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암 전이를 일으키는 악성 암세포(이하 종양)에 대한 적절한 치료법이 없어 많은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폐암 전이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충남대병원, 강남세브란스 병원 등 공동 연구팀은 폐에서 다른 곳으로 전이되는 악성 종양을 표적으로 하는 방사성 동위원소 화합물을 합성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를 이용해 전이성 악성 종양만 골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흉막강은 폐흉벽과 횡경막 등을 덮는 흉막과 폐 사이의 틈새를 포함하는 공간이다. 정상인의 체내 흉막강에는 호흡을 할 때 폐 확장을 촉진하고 폐의 팽창을 유지하기 위해 소량의 액체, 즉 흉수가 존재한다. 이 흉수의 양은 세균성 폐렴이나 결핵, 악성 종양 등이 원인이 돼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폐의 악성 종양이 흉수를 통해 다른 장기로 전달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흉관삽입술이나 흉관유착술로 속의 흉수를 빼내 악성종양을 제거해도 잔재가 흉벽에 남아 다시 전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흉수 속 전이성 종양의 세포 표면에 CD55라는 단백질수용체가 특이적으로 높게 발현되는 것에 착안해, 이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단백질을 만들었다. 이 항체 단백질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방사성 동위원소인 루테튬(Lutetium)-177과 결합시킨 다음,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실시했다.

동물 내부 분자들의 움직임을 알 수 있는 단일광자단층 촬영을 통해 새로 제조한 항체 단백질이 폐흉수 속 종양에 작용해, 처리하지 않은 쥐보다 생존 기간이 2배 이상 늘어남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임재청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선과학연구소 박사는 “방사성동위원소 기술과 생명공학 기술을 결합해 흉수 내 악성 종양과 결합하는 동위원소 약물 전달체를 만든 것”이라며 “다양한 난치성 희귀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2일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온라인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