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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짜면 과학 교실] 기체들과 함께 하는 운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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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04일 17:00 프린트하기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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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체들과 함께 하는 운동회

  _윤병무

 

  커다란 체육관에서 운동회가 열렸어요
  체육관의 기체들도 운동회를 함께 해요
  청군도 백군도 아닌 산소 입자들은
  모두를 응원하러 체육관을 가득 채우고는
  우리의 허파 속에서도 열심히 박수 쳐요

  체육관 벤치에는 빵빵했던 과자 봉투에서
​  방금 뛰어 나온 질소 입자들도 있고요
  사이다 거품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  개구쟁이 이산화 탄소 입자들도 있어요
  색색 풍선들 속에선 헬륨 입자들이 재잘대요

 

  드디어 명랑 운동회가 시작되었어요
  하마만 한 튜브 공을 굴리는 경기예요
  공기 빠진 튜브 공은 작고 가벼운데
  빵빵한 튜브 공은 의외로 무거워요
  공의 배 속에 기체 입자가 가득차서 그래요 

 

  튜브 공 속에 갇힌 기체는 동그래요
  만약에 튜브가 주사위 모양이었으면
  튜브 공 속의 기체는 정육면체였을 거예요
​  고깔 모양이었으면 원뿔형이었을 거고요
  물처럼 기체는 갇힌 모양대로 변해요​

  운동회를 함께 해도 기체들은 안 보여요
  투명한 기체들의 투명한 파도를 가르며
  우리는 있는 힘껏 달리기 경주를 하여요
  기체들은 달리기 선수들을 가로막지만
  어느 편도 아니어서 공평히 길을 내주어요

  내가 뛰어놀 때마다 바람이 되어
  등 뒤를 졸졸 따라오는 기체 입자들은 
  조금 더 놀고 싶은 나의 마음 같아요
​  싫은 숙제를 펼치면 내 마음도 기체 같아요
  그때는 압축된 기체 입자들을 닮았어요

 

 

​​초등생을 위한 덧말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서 사람들은 대개 자전거를 집 안팎에 세워 두어요. 그러다가 꽃 피는 봄이 오면 사람들은 봄볕처럼 상쾌한 기분이 들어 다시 자전거를 타려고 자전거 안장에 몇 달 동안 쌓인 먼지도 닦아내고 굳은 체인에 기름칠도 해요. 그런데 앞집 옆집 할 것 없이 모든 자전거 바퀴에는 공기가 빠져 있어서 반드시 공기를 보충해야 해요. 타이어 속의 고무 튜브 입구를 완전히 잠가 놓았음에도 도대체 공기는 어떻게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요? 

 

사실은 자전거 타이어 튜브 속에 갇혀 있던 공기(기체)는 사라져 버린 게 아니라 달아난 거예요. 정확하게 말하면, 기체의 밀도가 높은 튜브 속의 기체가 기체의 밀도가 낮은 튜브 바깥으로 이동한 거예요. 밀도가 높다는 것은 어떤 물질이 제한된 어떤 공간 속에 비교적 많은 양이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에요. 그럼 타이어 튜브 속에 갇혀 있던 기체가 어떤 방법으로 튜브 감옥을 탈출했을까요? 고무로 만든 모든 튜브에는 아주 작은 구멍들이 나 있어서 그 틈으로 빠져나간 거예요. 모든 기체는 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작은 ‘입자’(알갱이)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래서 기체 입자들이 조금씩, 느리게 모든 튜브에 나 있는 작은 구멍들로 빠져나갈 수 있어요. 입자(粒子)의 뜻은 ‘물질을 구성하는 미세한 크기의 알갱이’예요. 한자로는 낟알 입(粒), 아들 자(子)인데, 이때의 자(子)는 자식이라는 뜻이 아니라, 낱말 끝에 붙는 ‘아주 작은 것’을 뜻해요.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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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와 액체뿐만 아니라 기체마저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니 놀라운 일이지만, 우리가 놀라워하는 만큼 기체의 입자 크기는 매우 작아요. 하지만 손톱 틈에 낄 만큼 작은 모래 한 알 한 알이 모여 드넓은 해수욕장의 백사장을 이루듯이, 기체 역시 수많은 입자들이 모여서 일정한 공간을 채우는 기체가 되어요. 그래요, 기체는 위의 동시처럼 체육관을 채우기도 하고, 튜브 공을 채우기도 해요. 또 공중에 둥실 뜨는 풍선 속에는 헬륨 기체가 가득 차 있고, 스낵 과자 봉투에는 질소 기체가 가득 차 있어요. 이처럼 일정한 공간을 채우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모든 기체에는 ‘부피’가 있어요. 그리고 기체는 부피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아무리 크더라도 항상 그 그릇을 채우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그것은 기체 입자가 스스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풍선 속의 기체는 밀도가 높지만 풍선이 터지면 풍선 속의 기체는 자유롭게 공기 중에 퍼져요. 물을 채웠던 풍선이 터지면 물이 쏟아져 나오듯 말이에요.

