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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가 구글을 압박하는 세 가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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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가 구글을 압박하는 세 가지 이슈

2018.07.24 11:45

EU가 지난 주 구글에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했다. 무려 5조 7000억원 규모. 이는 1년 전 EU가 구글에 부과했던 사상 최대의 과징금 3조1000억원 기록을 다시 경신한 것이다. 이는 구글의 1분기 영업이익에 맞먹는 규모다. 아무리 돈많은 구글이라도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금액이다.


EU는 구글에 엄청난 과징금을 연속적으로 때리고 있는 것일까? EU가 구글에 화를 내는 세 가지 이슈를 살펴보자.

 

 

세금 회피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제공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제공

EU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디지털세’를 신설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기존 법인세와 다른 새로운 세금 체계를 만든 것이다. 디지털 기업을 기존의 법인세 체계로 세금을 징수하면, 기존 제조업보다 낮은 법인세를 낸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사에 따르면, 전통적인 제조기업들이 평균 23.2%의 법인세를 내는 반면, 디지털 기업들은 9.5%의 세율로 법인세를 낸다고 한다. 


정식 디지털세가 도입될 때까지 임시 디지털세 정책도 마련했다. 글로벌 연간 수익이 7억5000만유로(약 9750억원)를 넘거나, 유럽에서 5000만유로(약 650억원) 이상 벌어들이는 IT 기업에 매출의 3%를 세금으로 걷겠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이 아닌 매출 기준으로 세금을 징수한는 것은 선진국에는 흔히 찾아보기 힘든 정책이다. 영업적자를 내는 기업도 세금을 내라는 것인데, 무리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이런 계획이 공식적으로 등장한 것은 미국 IT기업에 대한 EU의 반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구글을 비롯한 미국의 IT기업들은 본사를 아일랜드나 룩셈부르크 등 세율이 낮은 나라에 두는 방식으로 실제 돈을 버는 국가에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다. 물리적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사업을 펼칠 수 있는 디지털 비즈니스의 특성을 절세에 활용한 것이다.


EU는 IT 기업들의 이 같은 소득 이전 행위를 막고, 수익을 얻은 국가에 세금을 내게 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두고 ‘구글세’라고 말하기도 한다. 인터넷의 각종 저작물을 이용해 검색 서비스를 하는 대가로 저작권료 대신 세금을 내라는 것이다.


EU의 구글세 도입 촉발은 영국에서 시작됐다. 영국은 2015년 4월부터 ‘우호이익세’를 도입했다. 영국에서 얻은 이익을 다른 나라로 이전할 때 수익의 25%를 세금으로 징수한다는 내용이다. 연 매출 1000만파운드(약 178억원) 이상 올린 다국적 인터넷 기업이 대상이다. 영국 국세청은 이 제도로 구글로부터 1억3000만파운드(1858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구글이 2005년부터 체납한 추정 금액을 합산한 수치다.


이탈리아 국세청도 지난해 5월 구글과 10여년 동안 미납한 세금 3억600만유로(약 3825억원)를 받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프랑스 법원이 구글의 손을 들어줘 문제가 복잡하게 됐다. 프랑스 정부는 구글에 16억유로의 세금 징수를 추진했다. 그러나 파리행정법원은 프랑스 정부가 부과한 미납 세금 11억2000만유로(1조 4700억원)을 납부할 의무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파리 행정법원은 “구글의 광고 판매 사업은 프랑스에서 과세 대상이 아니다”라며 “프랑스 고객을 대상으로 한 광고 수입에 대한 소득세 또는 판매세를 면제한다”라고 판결했다.


EU가 디지털세를 실제로 징수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EU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을 해야 하는데, 아일랜드나 룩셈브르크 등 기존에 조세회피처로 활용된 나라가 이에 찬성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유럽 선진국은 이들을 설득하려고 할 것이다. 이해관계가 다른 국가간에 하나의 합의안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검색 독점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제공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제공

기사 도입부에서 언급했듯 유럽연합 반독점 당국은 지난 해 6월 구글에 불공정거래 혐의로 24억2000만유로(3조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EU가 부과한 과징금 역사상 최대 규모다. 구글이 온라인 검색 지배력을 이용해 경쟁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이익을 독점했다는 것이 EU의 시각이다.


