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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개발 치매 치료제, 내년 첫 임상시험 돌입…“조기 상용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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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17일 12:00 프린트하기

치매DTC융합연구단 개발 ‘KDS2010’
상용화 가능성 높은 치매 치료제로 주목

 

15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제5회 한국과학기자협회-KIST 공동 세미나에서 배애님 치매DTC융합연구단 단장(KIST 책임연구원)이 연구단의 1단계 연구 성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KIST 제공
15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제5회 한국과학기자협회-KIST 공동 세미나에서 배애님 치매DTC융합연구단 단장(KIST 책임연구원)이 연구단의 1단계 연구 성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K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치매(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KDS2010’이 이르면 내년 첫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증상뿐만 아니라 치매를 심화시키는 원인까지 해결할 수 있는 약물로, 세포 독성이 없고 체내에도 잘 흡수되는 특성 덕분에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상시험에 성공할 경우 기존 치매 약물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배애님 치매DTC융합연구단 단장(KIST 책임연구원)은 “우리 연구단이 개발한 KDS2010 기술을 지난해 국내 기업 메가바이오숲에 이전했다. 현재는 임상시험의 사전 준비 단계로 원숭이 등을 대상으로 약물의 전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며 “내년에는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치매DTC융합연구단의 ‘DTC’는 진단(Diagnosis)과 치료(Treatment), 돌봄(Care)을 뜻하는 각 영문의 맨 앞 글자를 딴 말이다. 조기 예측기술부터 치료제, 환자 케어 시스템까지 국가 현안인 치매에 대한 ‘토탈 솔루션’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로 2015년 출범했다. KIST를 중심으로 서울대병원, 동아ST 등 국내 25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 11월 1단계 연구가 종료되면 평가를 거쳐 연말부터는 실제 환자에 적용하는 2단계 기술 실증 연구에 돌입한다.

 

자료: 보건복지부·동아일보DB
자료: 보건복지부·동아일보DB

◆ 인구 고령화 따라 치매 환자 급증하고 있지만…치매 치료제는 없어
 

치매는 뇌가 서서히 퇴화되면서 기억력, 추상적 사고력 등 인지기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질환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치매 환자는 72만 명,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약 10%다. 특히 85세 이상은 3명 중 1명꼴로 치매에 걸린다. 가파른 인구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 수도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2030년엔 127만 명, 2050년엔 271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는 없는 실정이다. 배 단장은 “미국 화이자의 ‘아리셉트(Aricept)’, 악타비스의 ‘남자릭(Namzaric)’ 등 현재까지 판매 승인된 치매 약물 5종은 모두 증상을 일시적으로 개선시켜 주는 증상완화제일 뿐, 실질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약물들은 아세틸콜린에스테라아제(AChE) 또는 NMDA(신경세포 수용체) 길항제를 기반으로 한다.
 

자료: 치매DTC융합연구단
자료: 치매DTC융합연구단

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신경세포(뉴런)에 아밀로이드베타(Aβ) 단백질이 과다 생성되고 정보 전달에 관여하는 타우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그동안 개발된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은 대부분 Aβ의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이었다. 독일 머크가 개발한 ‘MK 8931’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수년 째 임상 3상의 벽을 넘지 못했다. KDS2010 개발을 이끈 연구단의 박기덕 KIST 책임연구원은 “Aβ 과다 생성은 치매의 원인이 아닌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KDS2010, 신경세포 아닌 교세포에 작용…4주 이상 치매 치료 효과 지속 확인

 

이에 따라 치매 치료제의 타깃은 신경세포에서 교세포, 아밀로이드베타에서 타우 단백질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교세포는 신경세포와 함께 뇌를 구성하는 세포다. 지능이 높은 동물일수록 활발한 반응을 보인다. 사람의 경우 신경세포보다 교세포가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치매 환자의 교세포에서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낙산(GABA·가바)이 과도하게 많이 생성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박 연구원은 “신경세포에서 가바는 근육 활동을 조절하는 유용한 물질이지만 교세포에서는 신호 전달을 방해해 인지기능을 저하시킨다”고 설명했다.
  

