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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과학] 마약 잡고 실종자 찾는 체취견, 냄새 얼마나 잘 맡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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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29일 16:40 프린트하기

체취견 나로가 사물함속에서 특정 냄새를 발견해 소리치고 있다- 채널A 챕쳐 제공
체취견 나로가 사물함속에서 특정 냄새를 발견해 소리치고 있다- 채널A 챕쳐 제공

공항에서 마약을 탐지하거나, 실종자를 수색해야 할 때에는 인간보다 뛰어난 후각을 가진 개가 투입됩니다. 특정 사건과 관련된 냄새 감지 능력을 훈련시킨 특수목적견이죠. 실종 사건에서 활약하는 특수목적견은 피해자의 체취를 맡은 뒤 임무에 투입되기 때문에 체취견이라 부릅니다.

 

강진 여고생이 실종된지 9일 째 되던 지난 24일, 경찰 900명이 못찾은 피해자를 찾은 건 6년차 베테랑 체취견 나로 (벨기에산 말리노이즈)입니다. 2015년 비리 의혹에 얽혀 자살한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을 찾은 것도 그였습니다.

 

도대체 나로와 같은 같은 특수목적견은 사람이나 일반 개보다 얼마나 냄새를 잘 맡는 걸까요? 우선 개와 사람을 비교해 볼게요. 과학계에선 후각 능력을 판단할 때, 후각 수용체와 이들을 만드는 유전자 수, 이들이 모여 있는 콧구멍 안쪽의 후각상피의 넓이나 후각신경세포가 있는 후각신경구가 뇌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갖고 판단합니다.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 진행한 비교연구를 종합하면, 모든 수치에서 개가 절대적으로 인간을 앞섭니다. 사람의 후각수용체는 약 1000만개며, 개는 이보다 100배 많은 약 10억개의 후각수용체를 갖고 있습니다. 후각상피의 넓이도 약 40배 넓습니다. 후각신경구 부피 (약 60㎣)는 인간의 뇌 전체의 0.01%인데 반해 개는 약 0.31%나 됩니다. 사람이 약 4000가지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통계적으로 추정하고 있으니, 개가 구분할 수 있는 냄새의 가짓 수는 이보다 최소 수십배는 많으리라 추산할 수 있겠네요.

 

코의 단면을 잘라 본 모식도로, 개의 후각상피 넓이가 사람이나 쥐보다 압도적으로 넓다(왼쪽), 냄새 인지 과정으로, 공기중 냄새입자가 후각수용체에 감지데 신경을 통해 후각신경구로 전달되면 뇌가 인지하게 된다. -과학동아 제공
코의 단면을 잘라 본 모식도로, 개의 후각상피 넓이가 사람이나 쥐보다 압도적으로 넓다(왼쪽), 냄새 인지 과정으로, 공기중 냄새입자가 후각수용체에 감지돼 신경을 통해 후각신경구로 전달되면 뇌가 인지하게 된다. -과학동아 제공

그런데 사람과 개의 후각 능력에 대한 오해(?) 한 가지는 풀고 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사람보다 개가 당연히 모든 냄새에 대한 후각 능력이 좋다는 것이 우리가 가진 상식입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꼭 그렇진 않다고 합니다.

 

지난해 5월 미국 럿거스대 심리학과 존 맥간 교수팀은 이때까지 나온 후각 관련 논문 101편을 분석해 인간이 개보다 땀냄새(발레르산)나 바나나 냄새(아밀 아세테이트), 치즈 냄새(옥탄산) 등은 더 잘 맡는다는 결과를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습니다. 동물마다 잘 인지할 수 있는 냄새가 있고, 경험과 훈련에 따라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체취견은 일반 개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냄새를 잘 맡을까요? 특수목적견과 일반 개의 능력을 수치적으로 비교한 연구는 찾기 힘듭니다. 

 

경험적으로 나로와 같은 말리노이즈와 래브라도 리트리버, 셰퍼드 등이 냄새에 특히 민감한  견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종이 훈련을 통해 능력을 더 높인 뒤 시험을 통과하면 특수목적견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죠. 뽑힌 뒤에도 혈흔이 남은 물건 냄새로 찾기, 특정인 냄새 구별하기 등의 기술을 반복해 훈련한다고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점점 더 냄새를 맡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죠.

 

경기북부경찰청의  체취견 미르가 최연진 핸들러(경사)에게 훈련을 받고 있다-경기북부경찰청 제공
경기북부경찰청의 체취견 미르가 최연진 핸들러(경사)에게 훈련을 받고 있다-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유전자 기술의 발달로 단순히 우수한 종을 교배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좋은 체취견을 복제하기도 합니다. 2008년부터 가장 우수한 개체의 복제견을 240마리 이상 탄생시켰는데요. 우수한 형질을 가진 복제견을 훈련시키면 시험 통과 비율은 80%로, 일반 교배견에 비해 2배 이상 높다고 합니다. 

 

엄기동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팀이 우수한 특수목적격을 복제해 만든 개와 일반 개의 뇌를 놓고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을 촬영하는 연구를 했었는데요. 복제견은 후각 탐지 능력을 좌우하는 전두엽과 후각망울, 소뇌, 시상의 부피가 일반 개에 비해 컸습니다.    

 

한국은 2012년부터 특수목적견을 경찰수사에 도입해 현재 17마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국 모든 지방경찰청이 보유하도록수를 차츰 늘린다고 하니 수사에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하네요. 

 

 

※ 편집자주: 일상에서 또는 여행지에서 우리가 서 있는 바로 그 지점. ‘여기’에 숨어 있는 지구와 우주, 생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봅니다. 매주 금요일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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