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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영화] 영화로 떠나는 도시 여행 BES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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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23일 09:00 프린트하기

인간은 시간과 공간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고 했던가. 영화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배경이 되는 공간이다. 특히 공간은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인물의 특성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 제목 자체를 지명으로 차용한 영화들이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중에선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디트로이트’가 있었다. 오늘은 영화의 배경이 된 도시와 제목이 같은 영화들을 소개한다. 단지 이름만 차용한 것이 아닌, 그 지역의 분위기와 감성을 드러낸 영화들 위주로 꼽아보았다.

 

영화 ‘경주’ 스틸컷
영화 ‘경주’ 스틸컷

 

 

BEST 1. ‘베를린’

 

영화 ‘베를린’
영화 ‘베를린’

영화 ‘베를린’은 ‘부당거래’, ‘베테랑’을 만든 류승완 감독의 작품이다.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까지 캐스팅도 무척 화려하다. 그 제목처럼 실제로 영화는 독일의 수도 베를린(과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그런데 왜 제목도, 배경이 되는 공간도 꼭 베를린이어야만 했을까. 류승완 감독의 말을 빌리면 영화를 준비할 당시 냉전 시대의 스파이를 소재로 한 작품에 깊이 빠져 있었던 그에게 냉전 시대의 상징과도 같았던 베를린은 이야기를 펼치기에 안성맞춤인 도시였다고 한다. 그 덕분에 제작비는 훨씬 많이 들었겠지만.

 

‘베를린’은 베를린에 파견된 북한의 비밀요원 표종성(하정우 분)과 북한대사관에서 통역관으로 일하는 그의 아내 련정희(전지현 분) 부부를 중심으로 극이 진행된다. 여기에 표종성의 뒤를 쫓는 국정원 요원 정진수(한석규 분)와 표종성을 제거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북한 고위 간부의 아들 동명수(류승범 분)가 베를린으로 모여들면서 서스펜스가 더해진다. 지금처럼 평화무드를 지향하는 남북관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거의 냉전을 방불케 하던 당시 남북의 상황과 국가를 대신해 암투를 벌이는 요원들의 치열한 이야기가 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했다. 흥행에도 크게 성공했다.

 

 

탁월한 액션 연출을 선보이는 류승완 감독은 베를린에서도 공간과 동선, 소품을 창의적으로 활용한 액션신을 마음껏 펼쳐놓는다. 극중 주인공으로 액션의 한 축을 담당한 하정우는, 어느 방면으로 보나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 속에서 가장 가까운 아내조차 의심해야 하는 ‘고스트’의 운명을 짊어진 인물을 완벽하게 연기해내 “역시 하정우”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와 대립각을 세우는 동명수 역의 류승범은 이 영화에서도 신스틸러로 맹활약한다. 

 

 

BEST 2. ‘브루클린’

 

영화 ‘브루클린’
영화 ‘브루클린’

‘브루클린’은 아일랜드 작가 콜럼 토빈의 동명 소설을 ‘하이 피델리티’, ‘어바웃 어 보이’의 작가인 닉 혼비가 각색해 영화화한 작품이다. 미국에 정착하려는 아일랜드 이민자의 삶을 다룬 이야기로 영화는 극중 주인공 에일리스(시얼샤 로넌 분)에게 벌어지는 사건에 따라 아일랜드 에니스코시와 뉴욕 브루클린을 오가며 진행된다. 그만큼 영화 속에서는 브루클린이라는 공간이 상징적인 역할을 하는데 아무래도 5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다 보니 제작 여건상 실제 브루클린이 아닌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촬영해야 했다. 

 

고향인 아일랜드에서 낯선 땅 미국 브루클린으로, 언니의 갑작스런 부고에 다시 브루클린에서 아일랜드로 떠나는 에일리스의 여정 속에서 각 공간에 따라 두 명의 남자가 에일리스와 함께 한다. 브루클린에서 만난 순정남 토니(에모리 코헨)와 에니스코시 최고의 신랑감 짐(도널 글리슨)이다. 에일리스는 두 명의 남자 사이에서, 그리고 출생지인 에니스코시와 삶의 터전인 브루클린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브루클린’은 개봉 당시 평단의 뜨거운 호평과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여우주연상, 각색상 후보에 올랐다. 수상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벌써 3번이나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오른 시얼샤 로넌의 걸출한 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영화다.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녀가 왜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돋보이는 배우인지를 분명히 체감할 수 있다. 잘 짜인 각본을 바탕으로 주체적인 여성의 시선을 통해 영화를 그려낸 존 크로울리 감독의 사려 깊은 연출도 보는 이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든다.

 

 

BEST 3. ‘경주’

 

영화 ‘경주’
영화 ‘경주’

‘두만강’, ‘중경’, ‘이리’ 등 늘 공간이 갖는 특성을 살려 영화를 만들어 온 장률 감독이 우리나라의 경주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다. 누군가에겐 수학여행의 ‘메카’로 기억될 경상북도 경주는 천 년의 역사를 지닌 신라의 수도였고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그 어떤 도시보다 유적지가 많은 곳이다. 특히 신라시대의 왕릉과 고분만 100기가 넘는다. 무덤의 존재가 익숙한 경주 사람들은 무덤 앞에서도 사람들이 연애를 하고, 아이들의 웃음꽃도 피어난다. 이를 신기하게 보았던 감독은 죽음과 삶이 공존하고 환상과 일상이 혼재하는 독특한 분위기와 리듬을 가진 영화를 만들었다. 

 

감독의 구체적인 경험도 그대로 영화의 소재와 인물의 성격이 됐다. 수년 전, 경주 어느 찻집에서 우연히 보았던 춘화(春畫)를 기억하던 장률 감독은 그 경험을 주인공 최현(박해일 분)에게 투사한다. 최현은 윤희(신민아 분)가 운영하는 찻집으로 가 춘화의 기억을 더듬는다. 하지만 벽에 그려진 춘화는 이미 새로운 벽지로 도배되어 사라진 상황. 그리고 춘화를 함께 보았던 최현의 지인은 이제 죽고 없다. 최현이 경주에 내려온 이유도 그 지인의 장례식에 참석할 요량이었다. 

 

 

영화는 이방인 최현의 경주 기행을 따라가면서 그가 춘화가 그려져 있던 찻집 주인인 윤희와 함께 하는 하루 동안에 초점을 맞춘다. 박해일과 신민아가 서로 닿을 듯 말 듯한 관계의 남녀 주인공을 연기한다. 윤희의 소개로 함께하게 된 급작스러운 술자리에서는 다양한 영화인들이 배우로 출연하기도 한다. 앞서 소개한 ‘베를린’의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버닝’의 제작자 이준동 대표, 어어부 프로젝트의 백현진 등이 그 주인공. 또 영화의 오프닝 장면과 중반부에는 ‘부산행’, ‘신과함께-죄와 벌’의 아역 배우 김수안도 잠깐 모습을 드러낸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 필자 소개

이상헌. 영화를 혼자 보는 게 전혀 부끄럽지 않은 사람. 시간은 한정적이지만 좋은 영화를 보고 싶은 당신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인생은 짧고 볼 만한 영화는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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