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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짜면 과학 교실] 주방과 욕실의 두 재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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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23일 17:00 프린트하기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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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방과 욕실의 두 재주꾼

    _윤병무

 

    삶아 놓은 소면이 신 김치를 만나자 
    국수를 비비는 엄마 손이 새큼해요
  
    불판에서 신 김치가 삼겹살을 만나자 
    김치가 입속을 개운하게 청소해요

    굽기 전에 삼겹살이 포도즙을 만나자 
    고집불통 삼겹살이 순해졌어요

    컵 속의 포도즙이 사이다를 만나자 
    포도밭에서 산신령이 나타났어요

    유리잔 속 사이다가 레몬을 만나자 
    재잘대던 사이다가 시린 눈을 감아요

    반달 모양 레몬이 생선회를 만나자 
    비릿했던 식탁에 달이 떴어요

    접시 위의 생선회가 초고추장을 만나자 
    빨강 립스틱을 바르고 활짝 웃어요

    종지의 초고추장이 데친 미역을 만나자 
    붉은 치마를 입고 춤을 추어요

    물에 불린 미역이 쌀뜨물을 만나자
    뽀얀 국물 속에서 쇠고기와 놀아요

​    개수대의 쌀뜨물이 우리 아빠를 만나자
    수세미와 어울려 설거지를 해요

    우리 아빠 맨손이 그릇들을 만나자
    뽀드득뽀드득 목욕을 해요

    깨끗한 그릇들이 식기 건조대를 채우자
    비누가 아빠 손에서 회전목마를 타요

    하루를 마친 아빠가 빨랫감을 내놓자
    세탁기 속 빨래들이 거품 씨름을 해요

    빨래처럼 아빠가 욕조 속에서 들어가자
    비누 거품이 아빠를 눈사람으로 만들어요

    눈사람 아빠가 욕실 세정제를 만나자
    타일 틈새마다 청소 솔이 양치를 해요

    요리부터 설거지까지, 목욕부터 청소까지
    생활 속 용액들은 산성이거나 염기성예요

 

 

 

초등생을 위한 덧말

이번 주제인 ‘산’과 ‘염기’는 조금 낯선 이름들이에요. 그 내용을 알아보려면 용액 이야기부터 해야 해요. 이 두 물질의 성질은 흔히 용액에서 나타나기 때문이에요. 우선 ‘용액’이라는 말뜻부터 확인해 볼까요? 한자로 녹을 용(溶), 즙 액(液)인 용액(溶液)은 ‘두 가지 이상의 물질이 균일하게 녹아 혼합되어 있는 액체’예요. 그러니 우리 생활 주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듯이, 맹물이 아닌 대부분의 액체는 용액이에요. 그런데 세상의 여러 용액에는 각각 기본적인 성질이 있어요. 그 성질을 크게 구분하면 ‘산성’과 ‘염기성’으로 나눌 수 있어요. 여러 용액 중에는 산성을 띠는 것도 있고요, 염기성을 띠는 것도 있어요. 물론 산성과 염기성의 정도는 용액마다 모두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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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산성은 무엇이고, 염기성은 무엇일까요? 산성은 ‘산’의 성질을 띠는 물질이에요. 염기성은 ‘염기’의 성질을 띠는 물질이고요. 산은 한자로는 실 산(酸)이에요. 즉 신맛이 나는 물질이에요. 산성을 띠는 물질은 우리 생활 주변에 많아요. 식초를 비롯해 사과, 레몬, 오렌지, 귤, 파인애플 등 신맛 나는 많은 과일들은 모두 산성을 띠는 물질들이에요. 반면에 산과 반대의 성질을 띠는 염기는 한자로는 소금 염(鹽), 기초 기(基)예요. 한자로만 풀이하면 ‘소금을 만드는 기본 물질’이지만, 그 말뜻은 산과 반응하여 소금, 황산 나트륨 등의 염을 만드는 물질을 일컬어요. 나무를 태워 생긴 재를 거른 물인 잿물, 그리고 위장의 속 쓰림을 가라앉히기 위해 먹는 의약품 ‘제산제’의 재료인 암모니아수 등이 염기성 물질이에요. 염기성은 일상생활에서는 흔히 알칼리성이라고 불러요.