EU가 밝힌 구글의 혐의는 구글에서 상품을 검색할 때 자사 쇼핑서비스의 상품을 경쟁사보다 상단에 노출했다는 점이다. 구글은 유럽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9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한 절대 강자이기 때문에 이같은 행위는 시장지배적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평가됐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구글은 다른 회사들의 경쟁 기회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박탈했다”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구글 검색이 중립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검색 결과에 구글 자체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경쟁사 이익을 침해하고 자신의 이익을 도모했다는 것이 EU의 판단이다. 


구글은 EU의 이런 판단을 수용하지 않았다. 켄트 워커 구글 부사장은 발표 직후 자사 블로그에 “구글은 쇼핑광고를 보여주고 사용자들을 광고주들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뿐”이라며 “유럽 집행위원회의 이번 온라인 쇼핑 관련 결정은 구글이 항상 노력해온 ‘신속하고 쉽게 사용자들을 연결시키기’란 목적을 과소 평가하는 것”이라고 썼다.

 

사실 이런 논란은 검색 서비스가 안고 있는 숙명과도 같다. 오직 검색만 서비스하는 회사는 없다. 검색회사는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펼치기 마련인데, 자체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배치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이는 국내에서도 비슷하다. 네이버에서 음악을 검색하면 네이버뮤직의 결과가 나온다. 

 

 

안드로이드 독점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제공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제공

EU는 구글에 사상 최대 과징금을 부과한 지 1년만에 이를 경신했다. EU는 지난 18일 구글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계(OS)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43억4000만 유로(5조7000여억원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에 EU가 지적한 것은 세 가지다. 

 

1. 구글은 구글플레이를 이용하는 조건으로 스마트폰에 구글 검색 앱과 브라우저 앱 크롬을 사전 설치하도록 강요했다. 
2. 구글 검색 앱을 설치하는 조건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3. 구글이 승인하지 않은 안드로이드 OS가 설치된 스마트폰 판매를 금지시켰다.

 

EU는 구글에 대해 향후 90일 이내에 이 같은 불법행위를 시정할 것을 명령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전세계 일일 평균 매출의 5%까지 추가 과징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EU 집행위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자사 서비스의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이용했다”면서 “경쟁업체들이 혁신하고 경쟁할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이번에도 전면적으로 반독점 위반을 부인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블로그에 “제조사와 통신사가 스마트폰에 앱을 사전설치 할 수 없다면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무너질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애플과 생태계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사전 앱 설치는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피차이 CEO는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구글 애플리케이션의 무료 배포는 제조사와 통신 사업자들에게 효율적일뿐만 아니라 개발자와 소비자들에게 커다란 혜택을 준다”면서 “지금까지 안드로이드 비즈니스 모델은 우리의 기술에 대해 휴대폰 제조사에 요금을 부과할 필요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사전 앱 설치가 불가할 경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이용에 대한 라이선스 요금을 제조사에 요구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가 읽힌다.


흥미로운 점은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가 5년 전에 이미 같은 사안에 대해 판단을 마쳤다는 점이다. 당시 네이버와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는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안드로이드 OS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구글의 검색엔진만을 선탑재하고 다른 회사의 검색 프로그램을 배제하도록 강제한 의혹이 있다며 공정위에 구글을 제소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EU와 달리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공정위 측은 “구글의 선탑재 전후에도 국내 시장점유율은 10% 내외에 머문 반면 네이버는 여전히 70%대의 점유율을 유지해 이 문제의 핵심 쟁점인 ‘경쟁제한성’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지금까지도 이 판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나치게 성급하게 구글에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2016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구글을 허술하게 조사한 것 아니냐는 추궁이 이어지기도 했다.


현재 시장조사기관은 검색점유율을 조사하지 않는다. 검색이라는 것이 하나의 시장으로 획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서비스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요즘 10대는 네이버가 아닌 유튜브에서 검색을 한다고 한다.


현재 IT업계에서는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다음을 넘어 2위에 올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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