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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기자의 영화 속 로봇] ‘탑승형 두발 로봇’ 실용화된다면… ‘아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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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 14일 18:00 프린트하기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 주인공이 AMP 슈트를 정비 중인 격납고를 돌아보고 있다.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 주인공이 AMP 슈트를 보관 중인 격납고를 돌아보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강철의 갑옷을 입는다.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며 임펄서(압력발사장치)를 쏘아대며 악당과 싸운다. 이처럼 옷을 입듯 몸에 꼭 맞게 착용하고 신체 능력을 끌어올리는 로봇을 흔히 ‘웨어러블 로봇’이라 부른다. 강화복이라고도 하며, 해외에선 ‘외골격 로봇(Exoskeleton Robot)’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반면 영화 ‘아바타’에 등장하는 로봇 ‘AMP 슈트’는 어떨까. 영화를 보면 사람이 탑승해 로봇 속 조종공간에서 두 팔을 휘두르며 외계인 ‘나비족’과 맞서 싸우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얼핏 보기에 아이언맨과 비슷한 웨어러블 로봇으로도 여겨지지만 뭔가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 입는 로봇이라기 보다는 타는 로봇, 즉 ‘탑승형 로봇’으로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아바타는 외계행성의 특수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사건이 벌어진다는 설정을 갖고 있어 지구인(?)인 기자가 보기에 여러 사건의 과학적 타당성을 명백하게 설명할 만한 정황을 알기 어렵다. 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유일한 로봇 AMP 슈트만큼은 정말로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사실 영화에 등장하는 탑승형 로봇은 아바타의 AMP슈트가 사실상 거의 유일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만화영화를 제외하면, 사람이 탑승해 로봇을 조종한다는 설정으로 실사영화가 만들어진 사례는 찾기 어렵다. 물론 사람이 탑승해 로봇을 조종하는 영화로 ‘퍼시픽 림’ 정도를 꼽을 수는 있는데, 퍼시픽 림의 초거대 로봇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려운 반면, 아바타에 등장한 AMP슈트는 기술이 조금만 더 발전한다면 현실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현실감을 과시한다.

 

● 만화영화 미래소년 ‘코난’이 AMP슈트의 원조?

 

AMP 슈트의 모습. Avarta Wiki 제공.
AMP 슈트의 모습. Avarta Wiki 제공.

 

로봇의 이름은 MK-6 AMP. 키 4m에 폭 2.83m, 1.7t의 육중한 기계로 묘사된다. 일본의 공업회사 미츠비시에서 제작, 판매한다. 주 동력원은 가스터빈 엔진이며 보조동력장치로 연료전지까지 달고 있다. 무기는 30mm 기관포와 총검, 나이프, 화염방사기 등이다. 로봇 보행기술만 좀 더 발전한다면 사실상 모두 현존하는 기술로 만들 수 있을 걸로 보인다. 이런 설정을 들여다 보자면 로봇 디자인이 대단히 사실적이라는데 놀라게 된다. 영화 아바타는 명감독 ‘제임스 카메론’이 영화제작 14년 전부터 구상했다. 10여년 이상 각계의 의견을 참고 했을테니 여기에 등장하는 로봇이 현실감이 뛰어난 점도 이해가 간다.

 

사실 영화나 만화에서 탑승형 로봇을 디자인할 때 애써서 AMP슈트와 같은 모습으로 디자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이 탑승한다’고 하면 10여m 이상의 거대 로봇을 상정하기 때문이다. 4m 정도의 크기라면 탑승형 로봇치고는 작은 편이며, 웨어러블 로봇으로 보자니 너무나 큰 크기다.

 

이정도 크기에서 굳어진 까닭은 아바타의 AMP슈트가 영화 설정상 외계 종족 나비와 맞서 싸우기 위해 그에 적합한 체구를 가질 필요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비족의 키가 지구인의 두 배 이상이라니, 로봇이 조금 더 크거나 아니면 거의 비슷할 것으로 여겨진다.