그런데 어떤 용액의 성질이 산성인지 염기성인지를 구분하는 일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에요. 산성인지를 알아보려고 직접 맛을 볼 수도 있겠지만, 잘 알지 못하는 용액일 경우에는 몸에 해로울 수도 있기 때문에 무작정 맛을 보는 일은 위험한 행동이에요. 또한 염기성을 띠는 용액은 흔히 비누나 샴푸처럼 미끌미끌하기에, 그 촉감을 느껴 보려고 함부로 만져 보다가는 자칫 피부를 상하게 할 수도 있어요. 또한 산성일지라도 용액에 따라 성질이 강하기도 하고 약하기도 하여 강약의 정도를 확인하는 일은 감각만으로 잘 알 수가 없어요. 그래서 좀 더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구별하기 위해 개발된 실험 도구가 있어요. 그것을 ‘지시약’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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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약의 한자는 가리킬 지(指), 보일 시(示), 약 약(藥)이에요. 한자대로 풀이하면, 색깔을 보여주어 (용액의 성질을) 가리키는 약이라는 뜻이에요. 지시약으로 사용하는 리트머스 종이나 페놀프탈레인 용액 등의 물질이 어떤 물질을 만났을 때 그 물질의 성질에 따라 눈에 띄는 변화를 나타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산성 용액에 적신 푸른색 리트머스 종이는 붉은색으로 바뀌어요. 그리고 산성 용액에 페놀프탈레인 용액을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색깔의 변화가 없어요. 반면에 염기성 용액에 적신 붉은색 리트머스 종이는 푸른색으로 바뀌어요. 그리고 염기성 용액에 페놀프탈레인 용액을 몇 방울 떨어뜨리면 붉은색으로 바뀌어요.

이처럼 지시약은 우리가 직접 맛보고, 만져 보지 않아도 어떤 물질의 성질이 산성인지 염기성인지를 색깔의 변화로 알려주는 편리한 실험 도구예요. 대표적인 지시약인 리트머스 종이나 페놀프탈레인은 공장에서 만들어 폭넓게 사용하고 있지만, 이 지시약이 없어도 우리는 주변에서 지시약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식물들을 쉽게 만날 수 있어요. 야채로는 보라색 양배추, 가지 껍질, 고구마 껍질이 있고요, 꽃으로는 장미꽃, 붓꽃, 나팔꽃이 있어요. 과일로는 포도, 블루베리가 있고요, 곡식으로는 검은 쌀(흑미)이 있어요. 이 식물들에는 공통적인 색소가 들어 있기 때문에 지시약으로 쓸 수 있는 거예요. 그 색소의 이름은 ‘안토사이아닌’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보라색 양배추를 잘게 썰어 어떤 용액에 담갔을 때 붉은색 계열로 변하는 용액은 산성임을 알 수 있고, 푸른색이나 노란색 계열로 변하는 용액은 염리성임을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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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산성 용액과 염기성 용액에는 어떤 물질은 녹여 내는 성질이 있어서 그 물질은 이 용액에 닿으면 그 상태가 몰라보게 바뀌어요. 산성 용액에 달걀 껍데기나 대리석 조각을 담가 놓으면 기포가 발생하면서 서서히 녹아 버려요. 산성 용액이 석회석 성분의 물질을 잘 부식시키기 때문이에요. 또한 염기성 용액에 삶은 달걀의 흰자위나 두부를 담가 놓으면 서서히 녹으면서 뭉그러져요. 기름때를 잘 닦아 내는 비누나 주방 세제가 그렇듯, 염기성 용액은 단백질 성분의 물질을 잘 분해하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산성이나 염기성 용액에 석회석 성분이나 단백질 성분의 물질이 녹으면 그 용액은 애초의 산성이나 염기성 성질을 잃고 중화되어요. 산성과 염기성의 중간 성질로 바뀐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농사를 짓고 나면 농작물이 땅속의 영양분을 많이 흡수해서 산성으로 변한 밭에 이듬해 농부는 석회 가루를 뿌려 다시 중간 성질로 만드는 거예요. 석회석은 아주 오래전에 죽은 수중 동물의 뼈나 껍질이 쌓여 생긴 퇴적암이어서 탄산 칼슘이 많아 식물에게 필요한 영양분이 많을뿐더러, 산성인 땅을 중간 성질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우리는 산성과 염기성의 물질 성질을 파악하여 생활에 필요에 따라 적절히 이용하면서 살아가고 있어요. 그것이 과학의 능력이고, 과학이 필요한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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