지구에서 가장 큰 그릇은 지구 자체예요. 그래서 지구의 원래 기체 모양은 둥그레 해요. 지구가 공처럼 둥글기 때문이에요. 풍선과는 달리 지구는 밀폐되어 있지 않은데, 지구의 기체는 왜 지구 바깥의 우주로 흩어지지 않을까요? 그것은 깨알 같은 모래 한 알에도 작게나마 무게가 있듯이, 기체에도 아주 작은 정도이지만 무게가 있기 때문이에요. 백사장의 모래 한 알 한 알이 그렇듯이, 무게가 있는 지구의 모든 물체는 지구의 중심을 향해요. 기체는 먼지처럼 무척 가벼워서 지구 안에서 자유롭게 떠서 바람이 부는 대로 이동하지만, 기체 입자마다 무게가 있어서 그 입자들이 지구의 중심을 향하는 거고, 그래서 지구상의 기체들이 지구 바깥으로는 흩어지지 못하는 거예요.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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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생명 활동에 꼭 필요한 산소와 이산화 탄소 등의 기체는 항상 우리의 몸 안팎에 있지만, 우리가 아무리 보려고 노력해도 눈에는 보이지 않아요. 다른 공기보다 가벼워서 예쁜 색색의 풍선을 공중에 띄우는 헬륨 기체도 마찬가지예요. 이는 마치 눈앞의 초미세 먼지가 우리의 맨눈에는 보이지 않듯이, 그보다도 훨씬 작은 기체의 입자들이 너무 작아서 보이지 않는 거예요.

 

또한 대부분의 기체는 냄새도 전혀 나지 않아요. 우리가 숨을 쉬면서 마시고 내뱉는 산소와 이산화 탄소는 물론이거니와, 지구 대기의 78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질소나 우주 기체의 75퍼센트나 된다는 수소 역시 아무런 냄새를 풍기지 않아요. 그런데 간혹 냄새가 나는 암모니아 같은 기체도 있어요. 흔히 화장실에서 풍기는 암모니아에서는 역겨운 냄새가 나지만, 그 냄새는 암모니아의 입자들이 우리 콧속의 후각을 자극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에요. ​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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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세워 둔 자전거 타이어 튜브에 수동 펌프를 이용해 공기를 보충하려면 여러 번 힘을 써야 해요. 도넛같이 생긴 튜브의 밀봉된 공간에 기체 입자들을 밀어 넣으려는 펌프의 힘에 기체 입자들이 저항하기 때문이에요. 기체 입자들은 자연이라는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있고 싶은데, 자꾸만 펌프가 작은 부피 안으로 자기들을 몰아넣으니 기체 입자의 밀도가 높아져 견디기 힘들어 하는 거예요. 위의 동시 끝부분처럼 아이들의 마음도 마찬가지예요. 아이들도 지나치게 많은 숙제에 시달리면 빵빵해진 자전거 타이어 튜브처럼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요. 튜브의 재질과 부피를 고려해 공기를 넣듯이, 숙제도 아이들의 학습 능력과 컨디션을 고려해서 내 주어야 아이들의 생활도 쌩쌩 잘 달릴 수 있어요.

 

 

 

※ 필자 소개
윤병무. 시인. 시집으로 <5분의 추억>과  <고단>이 있으며, 동아사이언스에서 [생활의 시선]과 [때와 곳]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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