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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터섬, 그곳엔 치열한 경쟁은 없었다" 국제 연구팀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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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13일 17:00 프린트하기

Dale Simpson 제공
칠레에 속한 이스터섬 내 라노 라라쿠 지역에는 어깨위 사람의 형상을 본뜬 1000여 개의 모아이 석상 유적이 펼쳐져 있다.
 -Dale Simpson 제공

남아메리카 칠레에서 서쪽으로 약 3700km 이상 떨어진 이스터섬과 이곳에 정착해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직 온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이들이 만든 거대한 모아이 석상이 수수께끼의 중심에 서 있다. 입을 굳게 다물고 투박한 표정을 한 채 문명과 떨어진 자연 속에 덩그러니 놓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결국 ‘모아이 석상을 제작한 사람들이 어떤 공동체를 이뤘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멸망했는가’로 우리의 궁금증은 연결된다. 이에 대해 학계에선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그들이 멸망한 원인이 서구의 침략 때문인지 혹은 자원 쟁취를 위한 내부적인 싸움 때문인지도 명확치 않다.

 

그런데 최근 이스터섬 사람들은 경쟁보다는 협력이 강조되는 사회를 이뤘으며, 스스로 자멸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호주 퀸즐랜드대와 미국 필드 자연사 박물관 등 공동 연구팀은 유적의 화학적 분석을 통해 이스터섬에 지도자와 수도자, 일꾼 등 최소 3가지 지위가 존재했으며, 그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사회를 이루고 있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13일(현지시각) 학술지 '태평양고고학(Pacific Archaeology)에 발표했다.

 

이스터섬에 약 900년 전 처음 도착한 폴리네시아계 원주민을 그들의 언어로 라파누이(Rapa Nui)라고 부른다. 이들은 이후 수천명으로 인구가 증가했으며, 그들만의 지위 체계를 확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 높이가 약 21m에 이르고, 총 갯수가 1000여 개에 달하는 모아이 석상은 최초의 원주민을 표현했으며, 얼굴만 땅에 드러나 있을 뿐 나머지 신체 부분이 땅에 묻혀 있을 것이란 가설도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이스터섬 라노 라라쿠 지역의 4개 모아이 석상 유적 인근에서 나온 1600 여 개의 현무암질 암석의 용도를 살폈다. 그  결과 이 암석들은 약 21가지의 용도가 다른 도구로 구분할 수 있었다. 도구의 종류로 볼 때 지도자와 수도사 농부, 어부 등 당시 이스터섬 원주민 사회에는 다양한 직업 계층이 형성돼 있었다고 추정했다.

 

또 각 암석을 레이저를 이용해 작은 조각으로 쪼갠 다음, 화학 조성을 알기 위해 질량 분석을 실시했다. 여기서 약 17가지 도구가 같은 채석장의 암석을 사용한 것임을 추가로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퀸즐랜드대 데일 심슨 연구원은 “(거의 모든) 원주민이 사용한 대부분의 도구가 같은 채석장에서 나온 암석으로 만들었다는 건 이들 사회가 매우 협력적이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모아이 석상에 쓰인 재료의 위치는 줄곧 논쟁거리였다. 여기에 쓰인 거대 암석은 최소 수 톤(t)에서 수 십톤에 달한다. 거대 암석을 얼마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운반해 왔는지에 따라 구성원간의 조직력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실생활에 쓸 각종 도구뿐 아니라 모아이석상을 완성하기 위해 축구장 크기의 2배에 달하는 약 12㎡ 넓이의 채석장을 최소 세 곳 이상 운영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슨 연구원은 “단 수 천명의 인원으로 채석장에서 암석을 운반하려면 거의 모든 구성원을 움직일 수 있는 단일 정치적 조직이 운영됐을 것”이라며 “(혹자가 말하듯) 내부의 치열한 경쟁으로 사회가 몰랐했다는 것은 과장된 견해다”고 일축했다.

 

 

Dale Simpson 제공
Dale Simpson 제공

 

한편 이스터섬 모아이 석상 유적 발굴을 총괄하는 캘리포니아대 코트센 반 틸브루그 교수는 “구성원이 공동으로 쓰는 도구를 하나의 채석장에서 생산했음을 볼 때 이들 사회가 정보를 교환하는 사회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 이들이 전적으로 협력했으리라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정치 체제 하에 강압적으로 나타난 현상일수 있다”며 “인간 행동은 복잡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 섬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선 아직 심층적인 연구를 더 진행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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