치매 쥐의 교세포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낙산(GABA·가바)이 과도하게 많이 생성돼 정상 쥐에 비해 전기신호 전달이 잘 되지 않는다(위). 아래는 치매 쥐에게 셀레길린과 KDS2010을 각각 투여했을 때 2주, 4주 후 경과를 나타낸 그래프. 셀레길린을 투여한 쥐는 2주가 경과했을 때부터 효과가 줄었고, 4주 후에는 거의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 반면 KDS2010을 투여한 쥐는 2주, 4주 시간이 지나도 약물의 효과가 지속됐다.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 자료: 치매DTC융합연구단
치매 쥐의 교세포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낙산(GABA·가바)이 과도하게 많이 생성돼 정상 쥐에 비해 전기신호 전달이 잘 되지 않는다(위). 아래는 치매 쥐에게 셀레길린과 KDS2010을 각각 투여했을 때 2주, 4주 후 경과를 나타낸 그래프. 셀레길린을 투여한 쥐는 2주가 경과했을 때부터 효과가 줄었고, 4주 후에는 거의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 반면 KDS2010을 투여한 쥐는 2주, 4주 시간이 지나도 약물의 효과가 지속됐다.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 자료: 치매DTC융합연구단

연구단이 개발한 KDS2010은 교세포에서 가바의 과생성을 유도하는 B형모노아민산화효소(MAO-B)의 작용을 억제해 주는 물질이다. 기존에도 파킨슨병에 쓰이는 ‘셀레길린’처럼 MAO-B를 억제해 주는 약물이 있긴 했지만, 교세포의 반응성을 회복시켜 주는 효과는 2주 내외로 매우 일시적이었다.

 

반면 KDS2010은 투여 후 4주 이상 동일한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연구원은 “기존 약물들은 MAO-B를 영구적으로 억제하는 반면 KDS2010은 가바의 농도 등 세포 환경에 따라 효소의 작용을 조절할 수 있다”며 “약물 효과의 지속성 차이는 이런 특성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 VR로 치매 조기 진단하고, 돌봄로봇으로 환자 재활훈련-보호

 

연구단은 KDS2010 외에도 화학물질 데이터베이스(DB)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약물의 구조를 최적화해, 타우 단백질의 변형을 억제하면서도 세포 독성이 없는 후보물질 4종을 발굴했다. 배 단장은 “올해 중 최종 후보 1종을 추려 내년에는 전임상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지 능력 개선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약 소재 오메를 기반으로 한 신약 후보물질도 발굴 중이다.
 

치매DTC융합연구단이 개발한 가상현실(VR)-뇌전도(EEG) 기반 치매 조기예측 시스템의 예시 화면. 피험자는 VR을 통해 실제 상황을 가정하고 공간에 숨겨진 물건의 종류와 위치 등 정보를 얼마나 잘 기억하는지 테스트 받는다. - 자료: 치매DTC융합연구단
치매DTC융합연구단이 개발한 가상현실(VR)-뇌전도(EEG) 기반 치매 조기예측 시스템의 예시 화면. 피험자는 VR을 통해 실제 상황을 가정하고 공간에 숨겨진 물건의 종류와 위치 등 정보를 얼마나 잘 기억하는지 테스트 받는다. - 자료: 치매DTC융합연구단

한편 연구단은 피험자에게 가상현실(VR) 영상을 보여 주고 뇌파(EEG)와 자세 변화, 안구의 움직임 등을 측정해 치매 발병 여부를 진단하는 치매 조기예측 시스템도 개발했다. 저비용으로 간편하게 치매를 진단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테스트 중이다. 현재까지의 진단 정확도는 90% 이상이라고 연구단은 설명했다. 이를 통해 발병 후 진단까지 걸리는 시간을 기존 3.3년에서 절반 수준으로 단축시킨다는 목표다. 

 

이와 더불어 연구단은 최근 치매 환자를 돌보고 환자 가족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돌봄로봇 ‘마이봄(MyBom)’도 개발했다. 배 단장은 “기존에는 공동시설에서 전문가를 중심으로 인지 재활 훈련이 이뤄졌다. 때문에 시설의 활용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마이봄은 치매 환자를 위한 노인 친화형 로봇으로 집에서도 치매 환자가 쉽게 재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 하고 위험 상황이 생기면 외부에 알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 환자 돌봄로봇 ‘마이봄(MyBom)’. 집에서도 쉽게 치매 환자의 재활 훈련을 도울 수 있다. - 치매DTC융합연구단 제공
치매 환자 돌봄로봇 ‘마이봄(MyBom)’. 집에서도 쉽게 치매 환자의 재활 훈련을 도울 수 있다. - 치매DTC융합연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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