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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짜면 과학 교실]작은 생물들의 큰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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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11일 17:00 프린트하기

GIB 제공
GIB 제공

  버섯의 소개말

  _윤병무

 

  비가 내리지 않는데도 온종일 내가
  우산을 펼쳐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니?
  나는 양산을 쓰고 서 있는 거야
  늘 그늘진 곳을 좋아해서 그래

  나의 직업은 숲 속 청소부야
  죽은 나무와 낙엽을 천천히 천천히 청소해
  일하면서 나는 그들에게 양식을 얻어 살아
  청소 일은 끝이 없지만 실직할 염려도 없어

  광합성을 못 하고 꽃도 열매도 맺지 않는
  나는 그래서 식물이 아니야
  스스로는 양분을 만들지 못하는데도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채소로 알고 있어

  생물이지만 식물도 동물도 아닌
  곰팡이와 효모는 나의 친척이야
  몸집은 작아도 우리는 대가족이야
  우리 가문의 이름은 ‘균류’야

  우리 일가에는 독버섯도 있고 약버섯도 있어
  된장과 치즈를 만드는 요리사 곰팡이도 있고
  음식과 물건을 멍들게 하는 폭력배 곰팡이도 있어
  재주 많은 효모는 빵과 술과 식초를 만들어

  숲 근처 물에 사는 아주 작은 생물도 있어
  해캄은 광합성을 하여 산소를 만들고
  눈에 안 띄는 짚신벌레의 세포는 단 하나야

  나처럼 이들의 직업은 물속 청소부야

  지구에서 가장 작은 생물은 세균이야
  곰팡이나 해캄은 모여 있으면 눈에 띄지만
  세균은 수억이 모여도 자리도 안 차지하고 
  시력이 아무리 좋아도 맨눈에는 안 보여

  생물이 있는 곳에 세균이 없는 곳은 없어
  세균은 모든 생물 안팎에서 더부살이하면서
  생물을 해치기도 하고 이롭게도 해
  세균이 살아가는 세계는 생물 자체야

  눈에 보이는 것만이 세상은 아니야
  세상에는 눈에 안 보여도 또 다른 세상이 있어
  커다란 지구에는 수많은 생물이 살고 있지만
  은하계 끝에서 보면 지구는 안 보일 거야

 

 

​​초등학생을 위한 덧말

생물은 크게 식물과 동물로 구분할 수 있어요. 그런데 그 양쪽 어디에도 포함시키기 어려운 생물도 있어요. 곰팡이, 세균 같은 생물이에요. 그 생물들이 식물도 동물도 아닌 까닭은, 그 크기가 대부분 꽤 작고 그 구조도 아주 단순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맨눈으로는 안 보일 만큼 크기는 작아도 그 하나하나의 수량과 종류는 지구상의 모든 식물과 동물을 합해 놓은 것보다 많아 결코 무시할 수 없어요. 또 그 생물들이 지구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력은 무척 커요. 그 생물들은 버섯, 곰팡이, 효모 같은 ‘균류’이고, 그보다도 훨씬 작은 세균들은 더 많아요.

 

그럼 그 꼬마 주인공들을 알아볼까요. 얼핏 보면 식물 같아 보이고, 자주 야채와 함께 맛있는 음식으로 요리되어서 흔히들 채소의 하나로 알고 있는 ‘버섯’은 식물도 동물도 아닌 생물 중에서 가장 큰 종류예요. 햇빛으로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살아가는 식물들과는 다르게 버섯은 광합성을 하지 못해요. 그래서 꽃도 열매도 맺지 않아요. 스스로는 양분을 만들지 못하는 ‘곰팡이’도 버섯과 마찬가지로 죽은 동물이나 낙엽 같은 썩는 식물에서 양분을 얻어 살아가요. 버섯과 곰팡이는 축축하고 따뜻한 곳에서 잘 자라요. 버섯은 여름철 비가 내린 다음에 부쩍 잘 자라는데, 주로 죽은 나무에 붙어서 나무의 영양분을 흡수하며 자라요. 곰팡이 역시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곳을 좋아해서 먹다 남은 음식물이나 욕실의 틈새, 그늘지고 물기가 있는 발코니 벽면에서 잘 번식해요.

​식물에도 포함되지 않고 동물에도 속하지 않지만 물속에 사는 작은 생물도 많아요. 그중 실처럼 가느다랗게 생겨 호수나 늪에 사는 ‘해캄’은 광합성을 해요. 또 하천이나 연못에 살면서 하나의 세포로 되어 있는 만큼 크기가 너무 작아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하는 장구말과 반달말도 해캄처럼 광합성을 해요. 따라서 해캄, 장구말, 반달말은 식물처럼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살아갈 수 있어요. 그래서 그들은 동물들에게 꼭 필요한 산소를 만들고, 먹이가 되고, 물을 깨끗하게 하여 물속 생태계에 많은 도움을 주어요. 그런가 하면 길쭉한 둥근 모양으로 생겼지만 1mm의 절반 크기도 안 되어 맨눈에는 잘 안 보일 정도로 작은 짚신벌레, 아메바, 종벌레는 스스로 헤엄치면서 더 작은 생물을 먹고 살아요. 이들은 주로 연못이나 늪, 논물에 살아요.

