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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결정적 순간] 유료전환하니 회사 휘청...작가와 선순환으로 J커브 그린 폰테마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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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22일 11:20 프린트하기

"성공한 창업가들이 꼽는 결정적 순간은 언제일까?
큰 성공을 만든 순간, 뼈아픈 실패로 이어진 순간, 성장을 위한 인사이트를 얻은 순간, 간과했던 서비스의 본질을 마주한 순간까지 그들은 어떤 판단의 근거로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결과를 얻었을까? 
그 결정적 순간을 파헤친다. '스타트업 결정적 순간'이다."

 

정명원 솜씨당컴퍼니 대표는 2010년 아이커넥트를 창업해 2013년 말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에 회사를 매각했다. 아이커넥트의 '폰테마샵'은 스마트폰 꾸미기 대표 서비스로 정 대표는 도돌런처, 도돌폰 등의 서비스를 이끌며 누적 다운로드 7000만 건을 이뤄냈다. 2018년 3월 아이커넥트를 떠나 지역기반 재능 플랫폼 '솜씨당'으로 연쇄 창업에 나섰다. 솜씨당은 오는 7월 서비스 오픈 예정이다. 

 

정명원 솜씨당 대표 - 정재기 기자 제공
정명원 솜씨당 대표

 

결정적 순간 "현실과 이상은 다르다, 수익화 적용의 그때 그 순간"


"폰테마샵은 출시 초기부터 J 커브를 그리며 빠르게 성장했어요. 본격적인 수익화에 들어간 건 서비스 출시 1년 6개월이 지난 2012년 하반기였죠. 당시 일일 활성 이용자(DAU)가 100만 명이었는데 1명당 평균 하루 3~4개 테마를 다운로드했어요. 월 다운로드로 치면 9000만 건인데 저희는 이중 10%를 유료 전환으로 잡았어요. 하지만 너무 희망 섞인 낙관이었어요. 막상 수익화를 적용하자 사용자 반발이 너무 심해 계속 끌고 갈 수가 없었죠. 매출은커녕 회사가 정말 위험한 상황까지 내몰리는 위기를 겪었죠." - 정명원 솜씨당 대표 

 

폰테마샵 구글 플레이스토어 서비스 - 정재기 기자 제공
폰테마샵 구글 플레이스토어 서비스

Q. 폰테마샵을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폰테마샵은 사용자가 개성 있게 자신의 스마트폰을 꾸미는 테마와 스킨, 배경화면을 제공하는 서비스에요. 좋아하는 테마를 다운받아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에 적용하면 앱 아이콘과 서비스 화면이 해당 테마로 바뀝니다. 스마트폰을 아기자기하게 자신만의 색깔로 꾸미고 싶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어요. 특히 10대 여성이 전체 사용자의 80% 이상일 정도로 비중이 높았습니다."  

 

Q. 폰테마샵 성장 비결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빠른 성장을 만들었나요? 

 

"사실 폰테마샵은 폰 꾸미기 서비스 후발 주자였어요. 빠른 성장은 서비스 생태계를 함께 만든 작가들과의 시너지 덕분이었습니다. 당시 개별 블로그에서 활동하던 우수 작가들을 섭외해 폰테마샵 제휴 배지를 부여하고 서비스에서 적극 소개했어요. 폰테마샵에 소개된 작가는 스타가 됐고 폰테마샵 제휴 베지는 우수 작가임을 증명하는 심벌처럼 됐어요. 제휴 배지를 받은 작가는 자기 블로그 메인에 배지를 걸고 폰테마샵에서 제휴 작가 배지를 받았다는 사실을 자랑할 정도였어요. 폰테마샵이 발굴한 작가가 스타가 되고 스타가 된 작가가 다시 자신의 채널에서 폰테마샵을 알리는 선순환이 만들어졌죠. 이렇게 다수 작가와 제휴가 되면서 서비스 출시 3개월 만에 J 커브를 그릴 수 있었어요.”

 

폰테마샵 제휴 배지와 제휴 작가가 됐음을 알리는 블로그 글 - 정재기 기자 제공
폰테마샵 제휴 배지와 제휴 작가가 됐음을 알리는 블로그 글 

Q. 유료 전환 전에는 별도 수익모델이 없었나요? 유료 전환에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요? 

 

"앱 내 광고 노출이 있었어요. 회사를 운영할 정도는 됐는데 트래픽에 따라 수익이 널뛰는 경향이 있어 매출 안정성이 낮았어요. 회사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 광고 노출 외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었죠.  


