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유럽 명품 생수 산업 비결 여기 있었네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8년 06월 23일 16:04 프린트하기

유럽생수연합(EFBW) 관계자들이 한국 수자원 전문가들에게 유럽의 생수 사업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승민 기자 enhanced@donga.com
유럽생수연합(EFBW) 사무총장이 한국 수자원 전문가들에게 유럽 전역의 생수 사업과 유통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반드시 지켜야 할 건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이에요. 그 아래에서 유럽의 모든 생수업체들이 협력해 최적의 기준을 만들고 있습니다. ”

 

모든 물은 지표면을 흐르거나 땅 속에서 솟아나온다. 물을 이용하려면 땅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유럽의 지질 연구기관들이 수자원 연구에 많은 관심을 쏟는 까닭이다. 이 과정에서 유럽은 다양한 생수 기업들이 연구기관과 상호 협력해 수자원을 발굴하고 유지하며, 수질을 일정하게 관리하려 노력하는 자생적 시스템을 가꿨다.

 

벨기에 브루쉘에 위치한 EFBW(유럽생수협회)는 이런 노력의 중심에 서 있다. 10일 일정으로 4일 유럽 땅에 발을 디딘 국내 수자원 연구자들이 바로 다음날인 5일 아침부터 가장 먼저 찾아간 곳도 EFBW였다. 유럽 생수유통체계 전반에 대해 이해해야 연구개발 시스템의 의미도 한 눈에 들어올 것으로 봤다.

 

EFBW의 회원사는 영어로 ‘Bottled Water Company (병에 담은 물을 파는 회사)’라고 표기하는 모든 사업체, 쉽게 말해 생수 회사다. 유럽 전역에 이런 생수 회사는 약 500여개로 거의 대부분이 EFBW의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유명한 에비앙을 판매하는 다논, 세계 최대 식품기업 네슬레 등도 모두 EFBW에 속해 있다.

 

특이한 점은 EFBW가 기업의 이익만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고 수자원을 지키기 위한 자생적인 노력을 적잖이 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에 녹아 있는 미네랄 함량에 따라 ‘저함량과 일반, 고함량 미네랄워터의 구분을 나누는 등 다양한 기준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물에 녹아 있는 소금의 양이 리터당 1500mg(밀리그램) 이상이면 ’고함량 미네랄 솔트‘라고 표기하게 돼 있다. 이런 물을 장기적으로 마실 경우 고혈압이나 신장병 환자 등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EFBW 회의실에 놓여져 있던 쟁반. 각 회원사가 보내준 생수를 시음하기 위해 마련됐다. 물의 성분에 따라 물맛에 실제로 큰 변화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FBW 회의실에 놓여져 있던 쟁반. 각 회원사가 보내준 생수를 시음하기 위해 마련됐다. 물의 성분에 따라 물맛에 실제로 큰 변화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뚜껑 등의 디자인을 변경해 페트병 원자재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기울인다. 페트병을 개발할 때면 라벨, 스티커 등 모든 구성품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기도 한다.

 

새로운 수원지 발굴과 기존 수원지의 수질 유지는 생수 업체들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다. 이 때문에 수원지 보호와 수질 유지에도 큰 관심을 기울인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과정이 자연보호로도 이어지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독자적 노력은 물론, 국가 지질연구기관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지역환경 보전을 위한 지질연구 결과가 주어지면, 이 결과를 바탕으로 환경보전 규정이 만들어지며, 생수 업계가 이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기업이 환경부담 세금을 내면 정부에서 수질보호를 위해 이 비용으로 지역민들을 위한 보호정책을 구상하는 등 정책적으로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

 

패트리카 포셀라(Patricia Fosselard) EFBW 사무총장은 “지역 농가에 지원금을 주는 등의 직접 보상은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눈이 오면 길에 염화칼슘을 뿌리지 못하도록 하고, 대신 세금으로 모래를 뿌리도록 유도하는 등 지역 공동체와 생수 업계가 상호 논의하는 공동체 방식이 주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포셀라 사무총장은 “EFBW의 모든 활동은 기본적으로 코덱스(Codex, WH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AC)에서 정한 국제식품규격)을 기본 규정으로 삼고 있다”면서 “EFBW가 관여해 관련 법규를 만들면, 이를 지키는 EU 전체 국가를 포함한 주변 회원국가가 28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국내 수질전문가들은 이같은 EU의 수질관리 시스템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냈다. 한국의 경우 먹을 수 있는 물인지만 규정하는데 비해 유럽은 어린이용 생수, 특정질환 환자들이 피해야 할 생수 등의 기준을 따로 구분할 만큼 상세히 규정한다. 생수를 구입하면 병에 정확한 성분표가 붙어 있고, 그에 따른 용도도 모두 다르다. 국내 실정에선 수질 연구와 생수 업체를 위한 기초연구 과정에 할 일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고경석 지질연 지질환경연구본부장은 “의사 처방을 받아 마시는 치료용 생수의 기준까지 있을만큼 유럽은 상세한 수질기준이 있다”며 “다양한 생수사업화 방안을 참고해 한국에 적합한 수질 기준을 연구하기 위해 더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FBW를 방문한 한국 수자원 연구진.
EFBW를 방문한 한국 수자원 연구진.

[편집자 주] ‘수자원’에 대한 관심이 최근 유례없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물의 날’ 행사 일환으로 수자원공사가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대전 본사에서 '제1회 2018 국제 가뭄 포럼'을 개최한 데 이어 강원도 지역에선 ‘지역수자원관리계획 착수보고회’를 갖고 ‘강원도 수자원관리 계획’수립에 나서는 등, 지자체와 과학기술계를 중심으로 ‘물 걱정 없는 세상’을 위한 노력이 최근 크게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도 국가 물관리 체계 정비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환경부(수질)와 국토교통부(수량)로 나뉘어져 있던 물관리 업무를 환경부로 모으는 이른바 '물관리 일원화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와 시기를 맞춰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소속 과학자 3명이 선진 수자원 기술을 갖춘 유럽으로 떠났다. 한국-유럽과의 협력 방안을 고민하고, 국내 수질 연구의 향후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서다. 동아사이언스는 이를 동행 취재하고 기획시리즈‘ 좋은 물, 좋은 미래’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게재 순서는 ①유럽 수질탐사의 중심, 독일 연방지질조사소(GRB)  ②수자원 사업화 연구의 꽃 프랑스 지질조사소(BRGM)  ③유럽의 생수 유통 시스템이다.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8년 06월 23일 16:04 프린트하기

 

혼자보기 아까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해 보세요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16 + 4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