수자원 전문가들이 프랑스 지질광업연구원(BRGM)을 방문했다. 양국 전문가들이 수자원관리 기술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몽펠리에=전승민 기자.

 “프랑스 전역의 지하수를 관리하고, 수질을 정확히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입니다. 지하수 자원은 원활한 도시 식수 공급은 물론, 프랑스의 강점인 포도 농업, 생수 산업 등과도 연관이 깊습니다.”

 

프랑스 남부, 지중해에서 10여㎞ 거리에 자리한 중소도시 ‘몽펠리에’ 인근 지역은 ‘연중 해가 지지 않는 곳’으로 불린다. 풍부한 일조량과 지하수 자원 덕분에 과거부터 프랑스의 중요한 포도 산지 중 하나로 꼽힌다. 풍요로운 지역이다 보니 역사와 유적지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프랑스 지질광업연구원(BRGM)은 한국의 ‘지질자원연구원’처럼 정부가 투자해 설립한 후, 그 운영을 위원회에 일임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자원발굴, 폐광처리 등 다양한 분야 연구를 수행하지만 지하수 연구 분야에서도 세계적 역량을 자랑한다. BRGM의 본원의 위치는 프랑스 오를레앙. 하지만 국내 수자원 전문가들이 관심을 갖는 곳은 몽펠리에 분원이다. 직원 30여 명이 모여 연구하고 있는 소규모 분원이지만 농업과 생수산업에 필수적인 지하수 발굴과 수질 분야 연구 역량이 뛰어나다.

 

11일(현지시간) 오전, 몽펠리에 시내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이동해 찾아간 BRGM 몽펠리에 분원은 낡은 와이너리(와인양조장) 건물을 매입해 연구시설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었다. 지하수 발굴과 활용하고 있는 현장에 최대한 근접하려는 노력으로 보였다. 연구소 곳곳엔 지하수나 수자원 탐사에 사용하는 고무보트 등 각종 탐사장비가 놓여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마르쟐 쟝 크리스토피(Marechal Jean-Christophe) BRGM 몽펠리에 분원 본부장은 “이웃 몽펠리에 대학과 연계해 학생교육임무도 일부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BRGM 몽펠리에 분원은 무엇보다 지하수 연구가 특기다. 세계적으로 지하수의 흐름을 컴퓨터 상에서 시뮬레이션하는 ‘모델링’ 프로그램은 미국이나 독일에서 개발한 것을 주로 사용한다. 이와 달리 프랑스는 자국 환경에 적합한 모델링 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개발해서 사용할 만큼 관련 기술이 뛰어나다.

 

크리스토피 본부장은 “프랑스 전체의 지하수 관측망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것이 임무”라며 “지금은 다양한 수질항목을 측정하지만. 수심 측정 등 단순한 조사는 100년도 전부터 시작했을만큼 긴 역사를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BRGM의 이런 수자원 관리 노력은 산업적으로 가치가 크다. 유럽의 대표적 수자원 연구기관이라면 독일의 BGR, 프랑스의 BRGM 정도를 꼽는다. 그러나 두 기관의 성격은 다소 차이가 있다. 독일이 학술적 목적에서 유럽 전역, 나아가 세계 전역의 수자원 지도 작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반면, BRGM은 실질적은 수자원 활용을 위한 연구가 많다.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강이나 샘, 호수 등의 물을 그대로 이용하는 지표수, 그리고 땅을 뚫고 물을 길어 올리는 지하수로 나뉜다.

 

유럽의 지하수 의존율은 75% 정도이며 덴마크는 거의 100% 지하수를 쓴다. 프랑스는 다소 낮아 60% 정도를 지하수에 의존한다. 지하수 자원을 철저하게 조사, 관리하고 있는 BRGM의 연구 역량은 수자원 산업화의 기틀이 되기도 한다.

