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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과학] 미 FDA 대마 약효 첫 인정...마약 정의 다시 내려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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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 06일 17:34 프린트하기

25일(현지시간) 미 식품의약국(FDA)은 영국 GW제약이 개발한 희귀 소아 간질 처방약 에피도렉스(Epidiolex)를 승인했다. 이로써 미국 보건 당국이 마리화나에서 추출한 처방약을 최초로 승인했다. -뉴시스 제공
25일(현지시간) 미 식품의약국(FDA)은 영국 GW제약이 개발한 희귀 소아 간질 처방약 '에피도렉스(Epidiolex)'를 승인했다. 이로써 미국 보건 당국이 마리화나에서 추출한 처방약을 최초로 승인했다. -뉴시스 제공


미국 식품의약국(이하 FDA)이 지난 6월 25일(현지시각) 대마초 뿌리에서 추출한 물질을 정제해 시럽으로 만든 희귀 소아 난치성 뇌전증(간질) 치료제, 에피디올렉스(Epidiolex)를 시판 승인했습니다. 마약의 일종인 대마 성분이 포함된 물질이 치료제로 인정받은 건 처음입니다.

 

업계에서 의료용 대마의 사용을 합법화하는 움직임이 계속돼 왔음을 감안하면, 이번 FDA의 결정은 충분히 예상됐다는 의견입니다. 현재 미국 50개 주 가운데 29개 주가 의료용 대마 사용을 허용하고 있고 2003년 중국, 2013년 일본에서 제한적으로 사용을 합법화한 바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의료용 대마까지 전면적으로 사용이 금지돼 있습니다.

 

FDA의 결정이 의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의료용 대마 허용 여부를 놓고 앞으로 다양한 논란이 오갈 전망입니다. 오늘은 마약류 물질 중 왜 대마에 대한 규제만 풀리고 있는지, 이에 발맞춰 마약을 다시 정의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인 지 알아볼까요?

 

국제연합이 1961년 채택한 ‘마약에 대한 단일협약’에 따르면 마약은 대뇌 속 안와전두엽(Orbitofrontal lobe)에 있는 신경세포들의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물질을 말합니다. 마약류는 다시 마약과 대마류, 향정신성의약품, 유사체, 기타 임시마약류 등으로 세분화됩니다.

 

먼저 마약은 양귀비나 코카 잎을 이용해 만든 것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아편이나 몰핀, 코카인 등이 있습니다. 대마류는 고대부터 삼베나 그물을 짜는 섬유용으로 재배된 한해살이풀 칸나비스나 삼(hemp)를 이용해 만들고 있습니다. 삼이란 식물의 꽃에 든 성분으로 만든 게 바로 마리화나입니다. 이 둘은 식물에서 천연물질을 추출해 농축하거나 재합성한 것입니다.

 

반면 향정신성의약품은 각성과 환각 등의 목적으로 쓰이는 암페타민류(제품명 히로뽕 등) 등의 화학물질을 말하는 것으로, 중독성이 마약류 중 가장 강하다고 합니다.

 

 

대마초라 불리는 한해살이풀 삼(herp)이다-뉴시스 제공
흔히 대마초라 불리는 한해살이풀 삼(hemp)이다-뉴시스 제공

 

 

이번에 최초로 치료 효과를 인정받은 건 대마초의 ‘테트라 하이드로 칸나비디올’(THC) 성분입니다. 이를 농축해 THC가 2~10% 함유된 대마수지나 약 10~30% 함유한 대마오일을 만들기도 합니다. 에피디올렉스 역시 THC를 정제한 대마오일의 종류입니다. 2015년 미국 뉴욕대 연구팀이 대마오일의 간질 증세 완화 효과를 밝혔고, 지난해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놓은 예비보고서에서 이 성분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지난 5월 미국과 캐나다 독일 등에서 25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시험에서 효과가 검증되면서 대마를 약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겁니다. 하지만 이번 승인으로 인해 마약 자체를 재정의할 필요는 없을 것같습니다. 일반인이 남용해 쓰면 중독 증상이 생기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의료용 사용에 대한 찬반 논란은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 데요. 사실 대마오일 이외에도 약으로 개발돼 승인되지 못했을 뿐 수많은 마약류 물질이 정신적 문제나 심각한 통증의 완화 등을 위한 의료 목적으로 지금도 쓰이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선 전면 금지돼 있지만요.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데 이를 외면하는 것이 적절한지도 논란이 있습니다. 간질 질환 앓는 환자의 가족들은 마약소지로 처벌 받으면서까지 마지막 희망이라 불리는 대마오일을 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하네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간질 환자는 약 19만 명입니다. 환자와 그 가족들은 이번 FDA의 결정을 크게 환영한다며 우리 정부에게 제재를 풀어줄것을 요구하고 나서고 있습니다. 법 개정을 통한 의료용 대마 합법화는 여전히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정치적,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한다며 한발 빼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합리적 해법이 마련되길 바래봅니다.

 

 

※ 편집자주: 일상에서 또는 여행지에서 우리가 서 있는 바로 그 지점. ‘여기’에 숨어 있는 지구와 우주, 생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봅니다. 매주 금요일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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