무엇보다 테마와 스킨을 제공해주는 작가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며 생태계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폰테마샵에서 제공하는 테마는 블로그 등에서 개별 활동하던 작가들과의 제휴를 통해 무료로 받았어요. 폰테마샵에서 작가를 소개하고 작가 개인 채널로 트래픽을 몰아주면서 유명세를 만들어 주기도 했지만 실질적인 경제적 보상은 하지 못했죠. 유료 판매로 매출이 생기면 테마를 제작한 작가들과 나누려고 했어요. 지금이야 작가들이 모바일에서 저작물을 팔고 보상을 받는 문화와 플랫폼이 있지만 당시는 전무했거든요. 폰테마샵으로 작가와 플랫폼이 상생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었어요." 

 

Q. 유료 전환에 따른 사용자 반발이 예상보다 심했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였나요? 또 유료화 이후 매출 성과는 어땠나요? 

 

"유료 전환을 하자마자 서비스가 난리가 났어요. 전환 후 3일 만에 구글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 부정 리뷰가 500개 이상 달렸어요. '초심을 잃었다', '이제 배가 불렀다', ‘폰테마샵 말고 다른 어플 쓰겠다” 이런 식의 리뷰가 대부분이었죠. 100만이던 DAU도 일주일 만에 반 토막이 났어요. 트위터에서는 폰테마샵 불매운동을 하자는 움직임도 있었죠. 엄청난 항의 전화와 메일에 정상적인 업무가 힘들 정도였어요. 


상황이 이러니 수익화가 성공할 리 만무했죠. 10%를 기대했던 유료 전환율은 3%에 그쳤어요. 20대 이상에선 전환율이 기대만큼 나왔는데 전체 사용자의 80%를 차지하는 10대에선 거의 없다시피 했죠. 유의미한 매출은커녕 서비스가 휘청하는 위기에 처했어요." 

 

Q. 유료화 반발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을 텐데, 반발을 낮추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았나요? 

 

"나름대로는 열심히 준비했어요. 유료화 전환 한 달 전부터 카운트다운을 하며 앱 내 전면 배너와 공지로 알렸죠. 유료화를 알리는 이벤트도 했고 사용자 간담회도 열어 피드백도 반영했어요. 사전에 충분히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해 사용자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죠. 


사실 유료화라고 표현했지만 유료 테마는 전체의 10%에 불과했어요. 여전히 무료 테마가 대다수였고, 유료 테마도 사용자가 직접 돈을 내지 않고 다운로드할 수 있는 방법도 마련했어요. 사용자가 폰테마샵과 제휴된 앱을 다운로드하면 보상으로 포인트가 지급되고 그 포인트로 유료 테마를 얻을 수 있었어요. 사용자는 앱 다운로드로 유료 테마를 얻고 저희는 앱 다운로드가 일어난 수만큼 앱 다운로드 마케팅을 의뢰한 고객사에게 수익을 얻을 수 있으니 나름 영리한 유료화 전략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유료화를 해도 반발이 심하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고, 돈을 주고 테마를 구매하는 사람과 앱 다운로드로 테마를 얻는 사람을 합쳐 유료 전환율 10%를 기대했던 거죠." 

 

수익화 적용 당시 폰테마샵 사용자 간담회 모습 - 정재기 기자 제공
수익화 적용 당시 폰테마샵 사용자 간담회 모습 

Q. 사전 준비도 철저히 하고 유료 아이템을 무료로 받는 방법도 마련했는데 실패한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지금 생각해보면 서비스 성장에 취해 과한 자신감을 부린 게 가장 큰 원인인 거 같아요. 사실 아직도 게임 외에는 모바일에서 사용자에게 결제를 이끌어내는 게 정말 힘들어요. 더욱이 폰테마샵이 유료화에 나선 당시에는 이런 구매 유도를 하는 서비스가 거의 없다시피 했어요. 모바일로 디지털 재화를 구매한다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엄청나게 큰일인데 폰테마샵이 쉽게 해낼 수 있다고 과신했어요.  

 

무료로 유료 테마를 얻을 수 있는 방법도 있어 사용자 입장에서는 내 돈이 직접 나가는 것도 아닌데 대부분이 '유료화'라는 단어에서 벌써 거부감을 갖더라고요. 하지만 조금 더 사용자층을 들여다보니 저희의 실수가 보였어요. 앱 다운로드로 포인트를 얻어 유료 테마를 받는 방법은 주사용자인 10대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한 방법이었어요. 앱 다운로드를 하려면 데이터가 드는데 10대 대부분이 데이터가 적은 요금제를 쓰잖아요. 