 

이를 위해 생수 기업과 활발한 공동연구를 펴는 것도 BRGM의 특징 중 하나다. 최근 세계적인 생수 브랜드 ‘에비앙’을 생산하고 있는 생수기업 ‘다논(Danone)’과 공동으로 몽펠리에 인근 지역 ‘라 살베타트(La Salvetat)’ 지역에서 새 수원지를 개발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미 개발돼 시판 중인 생수 생산지역에 대한 지질조사를 끊임없이 시행하고, 현재의 수질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인다. BRGM은 최근 다논이 바두아(Badoit) 생수를 생산하고 있는 프랑스 르 와르 지방의 쌩 갈미 인근 지질조사를 마치고, 그 연구결과를 지난 해 수질연구분야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하이드롤로지(Journal of hydrology)에 공개한 바 있다. 현재 지질구조상 어떤 원리로 지하수가 생성되고 배출되는지 그 원리를 밝혀내는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런 활동은 지하수의 수질을 유지할 수 있고, 나아가 기업활동과 합쳐져 경제적인 시너지를 내는데 한 몫하고 있다.

 

지하수 자원의 철저한 관리와 안전성 검증도 BRGM의 몫이다. 국내에서는 환경부나 식약처에서 담당하는 업무까지 연구기관에서 과학자들이 맡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크리스토피 본부장은 “전국에 지하수 흐름을 확인하기 위한 시추공이 많이 있다”며 “수위 등 기본항목은 상시 관리하는 한편, 100여개 항목의 정밀 수질조사를 1년에 2회 시행해 지하수 수질과 흐름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RGM 몽펠리에 분원에 설치돼 있는 수질조사 시설. 프랑스 전역에 유사한 수질조사 시설을 운영 중이다. 100년 이전부터 조사를 시작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전승민 기자.
BRGM 몽펠리에 분원에 설치돼 있는 수질조사 시설. 프랑스 전역에 유사한 수질조사 시설을 운영 중이다. 100년 이전부터 조사를 시작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전승민 기자.

BRGM은 이같은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지하수 발굴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인도 현지에 ‘인도-프렌치 지하수 연구센터’를 건립하고 6년간 현지 수자원 발굴 연구를 돕고 있기도 하다.

 

BRGM은 한국과 아직 공식적인 업무협력 협정은 맺지 않았지만 양국 과학자들은 이날 향후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상호 협력의 길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날 BRGM을 방문한 고동찬 지질연 책임연구원은 “한국에서 열릴 수자원 세미나 등에 BRGM의 관련 연구자들을 초청했으며, 프랑스 측에서도 긍정적으로 참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종식 기초연 책임연구원은 “BRGM은 지질학, 수리학, 지구화학 등 다양한 학문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지하수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연구역량을 적극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국내 연구기관이 배울 점이 크다”고 말했다.

 

[편집자 주] ‘수자원’에 대한 관심이 최근 유례없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물의 날’ 행사 일환으로 수자원공사가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대전 본사에서 '제1회 2018 국제 가뭄 포럼'을 개최한 데 이어 강원도 지역에선 ‘지역수자원관리계획 착수보고회’를 갖고 ‘강원도 수자원관리 계획’수립에 나서는 등, 지자체와 과학기술계를 중심으로 ‘물 걱정 없는 세상’을 위한 노력이 최근 크게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도 국가 물관리 체계 정비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환경부(수질)와 국토교통부(수량)로 나뉘어져 있던 물관리 업무를 환경부로 모으는 이른바 '물관리 일원화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와 시기를 맞춰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소속 과학자 3명이 선진 수자원 기술을 갖춘 유럽으로 떠났다. 한국-유럽과의 협력 방안을 고민하고, 국내 수질 연구의 향후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서다. 동아사이언스는 이를 동행 취재하고 기획시리즈‘ 좋은 물, 좋은 미래’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게재 순서는 ①유럽 수질탐사의 중심, 독일 연방지질조사소(GRB)  ②수자원 사업화 연구의 꽃 프랑스 지질조사소(BRGM)  ③유럽의 생수 유통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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