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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3년 뒤면 ‘火星 바람소리’ 듣는다…프랑스 IRAP 연구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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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 13일 03:00 프린트하기

2020년 발사되는 화성 탐사로봇

마이크 달린 ‘슈퍼캠’ 탑재

“무음으로만 보던 화성 영상

생생하게 보고 들을 수 있을 것”

실제 비행 모델 최초 공개
 

자료: 미국항공우주국·우주과학 및 행성학연구소 / 사진 툴루즈=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자료: 미국항공우주국·우주과학 및 행성학연구소 / 사진 툴루즈=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9일(현지 시간) 프랑스 남부 툴루즈의 천체물리학 및 행성학연구소(IRAP). 이른 아침부터 실험동에선 우주탐사 임무를 준비하는 과학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보통 우주개발 시설이라고 하면 탁 트인 공간에 거대한 장비들이 들어선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곳은 달랐다. 작은 규모의 연구실이 모여 있었다. 이는 우주탐사선이 아닌, 탐사선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관측 장비를 개발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복도 벽면에는 2012년 화성(火星)에 도착해 현재까지 운용 중인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 사진과 세계 첫 태양 궤도선이 될 유럽우주국(ESA) ‘솔라 오비터’, 유럽-일본의 수성(水星) 탐사선 ‘베피콜롬보(BepiColombo)’ 조감도 등 각종 연구 포스터가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천문학자인 미셸 블랑 연구원은 “ESA는 물론이고 NASA,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 캐나다우주국(CSA) 등 세계 주요 우주국이 쏘아 올리는 탐사선 상당수가 이곳 과학자들의 손길을 거친다. 우리가 개발하는 센서와 관측 장비들은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탐사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단한 소독 작업을 마친 뒤 300m²(약 90평) 남짓의 멸균실에 들어서자, 칸칸이 나뉜 방마다 복잡하게 얽힌 선으로 컴퓨터에 연결된 소형 장비들이 눈에 들어왔다. 천체물리학자 실베스트르 모리스 연구원은 멸균실 한쪽의 후드에 놓인 카메라 장비를 가리켰다. 그는 “NASA가 2020년 화성으로 보낼 예정인 차세대 화성 탐사로봇 ‘마스 2020’에 탑재되는 분석 기기”라며 “화성에서 과거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바로 ‘슈퍼캠(SuperCam)’이다. 연구 과정에서 활용하는 기술 검증용 모델이 아닌, 실제 우주로 보내는 비행 모델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툴루즈=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차세대 화성 탐사로봇 ‘마스 2020’의 눈과 귀 역할을 할 ‘슈퍼캠(SuperCam)’. 실제 비행모델을 처음 공개했다. - 툴루즈=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슈퍼캠은 큐리오시티의 화학성분 분석 장비인 ‘켐캠(ChemCam)’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정밀도와 데이터 신뢰도가 개선됐다. 레이저 분광계와 적외선 분광계, 영상 카메라, 화성 표면에서 나는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마이크 등으로 구성돼 있다. 마스 2020은 슈퍼캠을 통해 토양이나 암석에 고에너지 레이저를 쏴 극소량을 플라스마(물질이 이온화 된 상태)로 만든 뒤, 화학성분 스펙트럼을 얻는 레이저 유도 플라스마 분광법(LIPS)을 사용한다. 최대 7m 거리에 있는 점 하나 크기의 표면 성분까지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모리스 연구원은 “10여 년 전 이곳에서 켐캠을 개발했다. 최근 큐리오시티가 화성에서 다양한 유기분자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LIPS 덕분”이라며 “슈퍼캠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NASA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큐리오시티로 화성 표면의 토양과 대기 중에서 황화메틸, 메틸메르캅탄 같은 유기분자를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최근 발표한 바 있다. 올리비에 가스노 연구원은 “유기분자가 있다고 꼭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할 순 없지만, 생명체 구성성분이자 생명활동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유기분자는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슈퍼캠은 사상 처음으로 ‘화성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비이기도 하다. 모리스 연구원은 “그동안은 무음의 영상으로만 봤던 화성을 생생하게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령 바람 소리를 분석하면 화성의 모래폭풍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얻을 수 있고, 탐사로봇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마스 2020은 2020년 7월 발사돼 2021년 2월경 화성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슈퍼캠 최종 테스트는 내년 10월로 예정돼 있다.

 

IRAP는 유럽 항공우주산업의 중심지인 툴루즈 내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우주과학 종합 연구소다. 유럽 최대의 기초과학 연구기관인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와 프랑스 국립우주센터(CNES), 툴루즈 제3대학이 관련 분야 연구실들을 한데 모아 320여 명 규모로 2011년 공동 설립했다. 우주탐사용 관측 기기 개발 외에도 지구와 태양계부터 외계행성과 별, 블랙홀, 은하에 이르기까지 우주과학 전반의 기초 연구를 수행한다.

 

솔라 오비터 PAS
한 연구원이 태양 궤도선 ‘솔라 오비터’의 입자 분석기기(PA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멸균실 왼쪽 아래에 보이는 작은 장비가 천체물리학 및 행성학연구소(IRAP)에서 개발 중인 PAS의 모습이다. 섭씨 1500도가 넘는 고온에도 견딜 수 있는 특수 차폐막으로 감싸져 있다.  직사각형 구멍을 통해 입자가 분석기기 안쪽으로 유입된다. - 툴루즈=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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