 

영화 제작진은 다분히 AMP슈트를 ‘웨어러블 로봇’ 개념에서 해석한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영화에 등장한 로봇의 정식명칭은 MK-6 AMP. MK-6은 6번째 버전을 표시한 것일테니, 로봇의 정식이름은 그 자체로 AMP(Amplified Mobility Platform)이다. 한국어로 적어보면 ‘증강형 이동플랫폼’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로봇을 ‘슈트’라고 부르는 점 등, 아바타 제작진은 분명 AMP슈트의 기준을 탑승형 로봇과 웨어러블의 중간 정도에 놓고 혼용한 듯 하다.

 

그럼에도 AMP슈트를 ‘탑승형’으로 애써 구분하는 까닭은, 사람이 탑승 공간이 따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AMP슈트는 사람이 탑승하는 조종공간이 있어 로봇 속에 들어가서 조종한다. 사람의 팔 동작을 그대로 따라 움직이긴 하지만, 로봇의 팔 속에 사람의 팔이 들어가 있지도 않다. 다리로 페달을 밟아 보행을 조작한다. 직관적 조종장치를 달고 있긴 하지만, 실제 의복처럼 입고 사람의 신체 동작을 보조하며 그 힘을 한층 키워 주는 웨어러블 로봇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난다.

 

영화 아바타의 등자인물 쿼리치 대력이 AMP슈트를 조작해 보고 있다. AMP슈트는 사람이 조종석에 앉아 로봇을 조종하는 탑승형 로봇이다.
영화 아바타의 등자인물 쿼리치 대력이 AMP슈트를 조작해 보고 있다. AMP슈트는 내부에 별도의 조종공간이 마련돼 있다. 조종사는 각종 기계장치를 써서 조종공간 바깥에 붙어 있는 팔과 다리를 조작하는 형태로, 명확하게 탑승형 로봇으로 구분할 수 있다.

소설이나 만화를 포함해 여러 가지 작품을 보아도 사실 이 같은 소형 탑승형 로봇은 찾아보기 어려운데, 꼭 한 종류가 기억나기는 한다. 만화영화 ‘미래소년 코난’에 나오는 채굴용 로봇이다. 강화유리로 탑승공간을 보호하지만 않았을 뿐, AMP슈트와 비슷한 크기와 형태를 갖고 있다. 로봇 중심부에 사람이 직접 탑승해서 조종하며, 커진 키만큼 힘도 세져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AMP슈트가 전투 목적으로 쓰이긴 하지만 각종 자원채굴용으로도 사용된다는 설정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분명 제임스카메론 감독도 ‘코난’을 본적이 있으리라 여겨진다.

 

이 밖에 비슷한 용도의 로봇으로는 영화 ‘에일리언’의 주인공 리플리(시고니 위버 분)가 외계로봇과 싸우면서 사용했던 작업용 로봇 정도가 생각나는데, 이 로봇은 사람의 팔다리 힘을 직접 강화하는 형태로 설계된 만큼 명백하게 웨어러블 로봇 형태로 보는 편이 낫겠다.

 

● 현실 등장 가능할까… 일부서 실험 단계, 건설 및 군사용으로 일말의 가능성

 

한국미래기술이 개발한 탑승형 로봇 ‘메소드’. 키 4m 정도로 인간이 탈 수 있는 보행로봇 중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한다.
한국미래기술이 개발한 탑승형 로봇 ‘메소드’. 키 4m 정도로 인간이 탈 수 있는 보행로봇 중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한다.

사실 거대한 탑승형 로봇은 현실 사회에서 실용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 단순히 작업자의 힘을 키워주는 목적이라면 웨어러블 로봇을 이용하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커다란 탑승형 로봇이 건설, 토목 분야 작업을 할 때는 가치가 있을 거라는 주장도 많지만 막상 기술적으로 현실화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AMP슈트 정도의 크기라면 어느 정도 여지가 생길 것으로 보이는데, 예를 들어 건설 현장의 기초공사 과정에 투입되면 커다란 돌덩어리도 쉽게 치울 수 있고, 건축물을 지지할 철근 기둥을 손쉽게 가져다 나르는 등 쓸모가 크다. 필요가 없을 때는 트레일러 형태의 차량에 싣고 즉시 옮길 수도 있으니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생긴다.

