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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뇽뇽 사회심리학] 부모의 가혹한 양육이 자녀 비만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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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 21일 15:00 프린트하기

비만과 과체중에 대한 경고는 흔히 들을 수 있다. 그런데 무엇이 비만에 영향을 줄까? 먹는 것과 운동 외에도 어떤 환경적인 요소들을 조심해야 하는걸까?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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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가혹한 양육 방식이 자녀 비만 불러온다


청소년 건강 저널(Journal of adolescent health)에 실린 브렌다 로만(Brenda Lohman) 등의 연구에 의하면 청소년기의 ‘가정 환경’, 그 중 부모의 양육 태도가 비만을 불러오는 한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Lohman et al., 2009). 


연구자들은 약 450여명의 13세 청소년들을 10여년 간 추적 조사했다. 아이들과 부모의 초기 체질량지수, 사회경제적지위,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태도 등을 측정했다. 부모와 아이 간의 상호작용은 부모의 자기보고와 아이의 자기보고, 그리고 카메라를 통한 녹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했다. 


우선 청소년기에 경제적 어려움이 컸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성인이 되어 비만이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의 교육 수준이 낮은 가정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가정의 아이들에 비해 비만이 될 확률이 높았다. 


주 관심사였던 양육 태도와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부모가 공격적이고 비판적이며 쉽게 화를 내고 심지어 체벌을 가하는 등의 가혹한 양육 태도를 많이 보인 가정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가정의 아이들에 비해 성인이 되었을 때 비만이 될 확률이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남자 청소년들에 비해 여성 청소년에게서 이런 현상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남성 청소년들에 비해 여성 청소년들의 대사율(metabolic rate)이나 식이 관련 행동이 부모로부터 오는 스트레스에 더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모른다고 덧붙였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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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에 대한 위협 → 고칼로리 선호 


또 다른 연구에서는 ‘생존’이 어려운 척박한 환경에 처하게 되면 본능적으로 식욕이 강해지고, 같은 음식이라도 칼로리기 높을수록 선호하게 되는 현상 등을 보고한 바 있다(Laran & Salerno, 2013). 


새로 나온 초콜릿의 맛을 테스트한다는 명목으로 사람들에게 초콜릿을 마음껏 먹게 했다. 한 조건의 사람들에게 위기감을 주기 위해 ‘생존’, ‘견디기’, ‘부족’, ‘몸부림’ 같은 단어들이 벽에 붙어 있는 방에서 초콜릿을 시식하도록 했고 다른 조건의 사람들에게는 위기와 관련되지 않은 일상적인 단어들이 붙어있는 방에서 시식하도록 했다. 


그랬더니 위기감에 노출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특히 초콜릿이 ‘고칼로리’라는 사실을 잘 알수록 초콜릿을 더 많이 먹는 현상이 나타났다. 위기감을 느끼게 되면 자연스레 고칼로리 음식을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위기가 다가오면 부족해질 자원에 대비해 필요한 물건들을 사재기하듯, 고칼로리 음식을 통해 에너지원을 비축해두려는 것이라고 보았다. 한편 같은 위기감을 느꼈어도 음식 대신 생존력을 높여줄 수 있는 자원인 ‘돈’을 받은 참가자들은 고칼로리 음식에 대해 특별한 선호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생존의 위협을 얼마나 크게 받느냐가 음식 섭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의 가혹한 양육 방식이 자녀의 비만도를 높인다는 발견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근원적인 믿음과 사랑, 안정감을 주고 각종 풍파의 바람막이가 되어주어야 하는 가정에서 되려 심한 공격과 비난을 받는다면 이 세상은 별로 살만하지 않다는 위협을 계속해서 받는 셈이지 않을까?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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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과체중은 나쁜 짓을 저질러서 발생한 것도 아니고 개인의 능력과 관련된 사안도 아니기 때문에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다. 오직 개인이 자신의 건강과 관련해서 알아서 걱정하거나 말아야 할 문제이지만 굳이 남의 체중에 대해 오지랖을 부리고, 또 건강과 상관 없는 ‘미용 체중’을 들이대며 과한 체중 감량을 요구하는 사람들 때문에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섭식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었다(Troop et al., 2008). 타인의 외모와 몸매에 지나친 관심을 쏟을 시간이 있다면 내 걱정이나 하도록 하자. 

 

 

*지뇽뇽 작가의 신작. 나에게 처음으로 따듯해져보는 자기자비 연습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이 출간되었습니다.

 

 

[1] Laran, J., & Salerno, A. (2013). Life-history strategy, food choice, and caloric consumption. Psychological Science, 24, 167-173.
[2] Lohman, B. J., Stewart, S., Gundersen, C., Garasky, S., & Eisenmann, J. C. (2009). Adolescent overweight and obesity: links to food insecurity and individual, maternal, and family stressors. Journal of Adolescent Health, 45, 230-237.
[3] Troop, N. A., Allan, S., Serpell, L., & Treasure, J. L. (2008). Shame in women with a history of eating disorders. European Eating Disorders Review: The Professional Journal of the Eating Disorders Association, 16, 480-488.

 

 

 

※ 필자소개
지뇽뇽.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jinpark.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에 인기리 연재했던 심리학 이야기를 동아사이언스에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최근 스스로를 돌보는 게 서툰 이들을 위해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를 썼다. 현재는 UNC 의과대학에서 연구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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