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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이 말하는 리더십은 “결정을 감내하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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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03일 06:52 프린트하기

“수단에 얽매이지 않고 권력을 쟁취, 유지하는 능력”(마키아벨리) “존재를 느끼지 못할 만큼 은밀히 나라를 이끄는 힘”(노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정부터 국가까지 다양한 사회에서 중요한 결정을 하는 '리더'의 존재는 중요했다. 리더를 만드는 능력, 즉 리더십의 정체를 알기 위한 노력도 활발했다. 철학자부터 정치학자, 경영학자 등이 각기 다양한 이론을 통해 리더십을 연구했지만, 아직 리더십의 정체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모호한 리더십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뇌과학이 나섰다. 마이카 에덜슨 스위스 취리히대 신경경제학센터 교수팀은 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리더십의 본질을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피하지 않고 감당하는 성향’이라고 주장했다. 리더십을 ‘위험에도 불구하고 결정을 내리는 능력’ 등으로 규정해 온 과거와는 전혀 다른 정의다.

 

당신은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피하는가 또는 감내하는가. 리더 성향은 여기에서 결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사진 제공 취리히대
당신은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피하는가 또는 감내하는가. 리더 성향은 여기에서 결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사진 제공 취리히대

에덜슨 교수팀은 총 84명의 스위스 20대 남녀를 대상으로 일종의 투자(또는 도박) 게임 실험을 했다. “투자 성공 확률이 60%다. 성공하면 50점을 따고 실패하면 25점을 잃는다. 투자하겠는가”라는 질문에 ‘고’ 또는 ‘스톱’을 선택하게 하는 식이다.  이 때 실험 후반부에는 투자 성공 확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을 추가로 부여해 그 때의 반응도 살폈다. 흔히 리더십의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승부를 거는 모험심과 과감성을 측정하는 실험이다. 

 

이런 실험을 200회씩 반복한 뒤, 이번에는 4명씩 구성된 단체의 리더가 돼 집단의 점수를 놓고 똑같은 결정을 하게 했다. 앞선 실험과 하나 다른 점은 결정이 부담스러울 때 ‘결정 미루기’ 버튼을 눌러 결정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미룰 수 있다는 점이었다. 리더로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감당할 수 있는지 측정하기 위한 실험이다. 

 

연구팀은 이렇게 얻은 실험 결과를, 과거 이력 조사를 통해 파악한 개개인의 실제 리더십 성향과 비교 분석했다. 지난 50여 년 동안 스포츠와 기업 등에서 이용돼 온 리더십 설문조사 결과와, 실험 참여자들의 군대 및 걸스카우트 참여 여부 및 당시 계급, 복무 기간이 분석에 이용됐다.

 

그 결과, 첫 번째 실험을 통해 측정한 개인의 위험 감수 경향과 모험심 등은 실제 리더십과는 관계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두 번째 실험의 ‘결정 미루기’는 달랐다. 리더십이 강한 사람일수록 단체의 결정을 미루는 경향이 일정하게 줄어들었다. 즉 리더십은 타인의 운명을 결정하는 선택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않고 감당하는 능력인 셈이다. 

 

연구팀은 이렇게 타인에게 집단의 결정을 미루거나, 반대로 결정을 감당할 때마다 각각 활성화되는 고유한 뇌 영역이 있다는 사실도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측정으로 확인했다. 타인의 이익을 생각할 때는 중간상측두이랑(TG), 주관적 가치를 저울질할 때에는 내측전두엽피질(mPFC), 조직의 결정을 타인에게 미룰 때엔 측두두정연접부(TPJ)가 활성화되는 식이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뇌 활성을 측정해 그 사람의 리더십 성향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에덜슨 교수는 논문에서 “고위직이 다른 직원보다 왜 높은 연봉을 받아야 하는지 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문제를 연구하는 데 이번 연구 결과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권위적 리더십이나 평등을 강조하는 리더십 등 다양한 종류의 리더십을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다.

 

의사결정과 지능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자 이대열 예일대 의대 교수는 “리더십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는 거의 없었다”며 “이 중요한 주제을 어떻게 분석적으로 접근할지 모범을 보여주는 연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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