​물속에 사는 이런 작은 생물들은 크기가 작더라도 대개는 0.1mm 이상이어서 일반 현미경으로 보면 잘 보여요. 그런데 이들보다 훨씬 작아서 성능이 아주 좋은 현미경으로만 보이는 생물도 있어요. 그들은 ‘세균’이에요. 이름에 가늘 세(細) 자를 쓰는 세균(細菌)은 지구상에 사는 가장 작은 생물이에요. 단 하나의 세포만으로 몸을 이룬 세균은 다른 생물의 몸 안팎에 붙어살면서 병을 일으키기도 하고, 김치나 요구르트 같은 발효 식품을 만드는 데에 큰 도움을 주기도 하고, 죽은 동물과 식물을 썩게도 하는 등 생태계에 여러 영향을 끼쳐요. 그런 세균은 종류가 무척 많고 모양도 다양해요. 나선 모양, 원통 모양, 공 모양 등 여러 형태의 세균들이 있어요.

세균은 우리 몸 속의 내장에도 무척 많이 있어요. 그중에는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도 있는데 그 대부분은 유산균처럼 우리 몸을 이롭게 하는 균들이 싸워서 무찔러 주어요. 유산균은 우리가 김치, 요구르트 같은 발효 음식을 먹어서 우리 몸속에 들어온 거예요. 소화를 돕고 변비도 예방해 주는 유산균은 과일이나 채소를 좋아하니 그 건강식품을 자주 먹어서 몸속의 유산균 수를 많이 늘려야겠어요. 유산균의 수가 빨리 늘어나느냐고요? 동물과 식물은 번식을 하려면 비교적 긴 시간이 필요한데 유산균을 비롯한 세균들은 그렇지 않아요. 세균은 활동하기에 적절한 환경이 되면 짧은 시간에 많은 수로 늘어나요. 그래서 여름철에 김밥을 사면 얼마 안 가서 상할 수 있으니 가급적 빨리 먹어야 해요. 

GiB 제공
GiB 제공

해로운 세균이 우리 몸속에 들어오더라도 그 수가 아주 적으면 우리 몸이 견뎌내지만, 많은 수가 몸속에 들어오면 유익한 균이 모두 무찌를 수 없어 장염 같은 병이 나게 되어요. 그러니 우리는 생활하면서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세균은 맨눈에 안 보이기 때문에 필터로 거른 물이나 생수가 아닌 경우에는 반드시 끓여 먹어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에요. 또한 시내버스 손잡이, 엘리베이터 버튼, 지폐나 동전은 여러 사람이 접촉하기에 세균이 많이 묻어 있으니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오면 꼭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해요. 밖에서 손에 묻은 세균을 제거해야 하니까요. 

이처럼 세균과 같은 아주 작은 생명체는 잘못 접촉하면 자칫 질병을 일으키지만, 과학적으로 잘 사용하면 우리 사회에 이로운 역할도 해요. 생활에 이용할 물을 깨끗이 만드는 하수 처리장에서는 오염 물질을 분해하기 위해 세균을 이용해요. 또 화학 물질로 만든 농약 대신에 해충만을 물리치는 세균을 이용해 친환경 농약을 만들기도 해요. 푸른곰팡이로는 나쁜 세균을 자라지 못하게 해 질병을 치료하는 약을 만드는 데 이용하고요, 해캄의 기름으로는 석유 대신에 사용할 수 있는 자동차 연료를 만들기도 해요.


쾌청한 날 어두운 ​밤하늘에 보이는 세계는 무한히 크고 넓어요. 우리 시선이 닿지 않는 바깥 우주 세계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더더욱 드넓어요. 반면에 세균 같은 생물의 세계처럼 우리 눈에 안 보이는 작은 세계는 또 다른 미세한 세계예요. 큰 세계 바깥에 더 큰 세계가 있고, 작은 세계 안에 더 작은 세계가 있어요. 그리고 그 안팎에 지구의 생물이 있어요. 우리를 포함한 생물들이 한 세계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어요. 생명의 어머니는 자연이라는 이름의 세계예요.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에는 이유가 없지만, 자연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있어요. 그 이유는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하는 이유와 같아요.

 

※ 필자 소개
윤병무. 시인. 시집으로 <5분의 추억>과  <고단>이 있으며, 동아사이언스에서 [생활의 시선]과 [때와 곳]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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