 

그래서 데이터를 많이 잡아먹는 앱 다운로드가 부담인 거예요. 앱을 받으려면 와이파이존으로 가야 하는데 당시는 지금처럼 곳곳에 와이파이존이 잘 돼 있지도 않았고요. 집에나 가야 마음 놓고 앱 다운로드를 할 수 있는데 마음에 드는 테마를 바로 얻을 수 없으니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거죠. 보통 한 번에 3~4개 테마를 내려받는데 1개 받을 때마다 필요 없는 앱을 깔아야 하니 짜증도 나고요. 이런 불편함을 겪지 않아도 되는 비슷한 서비스가 있는데 굳이 폰테마샵을 쓸 이유가 없었던 거죠. 결국 사용자 분석이 부족한 상황에서 트래픽만 믿고 섣부른 유료화를 진행했으니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유료화 시행 일주일 만에 VIP 테마로 전환한 폰테마샵 - 정재기 기자 제공
유료화 시행 일주일 만에 VIP 테마로 전환한 폰테마샵 

Q. 사용자 반발을 겪은 후 어떻게 사태를 해결했나요? 

 

"가장 먼저 한 일은 실패를 빨리 인정한 거였어요. 사용자 반발이 진정되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움직였죠. 유료화 도입 일주일 만에 새로운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우선 유료 콘텐츠 비중을 기존 10%에서 5%로 대폭 낮췄어요. 가장 크게 바꾼 건 제휴 앱 다운로드 시 제공하던 리워드를 포인트가 아닌 일주일 이용권으로 바꾼 거였어요. 폰테마샵에서 제휴 앱 1개를 다운로드 받으면 일주일 동안 유료 테마를 마음껏 내려받을 수 있게 했죠. 일종의 ‘일주일 자유이용권’ 개념이었어요. 명칭도 'VIP 테마'로 바꿔 최대한 유료라는 이미지를 희석시켰습니다.   


Q. 새로운 정책 도입은 성공했나요? 사용자 반응과 의도했던 매출 성과가 궁금합니다. 

 

"일단 사용자 이탈이 진정됐어요. 1차 유료화 때보다 무료로 더 많은 테마를 이용할 수 있고 유료 테마는 앱 다운로드 1번으로 일주일 동안 제한 없이 내려받을 수 있다는 점이 충분히 어필했어요. 처음 정책이 돈 벌기 위해 대놓고 결제를 유도하는 걸로 오해를 받았다면 ‘일주일 자유이용권’은 충분히 합리적으로 인식됐어요. ‘조금 귀찮지만 좀 더 좋은 테마를 갖기 위해 이 정도의 수고는 감수할 수 있다’는 거였죠.  

 

사용자 반발이 잦아들고 서비스가 다시 안정화되면서 매출 목표는 초과 달성했어요. VIP 테마 이용을 위해 제휴 앱을 다운받는 사용자 수가 전체의 40%에 달했어요. 처음에는 유료화에 덜 민감한 소수 사용자가 여러 번 결제 혹은 앱 다운로드하는 걸 가정했는데 정책을 바꾼 후에는 일주일에 1번씩 다수가 앱 다운로드를 받으면서 전체 모수가 비약적으로 커진 거죠. 

 

폰테마샵을 통한 앱 다운로드 건수가 일주일에 최대 20만 건이 나오면서 마케팅 플랫폼으로서의 위상도 높아졌어요. 덕분에 매출도 안정적으로 나오면서 테마를 제공해준 작가들에게 더 큰 보상을 할 수 있게 됐죠. 또 더 좋은 콘텐츠 확보를 위해 내부에 팀을 꾸려 직접 테마를 생산, 사용자에게 제공하면서 더 넓고 탄탄한 사용자층을 얻게 됐어요." 

 

VIP 테마 - 정재기 기자 제공
VIP 테마 

Q. 결정적 순간을 겪으면서 얻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현실과 이상은 다르다는 거예요. 처음 수익화를 할 때는 회사도 돈을 벌고 작가도 보상받고 사용자도 즐거운, 모두가 윈윈하는 상황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어요. 사업이 잘 될수록 더 지독하게 사용자에 집중해야 했는데 빠른 성장에 취해 사용자를 너무 단편적으로 바라봤어요. 이후에는 수익화를 고민할 때 비즈니스모델이 주사용자 성향과 환경에 맞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확인해요. 주사용자와 수익화 방법이 맞지 않아 한순간에 서비스 흔들리는 아찔한 순간을 다시 또 겪고 싶지 않거든요."

 

 

 

※필자소개

정재기 IT칼럼니스트. 스타트업 성장 과정과 성장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매력을 느낀다. 결과보다는 과정, 기술보다는 아이디어, 기업보다는 사람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이야기를 풀어 가고 싶다. 성장 스토리에 인사이트를 더하는 작업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매력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정재기 IT칼럼니스트

cks2018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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