 

이런 개념에서 실험적으로 AMP슈트와 유사한 형태의 웨어러블 로봇을 실제로 개발한 연구진도 있다. ‘한국미래기술’이라는 국내 로봇 전문기업이 탑승형 두발로봇 ‘메소드’를 꾸준히 개발 중이다. 한국미래기술은 2014년부터 개발을 시작했고, 2015년 1차로 로봇을 공개한 이후 지금까지 성능을 높이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메소드의 키는 꼭 4m, 무게조차 거의 비슷한 1.6t으로 다분히 영화 속 AMP슈트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로봇 휴보의 성화봉송 장면
로봇 휴보 FX-2도 사람이 탈 수 있는 탑승형 로봇이다. 구형 휴보 FX-1에 두 팔을 달아 작업성을 높인 결과 크기는 다소 작지만 AMP 슈트와 닮은 모습으로 변했다. KAIST연구진은 이 로봇을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이벤트 때 제공했다. 사진은 로봇이 성화를 전달하는 모습. 뉴시스 제공.

사실 사람이 탈 수 있는 두발로봇은 과거에도 있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2005년 아이치엑스포 현장에서 공연용으로 썼던 아이풋(i-Foot)이 세계 최초다. 한국의 대표적 두발로봇인 ‘휴보’ 개발진도 비슷한 로봇인 휴보 'FX-1'을 개발해 2006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시장에서 공개한 바 있다. 휴보연구진은 이를 한층 개량해 작업용 두 팔까지 장착한 휴보 FX-2를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때 공개한 바 있다. 이런 로봇들은 키 2미터 남짓으로 메소드나 영화 속 AMP슈트 보다는 작지만, 사람을 태우고 두 발로 걷는다는 점에서 유사한 기술로 구분한다. 실제로 KAIST 휴보 연구팀에서 2005~2006년 사이 FX-1을 개발했던, 김정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를 비롯한 몇몇 연구원이 메소드 개발에 참여했다.

 

이 밖에 사람이 탑승하는 거대로봇은 현실에도 몇 종류 더 있는데, 미국의 메가봇(megabots)과 일본의 구라타스(kuratas) 정도가 유명하다. 이 두 대의 로봇은 세계최초로 ‘거대로봇 결투’를 벌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두 대의 로봇은 두 다리로 걷지 못하며 바퀴나 무한궤도를 부착해 이동한다. 이런 점에서 기술적으로 AMP슈트나 메소드, 휴보 FX시리즈 등과 비교하기엔 거리가 있다.

 

탑승형 로봇이 현실에서 활약하는 것은 로봇의 보행 기술과 안정성이 한층 더 높아진 이후가 되지 않을까. 현재 탑승형 로봇이 실용화 되지 않는 까닭은, 사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아직 사람이 타고 일을 할 만큼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육중한 로봇이 넘어지면서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이 크게 다칠 수 있고, 값비싼 로봇이 한 번 넘어지면 크게 파손될 가능성도 크다. 메소드 등 두 발로 걷는 로봇은 현재도 개발돼 있지만, 복잡한 건설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걸어다니게 만들정도의 힘과 안정성을 보장하기엔 현재 기술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다리를 떼어내고 무한궤도나 바퀴를 달 경우, 현재 사용하는 중장비와 실용성 면에서 차이가 사라진다.

 

로봇 크기가 커진 크기만큼 동력의 힘은 ‘제곱해서’ 커져야 운동성능을 확보할 수 있는데, 그만한 동력원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언젠간 한국의 군사기지에서, 그리고 각종 건설현장에서 사람처럼 두 발로 걷는 씩씩한 로봇이 활약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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